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S 모나코와 맨체스터시티의 경기에서 맨체스터시티의 아구에로가 득점 후 팀 동료 사네와 기뻐하고 있다.

2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S 모나코와 맨체스터시티의 경기에서 맨체스터시티의 아구에로가 득점 후 팀 동료 사네와 기뻐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엄청난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명경기였다. 90분 내내 스피드를 기반으로 한 공격 축구만을 시도했고, 무려 8골을 터뜨리며 명승부를 완성했다. 올 시즌 유럽 무대 최고의 경기로 손색 없었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맞대결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2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16강 1차전 AS 모나코와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UCL 8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반면 모나코는 두 번이나 역전에 성공했음에도 수비 집중력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2차전 홈경기에서 대반전을 노리게 됐다.

'역대급' UCL 16강 1차전

시작부터 경기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맨시티는 홈 경기인 만큼 확실한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측면의 르로이 사네와 라힘 스털링을 중심으로 빠른 공격 전개를 시도했고, 중원의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루잉도 적극적인 침투와 연계 플레이를 통해 선취골을 노렸다.

모나코는 원정 경기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레버쿠젠과 토트넘 홋스퍼를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맨시티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특히 18살의 킬리안 음바페와 모나코의 '지휘자' 베르나르도 실바의 활약이 돋보였다. 음바페는 엄청난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과 침투로 상대 진영에 위협을 가했고, 실바의 번뜩이는 패스와 측면 공격은 이날도 빛을 발했다.

하지만 선취골은 홈팀 맨시티의 몫이었다. 전반 26분 사네가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며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줬고, 이를 스털링이 살짝 밀어 넣으며 모나코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모나코는 곧바로 응수했다. 전반 31분 맨시티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의 킥 실수를 놓치지 않은 파비뉴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줬고, 이를 라다멜 팔카오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모나코의 기세는 이어졌다. 전반 40분 중앙선 부근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볼을 넘겨줬고, 이를 엄청난 스피드를 앞세운 음바페가 잡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모나코는 후반 2분 추가골을 기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까지 잡아냈다. 팔카오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반칙을 이끌어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팔카오가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좋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탓인지 맨시티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12분 모나코의 공격을 스털링이 끊어내며 빠른 역습을 전개해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이를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불과 3분 만에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팔카오가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맨시티의 공격을 끊어낸 뒤 수비 진영에서 길게 볼을 넘겨줬고, 이를 팔카오가 존 스톤스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잡아내 칩샷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망을 뒤흔들었다. 페널티킥 실축에 대한 아쉬움도 날리고, '인간계 최강자'의 클래스를 확실하게 증명한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이날 경기는 정말 공격밖에 없었다. 맨시티가 후반 25분 또다시 동점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볼을 아구에로가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후반 31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볼을 야야 투레가 살짝 넘겨줬고, 이를 스톤스가 발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까지 기록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경기가 이제는 끝나겠구나 하는 순간 맨시티의 추가골이 또 터져 나왔다. 후반 36분 실바의 기막힌 침투 패스를 받은 아구에로가 욕심을 내지 않고 볼을 살짝 내줬고, 이를 사네가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팀에 다섯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 득점을 끝으로 '역대급' UCL 16강 1차전은 홈팀 맨시티의 5-3 승리로 마무리됐다. 

승자와 패자를 나눈다는 것이 비극인 경기

극적인 대역전승을 일궈낸 맨시티의 집중력도 대단했고, 원정에서 물러서지 않고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인 모나코도 정말 훌륭했다. 이날 이 두 팀은 공격 축구가 가진 재미를 모두 꺼내 보였다.

두 팀은 상대의 공격이 끊기는 순간, 빠른 역습으로 나가는 장면을 90분 내내 보여줬다. 역전골을 넣은 뒤에도 내려앉을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추가 득점을 위해 수비 라인을 끌어올렸고, 측면 풀백 선수들의 공격 가담 횟수는 더욱 늘어났다. 3번의 패스 이내에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진입해 슈팅을 만들어냈고, 무려 8차례나 서로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그만큼 어느 팀이 더 훌륭했고, 완벽했다고 말하기 힘든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를 선보이며 화끈하게 맞붙었다. 그래서인지 눈에 띈 선수들도 굉장히 많았다. 멀티골을 기록한 아구에로와 팔카오, 1골 1도움을 기록한 사네와 스털링 등 양 팀 공격진에 위치한 대부분의 선수들 모두 눈에 띄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모나코의 음바페는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는 아직 18살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모나코의 로테이션 자원으로 올라서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 이후 주전으로도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재능이 비범하지 않음과 현재의 능력도 범상치 않음을 증명했다. 음바페는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을 떠올리는 엄청난 스피드와 드리블, 강력한 슈팅력에 골 결정력까지 보여줬다.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이고, 꾸준함이 더해진다면 '월드 클래스'급으로 성장도 가능해 보인다.

'인간계 최강' 팔카오가 자신의 건재함을 뽐냈고, 한동안 입지가 불안했던 아구에로 역시 존재감을 뽐냈다. 사네와 스털링은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드러냈고, 음바페와 실바, 르마 등 모나코의 젊은 선수들 역시 비범함을 자랑했다.

이들은 UCL 16강 2차전에서도 이날과 같이 화끈한 공격 축구로 맞붙을 수 있을까. 벌써 이들의 벌이는 UCL 16강 2차전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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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 VS AS 모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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