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탑승객 강제 하차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탑승객 강제 하차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승객 폭행과 인종차별 사태에 대해 여러 할리우드 배우들이 공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유명 유투버(youtube 이용자) 일부는 해당 사태를 패러디 한 영상을 만들어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출발예정이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자사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벌어졌다. 당시 항공사 측은 '오버부킹' 됐다는 이유로 일부 승객에게 양보를 요청했고, 모두 이를 거부하자 의사로 알려진 동양인 한 승객을 지목해 폭력적으로 끌어냈다. 다른 승객이 이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며 공분을 샀다.

문제는 항공사 측이 이 사건에 대한 적절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커졌다. 유나이티드 CEO 오스카 무노즈는 "규정에 따른 것이니 앞으로 더 과감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고 최초 입장을 밝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건 직후 자사 주가가 폭락하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자, "다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바로 잡겠다. 이 모든 일에 책임지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사건을 접한 배우들이 저마다 SNS를 통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가는 중이다. 먼저 한국계 미국인이자 할리우드 SF 영화 <스타트렉>에 출연한 배우 존 조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사건은) 트럼프가 만든 환경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인종차별 발언을 이어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염두에 둔 비판이었다.

'어벤져스2' 마크 러팔로, 헐크가 지켜줄게!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기자회견에서 헐크 역의 배우 마크 러팔로가 헐크 포즈를 취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는 한국, 영국, 이탈리아, 남아공 등 23개 지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한 <어벤져스>의 속편이다. 23일 개봉.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의 모습. 지난 2015년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으로 내한했을 당시다. ⓒ 이정민


국내에서도 <헐크>와 <어벤져스> 시리즈로 친숙한 배우 마크 러팔로는 "유나이티드 항공이 이제 피해자 탓을 하려 한다"며 "어찌 사람을 비행기에서 질질 끌어내 자리를 확보하나"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가수 리처드 막스 역시 SNS에 "유나이티드 항공을 보이콧 하겠다"고 적었다. 엘튼 존, 마돈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유명 인사들도 SNS상에 해시태그 'BoycottUnitedAirlines'를 달며 동참의사를 밝혔다.

미국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지미 키멜과 최근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코난 오브라이언은 방송을 통해 이 사태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지미 키멜은 해당 영상을 보며 "마치 어린 아이가 학교에서 정말 나쁜 짓을 했을 때 엄마가 끌고 가는 모습 같다"고 평했고, 코난 오브라이언은  "우리 쇼에 자리가 하나 남았는데 아무도 앉으려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나는 이 자리에 누군가 앉기 전까지는 쇼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 말과 동시에 두 경비원이 한 남성을 끌어내는 모습을 재현했다.

인기 온라인 콘텐츠 사이트인 유튜브에도 각종 패러디 영상이 이어지고 있다. United Airline Scandal, Parody 등의 키워드로 여러 유튜버들이 영상을 올리고 있는 것. 특히 한국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온 유튜버 데이브는 짧은 상황극을 만들어 이번 사건을 비꼬기도 했다.

공식사과로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13일 현재까지 CEO 무노즈의 사퇴 의사는 없어 보인다. 현지 언론을 통해 무노즈는 "승무원들이 상식을 동원해 판단하지 못하도록 한 시스템이 문제였다"며 "앞으로 경찰력을 동원해 승객을 끌어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시카고 트리뷴> 등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 막강 변호인단을 꾸려 유나이티드 항공을 공식 제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마크 러팔로 인종차별 코난 오브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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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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