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익 선수의 투구 장민익 선수가 큰 키를 이용하여 투구를 하고 있다.

▲ 장민익 선수의 투구 장민익 선수가 큰 키를 이용하여 투구를 하고 있다. ⓒ 두산베어스


KBO 리그에서 2010년대 가장 인상 깊은 투수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손에 꼽는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203cm에서 디셉션(공을 몸에 가려 타자에게 안 보이는 동작)을 통해 자신의 눈앞에서 공이 날라와 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6시즌간 80승의 승리를 거두었다. 큰 키와 긴 팔은 투수에게 큰 무기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KBO리그에서 최고의 에이스로 손꼽히는 니퍼트도 같은 팀 장민익 앞에선 최장신 선수라는 타이틀을 양보해야만 했다. 장민익은 니퍼트보다 무려 4cm나 큰 207cm 99kg라는 듬직한 체구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역시 1군 무대의 마운드는 높았던 걸까? 좋은 체격과 한때 최고 151km/h의 속구를 가지고 있음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아쉽게도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에는 1군 무대에 등록조차 되지 않으며 많은 팬들에 기억 속에서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잊혀진 ' 1라운더 ' 장민익

장민익은 전남 효천고를 졸업하고 2010년 두산의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당시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체격에 의한 성장 가능성과 3학년 당시 구속이 증가하는 등의 투수로서 좋은 자질을 보여주었고 두산이 1라운드 지명으로 화답을 하였다.

드래프트 당시 메이저 리그에서 사이영상을 5차례 수상한 208cm의 장신 투수 랜디 존슨과 비교하며 많은 관심을 불러왔다. 랜디 존슨처럼 시원한 키에서 나오는 호쾌한 투구를 기대한 팬들은 그에게 '랜디 민익'이라는 호칭을 보이며 기대감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다.

프로 입단이 확정된 뒤 체중 증량과 근력 강화가 가장 큰 과제로 남았고 증가된 체중과 근력만큼 유연성과 밸런스 유지가 필요했다. 스포츠의학으로 바라본다면 선수의 키가 크면 클수록 기저면(무게 중심을 아래로 향하게 하는힘)의 움직임이 일정치 않고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아 좋은 구위에도 제구력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구단에 철저한 관리를 받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많은 기대 속 2010년 개막전에 등판했지만, 1이닝 3피안타 1실점 1사사구라는 성적을 거둬 많은 팬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원한 직구는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충분했다. 팀과 팬들은 큰 기대를 했지만 장민익은 2011시즌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에도 구단의 배려로 이천에 있는 베어스 파크에서 훈련을 병행하며 새로운 도전을 위해 몸을 착실히 만들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장민익은 2014시즌 스프링 캠프에서 어깨를 다치며 다시 재활을 하게 되었다. 착실히 재활을 준비한 덕분에 최고 구속 151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8경기 1홀드, 평균 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정작 2015시즌에 들어와서는 제구를 위해 줄인 구속이 구위하락으로 다가왔고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아 장타를 얻어맞는 모습을 보이며 4경기 평균 자책점 29.25의 개인 최악의 기록을 남기며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

지난 시즌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했던 두산에게 '좌완 가뭄'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지금 장민익은 스프링 캠프에서 착실한 훈련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시즌 1군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해 분한 마음이 가득했던 그는 다시 처음부터라는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의 펼쳐진 청백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최고 142km/h)와 슬라이더 그리고 가끔 던진 커브가 빛을 보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팀 사정상 좋지 않은 불펜진에서 장민익은 올 시즌 좌완 계투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이제는 '만년 유망주'가 아닌 팀의 당당한 일원으로 1군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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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글은 이동석 기자의 개인 블로그 (blog.naver.com/lso528)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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