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주전급으로 도약한 LG 이형종

어느새 주전급으로 도약한 LG 이형종 ⓒ LG 트윈스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의 활약이 놀랍다.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 0.333 2홈런 9타점 0.881의 OPS(출루율 + 장타율)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리드오프로는 김용의가 낙점되었지만 어느새 이형종이 치고 나와 자리를 꿰찬 형국이다.

투수로 프로에 데뷔해 야수로 전향해 1군 무대가 올해로 2년차이지만 타격뿐 아니라 주루와 수비에 대한 평가도 상당하다.

지난 16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1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한 이형종은 1사 후 박용택의 중전 안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내달려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타구 판단이 빨라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할 수 있었고 이는 역전의 물꼬가 됐다. 이후 LG는 4연속 적시타를 몰아쳐 5:2로 전세를 뒤집었다.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호수비도 나왔다. 7회초 8:5로 쫓긴 가운데 1사 1, 2루에서 박기혁의 잘 맞은 타구가 외야를 완전히 가르는 장타성 타구로 보였다.

하지만 우측으로 수비 위치를 옮겼던 중견수 이형종이 전력질주해 몸을 날려 잡아냈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었던 순간에 나온 결정적인 슈퍼 캐치였다.

양상문 감독도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이형종의 호수비를 따로 언급할 정도였다. 이후 추가 실점을 막은 LG는 12:5로 승리해 주말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전신 MBC 청룡 시절부터 LG에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가 이미 있다.

#1. 비운의 에이스 김건우

 뺑소니 교통사고에 의한 부상으로 인해 타자 전향을 시도했던 김건우

뺑소니 교통사고에 의한 부상으로 인해 타자 전향을 시도했던 김건우 ⓒ LG 트윈스


1986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청룡에 입단한 김건우는 프로 데뷔 첫해 18승 6패 1.81의 평균자책점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듬해인 1987년에는 12승을 거두며 청룡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끄는 듯했다. 하지만 그해 9월 김건우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큰 부상을 입었고 청룡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었다.

교통사고로 인해 김건우는 구위 저하를 피할 수 없었고 투수로서 재기에 실패했다. 타자로 전향한 그는 1992시즌 54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상당한 가능성을 보였다. 선린상고 시절부터 김건우의 타격 실력은 이미 호평을 받은 바 있었다.

하지만 그해 빙그레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장종훈과 충돌해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이후 김건우는 투수로도, 타자로도 안착하지 못한 채 1997년 마운드 복귀를 끝으로 은퇴했다.

#2.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김광삼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전향했던 LG 김광삼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전향했던 LG 김광삼 ⓒ LG 트윈스


김광삼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바 있다. 1999년 신일고를 졸업하고 데뷔한 그는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단 한번도 시즌 10승 고지에 올라보지 못했다. 2004년의 8승(7패)이 한 시즌 최다승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8년 타자로 전향했지만 1군 무대 정착에 실패했다. 타자로서 통산 성적은 17경기에서 17타수 5안타 0.294의 타율이었다. 2010년 투수로 재전향했지만 잃어버린 구위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김광삼은 현재 LG 육성군에서 재활 코치를 맡고 있다.

# LG 이형종의 타자 전향 후 주요 기록
 LG 이형종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이형종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이형종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2010년 투수로서 2경기에서 1승 무패 6.52의 평균자책점이 1군 기록의 전부다. 한때는 야구를 그만두고 프로 골프 선수를 지망하기도 했다. LG로 복귀해 타자로 전향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야수로서 빠른 적응과 1군 타자로서의 발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지난해에는 어떻게든 맞히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벌써 2개의 홈런과 4개의 2루타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건우와 김광삼, 그리고 이형종은 우완 파이어볼러로 데뷔했지만 부상 등으로 인해 결국 타자로 전향한 '아픈 손가락'이다. 이형종이 김건우와 김광삼의 못 다한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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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편집 및 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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