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레알 마드리드가 데포르티보에 3대 0 승리를 거뒀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볼을 몰고 있다.

지난 2일 레알 마드리드가 데포르티보에 3대 0 승리를 거뒀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볼을 몰고 있다. ⓒ EPA/ 연합뉴스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가 패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동점골과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레알은 13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원정에서 2골과 함께 승리까지 거머쥔 레알은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반면 뮌헨은 선취골을 기록했음에도 아르투로 비달의 페널티킥 실축과 하비 마르티네스의 퇴장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클래스를 증명한 '축구의 신' 호날두

사실 레알의 초반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레알은 뮌헨의 공세에 주도권을 내주며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활동량이 풍부한 뮌헨의 중원을 이겨내지 못했고, 공격의 활로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17분 토니 크로스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카림 벤제마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손과 크로스바를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답답한 레알은 선제골까지 내줬다. 전반 24분 프랑크 리베리의 강력한 슈팅으로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비달이 멋진 헤딩슛으로 레알의 골망을 갈랐다.

레알은 선제골을 내준 이후 공격에 힘을 더했다. 전반 41분 호날두의 중거리 슈팅이 뮌헨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크로스의 예리한 슈팅 역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분위기를 잡아나가던 레알은 전반 막판 위기를 맞았다. 리베리의 슈팅을 막아섰던 다니엘 카르바할이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런데 키커로 나선 비달의 킥이 허공을 가르면서 레알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후반전의 레알은 전반전과 달랐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호날두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카세미루의 절묘한 패스와 카르바할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호날두의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지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졌고, 역습은 날카로움을 더해갔다. 그리고 후반 15분, 레알은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호날두를 막는 과정에서 두 차례의 반칙을 범한 마르티네스가 옐로카드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후 레알은 뮌헨을 압도했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뮌헨을 압박했고, 공격에 무게를 더하며 역전을 노렸다. 벤제마와 호날두의 연속된 슈팅이 뮌헨의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31분 역전골이 터졌다. 교체 투입된 마르코 아센시오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발바닥으로 밀어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호날두의 클래스에 알맞은 멋진 골이었다.

승리의 또 다른 주역들

누가 뭐래도 승리의 1등 공신은 멀티골을 기록한 호날두였다. 그가 없었다면, 레알은 노이어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호날두는 마르티네스의 퇴장까지 이끌어내며, 수적 우위 상황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호날두 못지않게 팀 승리에 크게 공헌한 선수들이 있었다. 레알의 측면 수비를 담당한 카르바할과 마르셀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뮌헨의 가장 큰 무기인 아르연 로번과 리베리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로번은 4차례의 드리블 돌파 성공과 여러 차례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슈팅은 단 1개뿐이었다. 리베리 역시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슈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들은 수비만 잘했던 것이 아니다. 공격에서도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카르바할은 적극적인 공간 침투로 상대 측면을 뒤흔들었고, 예리한 킥 능력을 선보이며 측면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특히 호날두의 동점골을 도왔던 크로스는 감탄사를 자아냈다. 슈팅은 없었지만, 3차례의 드리블 돌파와 2차례의 키패스 성공 등 레알의 승리에는 카르바할의 맹활약이 숨어 있었다.

마르셀로의 체력은 볼 때마다 놀랍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더 빨라지고, 활동량이 늘어난다. 로번이 뮌헨에서 가장 많은 4차례의 키패스를 성공했지만, 슈팅이 적었던 데는 마르셀로의 영리한 수비가 있었다. 슈팅할 수 있는 각도로 향하는 드리블을 철저하게 막아냈고, 스피드 싸움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세르히오 라모스의 도움 수비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로번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마르셀로는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이곳저곳에 공간을 만들어냈고, 호날두 못지않은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까지 노렸다. 스피드를 활용한 순간적인 침투로 뮌헨 수비를 흔들었고, 이타적인 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뮌헨이 세계 최고 수준의 측면 공격을 자랑하지만, 레알 역시 그 못지 않다는 것에 힘을 실어줬다.

호날두의 멀티골과 '로베리'를 틀어막은 양 측면 풀백의 맹활약 덕분에 레알의 준결승 진출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그러나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뮌헨의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8강 2차전에서는 출전할 확률이 높고, '수비의 핵심' 마츠 훔멜스 역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레반도프스키가 돌아온다면, 레알 수비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의 복귀는 로번과 리베리에 더 많은 공간과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사실상 전력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두 팀이기 때문에, 레알의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이라 할지라도 경기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만큼 레알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페널티킥 실축과 퇴장이라는 변수가 1차전 결과에 크게 작용했듯이, 2차전에서도 변수와 집중력이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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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VS 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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