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2017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까.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창사 헤롱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을 치른다. 3승 1무 1패(승점10)로 B조 2위를 기록 중인 한국은 이번 경기서 승리를 거두고 이란(승점 11)을 넘어 조 1위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지금까지 39년간의 한중전에서 18승12무1패로 절대 우세를 지키고 있다. FIFA 랭킹도 한국(40위)이 중국(86위)에 크게 앞선다. 가장 최근 치른 경기(2016. 9.1)에선 한국이 3-2로 승리를 거뒀다.

만만히 볼 수 없는 중국전

 중국축구국가대표팀 수비수 펑샤오팅이 최근 FIFA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을 놀라게 할 자신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축구국가대표팀 수비수 펑샤오팅이 최근 FIFA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한국을 놀라게 할 자신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 FIFA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전이 '따 놓은 당상'인 것은 아니다. 중국은 이번 경기를 위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마르첼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은 한중전을 위해 휴가를 포기하고 2개월 전부터 대비책을 구상해왔다.

한국 전에 나설 최정예 멤버를 구성하기 위해 1월에 열린 차이나컵을 참관해 옥석 가리기에 심혈을 기울였고, 선발된 인원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전술 지도에 나섰다. 최근 중국 수퍼리그가 일찌감치 중단된 것 또한  리피 감독이 중국축구협회에 요청한 사항으로 중국 대표 선수들을 미리 소집해 조직력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는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숱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세계적 명장 반열에 오른 리피 감독의 준비성과 승부욕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수 중에는 중국 수퍼리그의 최고 스타인 유하이(23)와 우레이(26, 이상 상하이 상강)가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측면 공격수인 유하이와 우레이는 빠른 돌파력은 물론 역습 찬스에서 골을 넣는 데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유하이는 지난해 9월 우리 대표팀과의 경기서 득점을 넣었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도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선수다.

최근 한국 내 사드 배치로 인해 급격히 높아진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도 이번 한중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현지 축구팬들 사이에선 "무조건 한국을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중국축구협회와 아시아축구연맹에 선수단과 응원단의 안전 문제를 보장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 2017년엔 웃을 수 있을까

지난 2014년 9월 24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최장수 대표팀 감독 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중국 전 바로 다음 날인 3월 24일은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지 2년 182일이 되는 날로 허정무 전 감독이 2010년 세웠던 기록(2년 181일)을 넘게 된다.

축구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 '파리 목숨' 등으로 종종 비유되곤 한다. 차범근, 조광래, 홍명보 등 대한민국 축구스타들은 물론  움베르투 쿠엘류, 조 본프레레 등 외인 감독들까지 대표팀 감독직을 맡아 비참한 최후를 맛봐야 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자리이고, 지키기 힘든 자리다.  

그런 의미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이번 기록 경신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뜻 깊은 대기록을 만끽하기 위해선 중국 전에서의 알찬 승리가 필수 조건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전후로 각종 비판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았다. 고집스러운 선수 선발과 전술 부재, 발언 논란 등으로 팬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2015년 아시안컵 준우승을 비롯해 80%의 육박하는 승률, 유망주 발굴 등으로 주가를 올렸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행보였다.

2017년 현재 슈틸리케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지난 13일 발표된 대표팀 명단을 놓고 팬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칙이 없다', '고집스러운 선발 방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팀 감독은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물론 그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증명해 보여줘야 한다.

현재 축구대표팀은 전력차질이 불가피하다. 우선 '공격의 핵' 손흥민이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중원의 핵' 기성용도 부상 휴유증을 안고 있어 아직 몸이 온전치 못한 상황이다. 특히 손흥민의 공백은 여러모로 큰 타격이다. 이정협(울산),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대체 선수들이 존재하지만 경험과 파괴력에서 뒤진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럴 때일수록 감독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중국을 상대로 어떤 공격을 시도할지 또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중국 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이 또 한 번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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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슈틸리케 한중전 사드 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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