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송되는 야심작 <시카고 타자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꿴 것 같다.

첫방송되는 야심작 <시카고 타자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꿴 것 같다. ⓒ tvN


<시카고 타자기>는 그동안 시청률 부진에 시달렸던 tvN 드라마에 한줄기 단비 같은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그동안 tvN이 야심 차게 준비해왔던 드라마들이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면서 <시카고 타자기>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도깨비> 이후 tvN 로맨스 드라마의 시청률은 아쉬움을 넘어 처참한 수준이었다. <내성적인 보스> <내일 그대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등의 드라마가 모두 1%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속으로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tvN 로맨스 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시카고 타자기>인 것이다.

일단 반응은 긍정적이다. 호감도 높은 작가와 배우를 기용했기 때문에 방영 전부터 화제성이 높았다. 2화 방영이 끝난 8일 오후 현재, <시카고 타자기>를 향한 시청자의 관심도 달아올랐다. <시카고 타자기>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유아인, 임수정... 배우에 대한 신뢰

 신뢰할 만한 배우 유아인. 그는 그 스스로가 강력한 흥행 코드이다.

신뢰할 만한 배우 유아인. 그는 그 스스로가 강력한 흥행 코드이다. ⓒ tvN


<시카고 타자기>의 남자 주인공 한세주 역을 맡은 유아인은 연기파 배우로 성장했다. 드라마 <밀회> <육룡이 나르샤>를 비롯하여 영화 <베테랑>이나 <사도> 등에서 보여준 유아인 연기의 스펙트럼은 젊은 배우의 에너지를 간직한 동시에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대중에게 설득시킨 '연기자' 유아인은 강력한 흥행코드다.

유아인이 역할을 선택하는 방식은 특이하다. 젊은 배우에게 있어서 주로 스타성을 위시한 로맨틱 코미디 등이 인기를 얻는데 유리했지만, 유아인은 단순히 '멋진' 배역이 아닌, 일탈을 일삼거나 내면의 갈등을 겪는 캐릭터를 주로 표현했다. <밀회>에서는 무려 20살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았고, <베테랑>에서는 재벌 3세 역할을 맡았지만, 로맨틱함과는 거리가 먼 타락한 소시오패스에 가까웠다. <사도>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과 분노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사도세자 역을 소화했다. <육룡이 나르샤>의 이방원 역시, 로맨스보다는 정치적으로 피 터지는 싸움을 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유아인의 또 다른 특징은 작품안에서 혼자만 주목받기보다는 상대방의 호흡을 통해 성장해 왔다는 것이다. <밀회>의 김희애, <베테랑>의 황정민, <사도>의 송강호, <육룡이 나르샤>의 김명민 등은 연기적인 테크닉과 표현력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프로들이다. 유아인 혼자서 튀기보다는 주변 인물들과 조화를 통해 자신의 에너지를 분출시킨다.

<시카고 타자기>에서는 임수정이 있다. 임수정 역시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연기'에 대한 욕심을 표현해 온 배우다. 특히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보여준 변신은 임수정이 가진 연기의 폭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연기력에 대한 불평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임수정에 대한 신뢰 역시 유아인 못지않게 크다. 더군다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무려 13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라는 점에서 화제성은 더욱 크다. 임수정이 표현하는 여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까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는 시점이다. 유아인과 임수정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더군다나 유아인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한 이 작품을 봐야 할 이유다.

<해품달> <킬미 힐미>... 작가에 대한 신뢰

 MBC <해를 품은 달>의 극본 집필을 맡은 진수완 작가

tvN <시카고 타자기>의 극본 집필을 맡은 진수완 작가. ⓒ 팬엔터테인먼트


<시카고 타자기>를 집필하는 진수완 작가는 그동안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를 통해 대중의 호평을 거머쥔 작가다. 유아인과 임수정 역시 출연 이유로 '대본을 보고 반했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작품성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진수완 작가는 이야기 구조를 탄탄하게 쌓아가며 대중과 소통할 줄 아는 작가다. 이야기의 흐름을 유려하게 이끌어 가며 탄탄한 '마니아 층'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시카고 타자기>에서도 그런 진수완 작가의 필력이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배우들이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한 애정을 쏟는 것은 당연하지만, 애초에 배우들이 먼저 나서서 작품 전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대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특히 임수정은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다'라고 말하며 대본을 극찬했다. '뭔가 다르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신선함과 호평이 꼭 대중성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전형성을 탈피한 대본, 대중성도 잡을 수 있을까?

전형성을 탈피한 대본, 대중성도 잡을 수 있을까? ⓒ tvN


7일과 8일, 전파를 탄 1·2화를 통해 일단 초반의 분위기는 잘 형성했다. SNS상에서도 작품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유아인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두고 "전형성을 완전히 깨트린 캐릭터"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형성이란 것은 양날의 검이다. 시청자들은 지나치게 새로운 이야기에 적응을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시청률이 낮지만, 호평을 받는 작품들 대부분은 시청자들의 중간 유입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설정이 치밀할수록 드라마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전후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진수완 작가 역시 <해를 품은 달>을 제외하고는 호평에 비해 다소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진 지금의 tvN에 있어서는 대중성을 잡는 목표가 절실하다. 과연 '전형성을 탈피한' 로맨스인 <시카고 타자기>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지점이 한 가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상반기 tvN 최고 화제작 <시카고 타자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타자기 유아인 진수완 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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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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