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다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이 두 팀의 이름값만으로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그러나 이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최근 5년 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만 두 차례 기록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 마드리드), 유로파리그의 최강자로 유명한 세비야, 부활한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과 '박쥐군단' 발렌시아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못지않은 팀들이 넘쳐난다.

2016·2017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리그 26경기에 출전해 20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이고, 리그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정도 기록이면 세계적인 공격수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선수는 과거에 비해 기량이 저하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와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리그 26경기에서 20골을 기록하고 있는 그가 비판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시즌 리그 36경기 35골, 2014·2015시즌 35경기 48골, 2013·2014시즌 30경기 31골 등 올 시즌 그의 득점 기록이 이전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여전히 '축구의 신'이다. 피할 수 없는 세월과 늘어나는 나이 덕분에 과거에 비해 활동량이 줄어들었고, 파괴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중요한 경기에서는 득점포를 가동한다. 2016·201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바이에른 뮌헨과 1, 2차전에서 무려 5골을 몰아친 모습을 보면, 여전히 호날두는 호날두다.   

또다시 '해트트릭' 호날두,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다

지난 시즌과 2013·20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났던 레알 마드리드와 AT 마드리드. 이 두 팀은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또 만났다. 두 팀 모두 막강한 전력을 갖췄지만, 매번 웃었던 팀은 레알 마드리드였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AT 마드리드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갔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듯이, 두 팀의 경기 결과도 바뀌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3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AT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그 중심에는 역시 호날두가 있었다. 전반 3분 만에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호날두는 6분 뒤, AT 마드리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세르히오 라모스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걷어내자, 카세미루가 재차 크로스를 올렸고, 높은 점프 실력을 뽐낸 호날두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른 시간 터진 호날두의 선제골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라파엘 바란이 절묘한 헤딩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이스코의 감아 차는 슈팅은 잔 오블락 골키퍼를 놀라게 했다. 다니엘 카르바할의 땅볼 크로스는 카림 벤제마의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졌고, 루카 모드리치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추가골에 대한 기대가 1골 차 리드에 대한 불안감으로 바뀌던 후반 27분. 또다시 호날두가 등장했다. 마르셀로와 벤제마를 거친 볼이 AT 마드리드 수비수 필리페 루이스의 발을 거치며 바운드 됐고, 호날두의 강력한 슈팅에 이은 추가골로 이어졌다.

호날두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40분에는 루카스 바스케스가 짧게 내준 볼을 깔끔한 마무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 골은 호날두의 유럽클럽대항전 통산 103번째 득점이었고,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1경기 출전 10번째 골이었다. 뮌헨과 8강 2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이란 기록도 더했다.

호날두의 활약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것은 아니다. 아직 AT 마드리드의 홈에서 열리는 준결승 2차전이 남아있고, 올 시즌 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맹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증명했듯이 축구는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호날두는 여전히 인간적이지 않다는, 그는 여전히 '슈퍼스타'라는 사실이다. 과거처럼 높은 프리킥 득점 성공률과 화려한 돌파를 선보이지는 못하지만, 호날두는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 골망을 흔든다.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이 절실한 상황, 승리가 간절한 순간에는 여전히 호날두가 골과 승리를 선물한다.

AT 마드리드전 통산 28경기 21골을 몰아친 호날두. 그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상, 올 시즌 '꿈의 무대' 결승전에서도 그의 활약을 지켜볼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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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레알 마드리드 VS AT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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