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연배우 니콜라스 홀트와 펠리시티 존스.

두 주연배우 니콜라스 홀트와 펠리시티 존스. ⓒ 와이드 릴리즈


<웜 바디> <엑스맨> 시리즈의 니콜라스 홀트 그리고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인페르노>의 주인공 펠리시티 존스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아우토반>이 지난 22일 개봉했다. 제작비 2150만 달러가 투여된 이 영화는 북미에는 올해 2월 24일에 개봉하여 228만 달러의 처참한 흥행기록을 세우고 2주 만에 간판을 내린 작품이다.

영화에는 나란히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영국의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와 벤 킹슬리가 조연으로 출연했다.

미국을 떠나 독일 쾰른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케이시(니콜라스 홀트)와 줄스(펠리시티 존스)는 동변상련의 처지 탓인지 급속도로 사랑에 빠지게된다. 하지만 줄리엣은 신장이식이 상황에 직면하고 케이시는 그녀의 병을 고치기 위해 거액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옛 보스 제란(벤 킹슬리)을 찾아간다. 그는 쾰른의 마약왕 하겐(안소니 홉킨스)의 코카인 수송차량을 탈취해오라는 지시를 하고 케이시는 줄스을 위해 이 위험한 거래를 받아들이고, 친구 마티아스와 트럭을 탈취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내 하겐 일당의 급습에 정신을 잃고 붙잡히고 마는데….

 슈퍼 카들과 카체 이싱만이 이 영화의 볼거리이다.

슈퍼 카들과 카체 이싱만이 이 영화의 볼거리이다. ⓒ 와이드 릴리즈


질주 본능이 충만한 사람들에게 꿈의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는 독일 아우토반을 내세운 이 영화는 벤츠 SLS, 재규어 XFR, 애스턴마틴 라피드 같은 슈퍼카들을 활용한 카 체이싱 장면들로 도배를 한 작품이다. 안타깝게도 그 슈퍼가들과 카 체이싱이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지만 이마저도 요즘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춰줄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빗발치는 총알은 언제나 주인공을 비켜간다. 주인공의 기지가 돋보이기 보단 악당들의 허술함이 돋보이는 장면 등 온갖 악성 클리셰로 중무장했다. 이 영화는 니콜라스 홀트의 화려한 액션이나 치밀한 두뇌싸움도 찾아볼 수 없는 작품이다.

<아우토반>은 매력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어리둥절한 전개와 지나치게 단조로운 스토리 그리고 삼류 대사들까지 배합된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 케이시(니콜라스 홀트)는 하겐 일당들에게 붙잡혔다가 어렵사리 탈출하고 신기할 정도로 키가 꽂혀있는 차량만을 탈취하여 도망을 간다. 그러다가 다시 잡히고 또 위험에서 벗어나 또 키가 꽂혀있는 차량을 훔쳐 달아나길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가 끝나는 작품이다. 감독이 너무나도 카 체이싱에 집착한 나머지 빚어진 참사가 아닐지 모르겠다.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왜 독일을 배경으로 삼았는지를 모를 지경이다. 영화는 쾰른의 명물 '쾰른 대성당'을 두 컷정도 잡아주고 아우토반을 등장시킨다. 결과적으로 아우토반도 생긴 건 다른 고속도로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알려줄 뿐이다. 심지어 케이시를 비롯한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독일에 살고 있으면서 단 한마디의 독일어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냥 쾰른 대성당의 아름다움이라도 더 많이 잡아줬으면….

 영화 <아우토반> 포스터. 이 배우들을 가지고 고작 이 정도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영화 <아우토반> 포스터. 이 배우들을 가지고 고작 이 정도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 와이드 릴리즈


이야깃거리
케이시 역에는 원래 잭 애프론이 캐스팅되었으나 하차 하고 그 역은 니콜라스 홀트에게 돌아갔다. 여주인공 줄스의 경우도 앰버 허드가 캐스팅 되었다가 펠리시티 존스에게 넘어갔다. 영어 원제는 충돌하다라는 뜻의 'Collide'인데 원래 제목이 '아우토반(Autobahn)'이었다가 바뀐거라고 한다. 근데 한국에서 다시 '아우토반'으로 개봉했다.

이 영화가 최초로 개봉된 건 미국도 배경국가인 독일도 아니다. 2016년 6월에 개봉한 일본이다. 주요 배우 4명이 모두 영국배우임에도 영국에선 아직 개봉도 되지 못한 작품이다.

2014년 11월에 촬영을 마쳤던 이 작품은 본래 2015년 10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배급을 맡았던 Relativity Media가 파산을 하면서 일정이 취소되었고, 결국 Open Road Films의 배급으로 미국에서 2017년 2월에서야 개봉하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우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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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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