이번 시즌 박진형의 선발 등판은 롯데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불펜 기용도 고려할 수도있다.

이번 시즌 박진형의 선발 등판은 롯데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불펜 기용도 고려할 수도있다. ⓒ 롯데자이언츠


박진형이 지난 27일 기아 원정에서 선발 등판해 1회 대량실점하며 초반부터 무너졌다.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나지완을 사구로 보낸 이후 급격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1회 투구수 56개, 5피안타 3볼넷 2사구 8실점. 박진형에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1회였다. 이후에도 기아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며 결국 3이닝 10피안타 6사사구11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빠른 공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좋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문제는 결정구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대부분의 공을 직구와 스플리터로 마무리했던 박진형이었지만 스플리터가 매우 높게 형성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높은 스플리터는 그야말로 난타를 당했다. 하지만 마땅한 결정구가 없었던 박진형이기에 스플리터를 계속 던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스플리터의 제구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완벽한 마무리를 원했다는 점, 그리고 다른 형식의 볼 배합을 이끌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다가왔다.

박진형은 탈삼진을 많이 잡았지만 그만큼 볼넷을 많이 허용한다는 점이 문제다. 속구와 스플리터 위주의 피칭이 장점인 박진형에게 다른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커브가 있지만 자신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다른 변화구의 비중을 줄였다.

물론 지금까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날 경기와 같이 스플리터의 제구력이 급격히 흔들린다면 박진형이 선발로 긴 이닝을 끌고 가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박진형의 구종 구사율(27일 이전까지)
직구 – 48.6%
스플 – 31.1%
그 외 – 10.4%

자료 - STATIZ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었던 롯데에게 박진형의 호투는 큰 힘이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박진형의 WAR은 0.67. 이닝도 롯데 투수중 3번째(43.1이닝)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탈삼진도 팀내 2위였지만 매 이닝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게 아쉬웠다. 때문에 조원우 감독은 박진형에게 긴 휴식을 주는 등 특별관리를 하기도 했다. 긴 휴식 후 3경기에서는 호투하며 효과를 봤다.

송승준이 부상 복귀 이후 호투를 이어감에 따라 박진형의 보직변경 또한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 박세웅-레일리-에디튼-박진형-송승준-김원중 순으로 6선발 체제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롯데 계투진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박진형의 불펜 전환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 타선의 활약으로 5할 승률을 돌파한 롯데지만 불펜이 가동되었을 때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단순하게 선발에서의 단점이 아닌, 불펜에서의 장점을 살린다는 관점에서 박진형에게도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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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김택수기자
박진형 롯데자이언츠 야구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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