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 도 넘은 비방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3일 오후,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위와 같은 제목의 현안 브리핑을 내놨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 대해 "국민의당 법률위원회와 안철수 캠프는 더 이상의 편향·편파성 방송을 좌시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장 대변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tbs 교통방송이 공영방송 목적에 부합하는 '시민의 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제대로 감독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tbs 교통방송은 서울시 산하의 약소 지상파 방송으로 분류된다. 장 대변인은 흠집 내기와 비방의 근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고 조치를 근거로 들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이미 같은 문제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망각한 채 특정정파의 입장에 치우친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김어준 진행자는 개인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tbs 교통방송으로부터 받는 억대 연봉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울 시민의 혈세이며, 교통방송의 모든 값비싼 설비도 공영방송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당 성명서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 도 넘은 비방을 즉각 중단하라." ⓒ 국민의당


지난 2월 <뉴스공장> 권고 조치했던 방통심의위, 왜?

실제로 지난 2월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대담, 토론프로그램 등) 제5항에 의거 <뉴스공장>에 대해 권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지난해 12월, 가수 전인권씨 출연해 '방송 사고'에 가까운 인터뷰를 내보낸 이후 두번째 권고 조치였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13조 5항은 "진행자 또는 출연자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 없이 추측 또는 개인적 견해를 바탕으로 타인을 비난‧비방하는 것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에 해당"한다는 내용이다. 방통심의위가 심의한 실제 방송 내용은 이러했다.  

"(안민석 의원) 남은 시간에 자카르타에서 한 표도 못 얻은 안철수 의원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 국정감사는 의원들끼리 밥 먹고 서로 어울리는 소통의 중요한 기회인데 안철수 의원 그 분은 한달 동안 교문위 국정감사하면서 의원들하고 단 한 번도 밥을 안 먹었어요.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감사 한 달을 하면서 안철수 의원은 단 한마디 언급이 없었습니다.

왜 불의에 침묵했는지 공개적으로 여쭙고 싶어요. 안철수 의원은 참 연구대상이에요. 사람들하고 밥 한번 안 먹는 혼밥의 지도자를 어떻게 해석을 할까요?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 알릴 건 알려서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하지 않습니까?"

"(김성태 의원) 밥 한 그릇 먹지 않은 게 무슨 죄가 된다고 안철수 의원을 그렇게 디스하는 거예요?"(중략)

지난 2월 방송된 <뉴스공장> '내부자 둘' 코너의 방송 내용 중 일부다. '내부자 둘'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이 스튜디오에 출연, 정국 현안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코너다. 이날 안민석 의원은 "혼밥의 정신으로 어떻게 국가 지도자가 되겠어요"라며 "안철수 의원님 밥 좀 먹읍시다, 돈도 많으시잖아요"라며 유난히 안철수 후보를 겨냥했다.

제기된 민원에 의거해 이날 방송을 심의한 방통심의위는 "출연자가 특정 대선후보에 대해 불리한 비공식적인 인기투표 결과를 거론하고 밥 한번 사지 않았다는 등 비방성 내용을 반복적으로 발언한 것은, 관련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아래와 같은 근거로 권고 조치를 내렸다.

"진행자와 다른 출연자가 제지하는 발언을 하는 등 중립적인 진행과 태도를 견지하려고 일부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는 점 및 기존 유사 심의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방송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향후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권고'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대문 이미지.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는 이 방송을 통해 '폭탄'을 던졌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대문 이미지.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는 이 방송을 통해 '폭탄'을 던졌다. ⓒ tbs


<뉴스공장> 단골 출연 국민의당, '안철수 혼밥'이 문제였나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뉴스공장>의 단골 출연 게스트다. 지난주 금요일인 3월 30일, 3월 27일 주 2회 출연했고, 같은 당 이용주 의원 역시 지난달 21일 출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역시 지난달 20일 장시간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의 권고 조치 이후에도 국민의당 의원들의 출연이 빈번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민의당이 "법적 대응" 운운하며 박원순 시장까지 거론하는 논평을 낸 것은 역시나 '내부자둘' 코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내부자둘'의 최근 방송에서 안민석 의원과 김성태 의원이 재차 안철수 후보를 거론한 것이다.  

"(김성태) 안민석 의원이 가장 문재인 전 대표와 이번 조기대선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큰 경쟁자가 안철수 의원이에요. 안철수 의원을 디스하려고 하는데 거리가 없으니까 지난번에 이 방송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혼밥한다고 비판했던 사람이 안민석 의원이에요. 그리고 또 사과했잖습니까?"

"(안민석) 사과가 아니고, 국감 한 달 동안에 저희들하고 밥 한 번도 안 먹었어요."

"(김성태) 안민석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국회교문위 같은 상임위에서 밥 안 사줬다고 디스한 사람이에요."

"(안민석) 제가 언제 저한테 안 사줬다고 그런 게 아니라 야당의원들하고 밥 한 끼 안 먹고, 차 한 잔 안 마신 것은 맹자 왈, '세상의 중심은 인간이고 정치는 인간을 만나는 일이다.' 그러면 안 되죠, 대선후보가 같은 상임위원들하고 차도 한 잔하지 않는."

이날 방송에서 두 의원은 또 다시 '안철수 혼밥' 논쟁을 벌였고, 김성태 의원은 이른바 '빅텐트'론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하고 범야권 후보단일화하는 일이 정의롭지 못한 일이에요?"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안질의하는 안민석 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정교과서’ 등에 대해 현안 질의를 하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내부자 둘' 코너에 출연중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 권우성


'내부자 둘' 내용이 '법적대응'까지 운운할 사안인가

"김어준이라는 재야의 한 음모론자를 지상파라는 양지로 끌어내서 정통 언론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제29회 '한국PD대상'(한국PD연합회 주최)에서 시사교양드라마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tbs라디오 <뉴스공장> 정경훈 PD의 수상 소감 중 일부다. <뉴스공장>은 지난 1월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전체 4위, 동 시간대 시사 프로그램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한 지 반년이 조금 넘은 <뉴스공장>에 대한 화제성은 각 정당 정치인들의 출연 빈도나 인용 기사 수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화제의 중심엔 "김어준이라는 재야의 한 음모론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현역 정치인들의 거침 없는 입담도 한몫하고 있다는 중평이다.

방통심의위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던 내용이 재차 방송을 탔다고는 하나, <뉴스공장> '내부자 둘'의 이 같은 토론 내용이 "편향·편파성 방송"인지, 국민의당이 "법적 대응에 나설" 사안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경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국민의당이 문제시 삼는 것으로 보이는 토론이나 인터뷰는 여타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빈번하게 방송되는 수위라 할 수 있다.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의 경우, 문재인 전 대표의 특정 발언을 겨냥해 "마, 고마해라가 독재적 발상이죠. 제2의 박근혜 발상 아니에요?"라고 비유해 논란의 불씨를 키우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는 자유한국당이 MBC와 자당 김현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방송·출연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모두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헛발질은 '정치의 방송 개입이 아니냐'는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뉴스공장>을 향해 "법적 대응"을 시사한 국민의당이 깊이 생각해볼 지점이다.

김어준의뉴스공장 국민의당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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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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