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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황교익 "입 닥치라는 KBS 협박, 그건 못 참겠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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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박정호의 팟짱>'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오마이TV웹 http://omn.kr/tv
유튜브 http://omn.kr/fj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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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아래는 23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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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인터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문화예술계 모임이죠. 더불어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KBS 아침마당 출연금지를 당한 분이 계십니다. 문화예술계 좌파척결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장관이 구속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랙리스트는 살아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상황인데요. 오늘은 수요미식회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계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선생님 모시고 자세한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희 팟짱이 처음 나오셨습니다.
"팟짱은 정치인 내용을 다루니 저랑 별 관련이 없었죠. 저는 먹는 걸 이야기하는 사람이고요. 팟짱에서 먹는 이야기 안 하죠?"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먹는 이야기를 한 번도 다룬 적이 없습니다. AI는 좀 다뤘습니다. (웃음) 처음 출연하시는 분께 연대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설날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을 해요. 경제적 부담, 시댁에 가서 스트레스, 시집장가 안 간 사람들의 스트레스. 왜 설날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되는지 이해가 안 되죠. 설날은 농경사회는 일종의 봄맞이 행사예요. 섣달 그믐부터 대보름까지가 설인데 이 설은 대보름 이후 농경 시작하기 전에 한 바탕 노는 거거든요. 축제로 즐겨야 되는데 산업사회 넘어오면서 형식만 남아 스트레스 받거든요. 이 스트레스 없애려면 '놀자'로 해야죠. 한국 사람들은 잘 놀지를 못해요. 1960년대 이후 한국 사람은 '일, 일, 일' 이랬거든요. 좀 놀자! 차례는 유교식이거든요. 우리나라 유교 국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깐 대충 우리가 좋아할 만한 음식들 차려놓고 한 바탕 놀자. 술 마시고. (웃음) 대보름까지 한 15일 휴가 줘야 해요. 크게 노는 그런 날이거든요. 연대의 말. 이 연대의 말도 어울려 놀아야 연대가 되는 거든요. 골치아프게 앉아있어봤자 연대 안 돼요. 연대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노는 겁니다. 설날 맞아 다들 신나게 노시기 바랍니다.

-제가 팟짱 2년 넘게 진행하면 가장 좋은 말씀해주셨어요. 다들 놀자는 분들이 없어요. 다들 어떻게 우리나라를 개혁할 건지 고민하는데. 15일 정도 놀자. 일한다고 바뀌냐.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 1위를 달리죠. 돈도 웬만큼 버는 나라에 들어가죠. 그런데도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하나예요. 놀아야 돼요. 놀줄 알아야 돼요."

-개인적으로 부럽습니다. 기자하시다가 맛 칼럼니스트 직접 개발하셨잖아요.
"그런 셈이죠. 없는 영역을 만든 것이죠."

-마지막 출입처가 어디셨는데 맛 칼럼니스트를 하신 거예요? (웃음)
"직장생활 하다보면 말년은 그런 좋은 모습 안 보이죠. 기자의 파워라는게 언론사의 파워와 동격인 거죠. 그거 힘 떨어지면 한낱 힘없는 개인으로 전락하는 거죠. 저도 그 꼴을 당할 걸 염려했죠. 끈 떨어져도 먹고살 수 있는, 늙어죽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무엇이 없을까. 찾다가 음식 관련 글쓰기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회사에서 일본에 가서 보라고, 일본의 농업현실 보러 갔는데. 1991년, 1992년 제가 해외여행 처음이었어요. 꿈도 못 꿨던 일들인데. 일본 가서 보니까 TV보니깐 다들 음식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서점가니까 다들 음식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이게 우리나라도 이럴 수 있겠다. 일본에서 20년 후에 시차로 한국에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10년 정도 닦아 놓으면 나중에 빛을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음식 공부 본격화한 거고요. 글쟁이가 처음에 음식 이야기를 쓴다고 했을 때 웃기지도 않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하다보면 되거든요. 다른 사람이 하는 영역의 일을 굳이 내가 쫓아갈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을 그냥 만들어서 한 겁니다. 운 좋게, 이게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는 거죠. 한국 사회가 음식을 열심히 떠드는 사회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진짜 그렇게 됐잖아요.
"운이 좋았던 것이기도 하죠."

-미래를 보는 눈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먹고 삽니다. 원래 음식에 대한 글쓰기는, 음식의 글쓰기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던 일이고요. 음식에 대한 전문가, 글쟁이로 자주 보이네, 하는 건 근래의 먹방, 쿡방 때문이죠. 저는 사실 먹방 쿡방에 대해 맛있다고 하고 먹는 것을 보여주는 걸 찍기도 하지만 대체로 말로 푸는 역할을 하죠. 음식의 유래며 가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라서. 먹방 쿡방하고는 조금 다른 일을 한다고 생각해야합니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세요?
"요리는 해요. 음식 이야기를 하려면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건 있어야 되죠. 제가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요리책. 레시피 부분일 수 있어요. 바깥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이게 맛있다는 음식을 주말에 재연하는 요리공부를 했죠. 요리 공부를 그냥 펼쳐 놓고 그냥 따라 해도 절대 그 맛이 안 나와요. 그 이유가 뭐냐면 레시피를 읽으며 그 맛이 추구하는, 요리 속의 그림을 그려야 되거든요. 머릿속에 음식 맛을 상상할 수 있어야 돼요. 단순히 따라하면 절대 그 맛이 안 나오죠. 머릿속에 그려지면 레시피는 참고사항이 되는 거예요. 머릿속에 맛있는 음식을 잘 그려내는가. 그리고 그 다음에 스킬이 필요하죠. 그린 대로 손이 움직여 줘야하는 거죠. 그 작업들은 오랫동안 했었죠. 요즘은 잘 안 해요."

-왜 안하세요?
"전 먹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으니까."

-전 황교익 선생님이랑 같이 다니고 싶어져요. 같이 다니면 맛있는 음식 진짜 많이 먹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전 미식가라기보다는 악식가라 이야기하고요. 제 블로그도 악식가의 미식일기라고 제목을 달아놨거든요. 무엇이든지 먹어야 되는 게 제 직업이거든요. 맛있는 것을 찾아서 먹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먹는 것은 다 먹어야 되는 직업이죠. 그래서 도저히 사람들이 먹을 것이 아니다 싶은 것들도 입에 집어넣습니다."

-어떤 것들?
"생물들. 돼지고기 같은 거, 이 집 돼지고기 질이 좋은가 아닌가는 굳기 전에 날 것으로 먹어봐야 알 수 있어요. 잘라서 씹어먹어보고 해야 되죠. 홍합 같은 거 날로 먹어보셨어요?"

-혹시 질병에…?
"위험이 상당히 따르죠. 기생충이라든지 식중독,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먹어야합니다."

-식중독에 걸린 적 있으세요.
"물론이죠. 소화불량 이런 건 예사고요. 순두부가 유명한 마을에 갔다. 순두부 집 중에 한 곳에 달랑 둘러서 그 동네가 어떻다 말할 수 없겠죠. 그럼 하루에 대여섯집은 둘러봐야되지 않겠습니까. 이집 저집 뛰어다니면서 먹죠. 5그릇 먹기 시작하면 입에 콩 비린내가 올라오기 시작해요.  속은 니글니글 하고요. 탈 나지요. 한 달 정도는 콩 음식은 쳐다보기도 싫어져요. 악식가죠. 음식에 대해 글쓰는 일이 곧 미식가라고 연결하는 건 바르지 않습니다. 취재를 하니까. 미식가라는 건, 저 집이 맛있을 거야하며 찾아다니는 사람이고요. 전 취재를 하는 사람이니까요. 굳이 말을 붙이면 악식가죠."

-저희 댓글이 굉장히 많이 달리는 데요 오늘은 정치적인 댓글이 아니라 '황장금',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묵밥 레시피 있나요?". 등 댓글이 들어와서 당황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는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예요. 전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머릿속에 만들지 말아야 해요. 그 음식에 대해서만 좋은 품평의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되겠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긴 있을 거예요. 놓이기만 하면 침 질질 나오는. 하지만 의도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없다고 머릿속에 세팅을 하죠. 그래야만 음식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감각이 만들어져야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없습니다."

-전 말씀 들어보며 여전히 기자시다. 왜 저희가 기사 쓸 때 편견이나 없이 쓰려고 무척 노력하잖아요. 음식에 대해서도 그래야한다. 취재하시고 기사쓰는 기자들처럼 선생님도 맛을 보며 다 평가하시고 좋은 음식인지, 나쁜 음식인지 평가하죠.
"음식에 대한 황교익의 평가가 어떻게 객관적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아요. 음식 품평에 대한 개념들, 기준들이 마련돼 있어야 되는 거죠. 내 입에 맞다고 해서 그 음식이 맛있다. 내 기호에 적합하다고 맛있다고 품평하면 객관성을 잃는 것이거든요. 객관성을 잃는 것이거든요. 제가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품평 기준이 있어요. 음식이란 무엇인가, 요리란 무엇인가 개념이 정립돼 있어야하거든요. 제가 가진 요리에 대한 정의는 이렇습니다. 식재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소화하는 행위이다. 제가 그 개념에 따라 기준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저 요리는 재료에 대해 얼마나 집중했는가. 적절한 계절과 지역에 맞는 재료를 택했는가. 저 재료가 갖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요리법을 썼는가. 단점이 고약한 냄새라면 그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어떤 요리방법을 선택했는가를 보는 거죠. 그래서 제 입에는 맛없이 느껴지더라도 그 논리에 따라한 것이라면 좋은 음식일 수 있는 거죠. 다른 분에겐 맛있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 음식에 대한 품평도 그냥 내 입 기호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가 있어야 되는 거죠. 모든 품평의 일을 하시는 분은 다 똑같을 겁니다. 영화평, 미술평. 난 멜로 이야기를 좋아해. 그렇다고 멜로 이야기에 점수를 더 주고 폭력적인 영화에 점수를 낮게 주면 영화평론가로서 본인은 사라지겠죠. 그런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끝없이 자기가 갖고 있는 기호를 절제하는 일을 해야하죠."

-아주 직업윤리에 충실하신 분이시다. (웃음)
"오랫동안 먹고 살려면."

-지금 직업윤리에 충실하시지 않는 분들이 대거 감옥에 가고 있어서, 음식에 대해서도 참 이렇게 직업윤리 갖고 계신분도 있는데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리셨는데요. KBS에 출연정리 소식을 처음 알리신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놀랐어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장관이 전부 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그런 것 못할 거다', '없겠지' 했는데 현재도 작동 중인 것 아니다 생각하게 만듭니다. 처음 KBS가 나오지 마세요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정확한 워딩은 이랬어요. 나오지 마세요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선기간이니까 프로그램을 뒤로 미루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뒤로 미룬다라는 것은 저도 방송 경험이 있으니깐, 언제 다시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단 말이거든요. 방송이라는 게 시시각각을 상황이 바뀌고 하니까 제작진 입장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니깐. 대통령 선거 지금 언제 치러질지 몰라요. 탄핵이 인용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요. 언제 될 지도 모르고 대선 언제 치러질 지도 모르죠. 끝없이 미루는 건 '안한다'라고 해석해야겠죠. 내가 왜 지금 이 상황에서 못하게 됐는지 이야기해봐라고 하니 '더불어 포럼에 공동대표로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왜 방송 출연 제약조건이 돼야하느냐. 이해를 못하겠다. 출마를 선언한 것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도 아니고, 선거캠프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단지 시민네트워크에 참여한 것을 두고 누구를 지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을 두고 내가 왜 방송에, 또 정치 프로그램도 아니고. 내가 그 프로그램에 나가서 홍보 발언을 할 프로그램도 아니고. 아침마당에서는 '좋은 식재료 고르는 법'을 하기로 했어요. 그것도 녹화로 해요. 제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고 홍보하는 우호적인 발언을 할 기회가 마련될 수 있겠어요? 전혀 없죠."

-한다하더라도 편집되죠.
"다 잘리죠. 할 일도 없고. 한 시간 안에 식재료에 대해 담아 이야기하려면 시간도 부족해요. 정치인한테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데 시간을 빼앗길 수도 없고요. 그걸 왜 못하게 하냐. 언뜻 뒤집어 생각해보니까 이런 거죠. 저는 방송, 글쓰는 것, 강의, 기타 등등의 일을 해요. 언론인으로서 하는 일이 여러 매체들하고 같이 작업을 하는 거죠. 전 프리랜서에요. 제가 채널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정치적인 의견을 갖고 있고 그걸 공개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제 직업에, 직업을 유지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사인이기도 하죠. '너는 네 직업을 갖고 있으려면 정치적 의견을 말하면 안되'라는 사인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그런 뜻은 아니었겠죠. 제 입장에서는 협박으로 느껴질 수 있는 거죠. 저는 먹고 살려면 정치적인 견해를 말하지말아야 하죠. 이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갖는 시민으로서 권리, 자유를 포기하라는 것이 되는 거죠. 누구를 지지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반기문씨를 지지하든 문재인씨를 지지하든, 지지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직업의 일을 수행하는 그런 환경을 만들만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을 했죠.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또다시 저한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 한국사회의 가장 큰 공포감이죠. 어떤 정치적 스탠스를 갖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면 박정희 정권 때부터 나오는 전통의 공포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갖게 되겠죠. 이 이야기를 해, 말어? 그냥 조용히 입 닥치고 있다가 아침마당 불러주면 나가고 하는 게 맞지 않아? 그래야 내가 이 직업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방법이 아닐까 당연히 하게 되겠죠. 또 그것과 이걸 공개적으로 말해야 되는 것 사이에 고민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이걸 공개적으로 항의하자고 생각하게 된 건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라는 거였죠. 지금 문재인씨 앞으로 내세우고 만들어진 더불어 포럼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동대표는 20여명이고요."

-20여명이에요? 저는 공동대표라기에 두세명 정도 되나 했어요. 대표가 20명이나 되는데 이게 무슨 문제가 된다는 거예요?
"그 외에 200~300명 되세요. 전 제작하기로 진행하다가 중간에 통보받는 경우죠. 그 수백명의 분들은 당연 출연 중이 아니라면 그냥 KBS에서 섭외에서 제외되는 거죠. 그 당사자는 모르죠. 자신이 KBS 섭외에 제외됐는지 아닌지 모르는 거죠. KBS는 섭외에 제외된 사람들에 대한 리스트, 이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죠. 제외한다고 해서 명단을 작성했다고 하면 블랙리스트라 하는 거죠. 문건, 페이퍼로 존재하는 것만 블랙리스트로 봐야하는가만 생각해봐야 돼요. 위에서 이런 이야기하는 거죠. 더불어 포럼 참가하는 분들 이번 섭외에서 제외해. 말로 하는 거죠. 더불어포럼에 참여한 사람은 공개돼 있는 거죠. 공개된 명단 자체가 블랙리스트가 되는 거죠. 제 경우를 봐서는 전 KBS 출연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지만 그 분들은 똑같이 섭외제외 대상자로 실질적으로, 문건은 작성되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블랙리스트로 작동하는 거로 해석해야 되는 거죠. 이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정치에서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모든 사람들에 해당하는 일이 되는 거죠. 이건 공론화해야하는 게 마땅해요. KBS가 밝힌 건 실질적인 선거기간, 대선기간이라고 하는데. KBS가 선거기간을 정하는 기관이 아니잖아요. KBS가 '제작가이드라인'을 말하는데 제작가이드라인을 보면 선거기간에는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은 보도 프로그램에 조심해야된다고 하더라고요. 부록에 있는 내용으로요. 난 가이드라인 본 적은 없습니다. 그것을 교양프로그램, 오락 연예프로그램에 적용하는 것도 논란이 있지만, 선거기간이라는 것도 논란이 있겠죠. 선거기간이라는 건 아마 법적 선거기간을 말하는 걸 거예요. 대통령 후보로 선관위에 등록한 다음에 일이겠죠. 선거기간을 KBS는 지금은 선거기간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거죠. 그건 KBS 마음인거죠. 법적인 선거기간을 자기 마음대로 지정할 권한을 가진 건 아니죠. 이건 KBS가 잘못한 겁니다. 뒤에 해석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 있어요. 보도 프로그램이나 정치프로그램에서는 특정 지지자가 나와서 지지발언을 하는 건 무리가 있겠죠. 특정 지지자가 나오면 반드시 반대의 지지자가 그만큼 시간을 확보하는 기계적 중립을 요구하는 장치가 있을 거예요. 전 정치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음식 이야기를 할 거잖아요. 교양프로그램이거든요. 교양프로그램까지 제재를 가해야되는 일인가. 이게 중립을 따지는 일인가가."

-KBS가 MB정부부터 블랙리스트. 그래서 코미디언 김미화씨 출연이 문제가 됐잖아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쩌면 10년간 통으로 여전히 작동되는 원리가 있는 게 아닌가. 선생님 말씀 중에 몇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그 하나는 입 닥치고 있다가 선거기간이 끝나 아침마당이 불러주면 그때가지 조용히 있을까. 아니면 이야기를 할까 내적갈등이 있을 것 같아요. 특히 프리랜서니깐. MB 정권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MB 정권 때 잘나가는 배우였는데 출연섭외가 딱 끊겼다는 거예요. 이 친구들이 고민하더라고요. 먹고살 길이 막혔다.
"방송이나 영화나 이런 쪽에서 얼굴을 내비치는 분들이 정치적인 의견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와 안 맞아'하며 잘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캐릭터라는 게 있죠. '저 분은 음식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하는 분이야'. 연기자도 안성기 그러면 포근한 중년 남성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적 논란에 들어가버리면, 본래 연기자로서, 가수로서, 저 같은 경우엔 맛 칼럼니스트로서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 있죠. 제 주변에 연예인이나 방송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하면 그걸 가장 걱정해요. 정치적 의견을 드러내는 게. 댓글 같은 데 '입맛 떨어지게 왜 정치 이야기 하느냐'는 분들도 많으세요. 정치와 당신 직업을 분리시키는 것이죠. 이런 분위기가 한국사회에 팽배해요. 정치행위라는 것은 일단 직업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존재하죠. 국회의원, 지역의회 의원들이나 정당에 가입해 선출직으로 하시는 분들은 법적인 카테고리에서의 정치행위인거죠. 그런데 일반 시민들도 똑같은 정치행위를 하거든요. 자신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 법적 정치인에게 압박이 되는 것이고, 요구가 되는 것이고, 그래야 정치가 시민들의 압박과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거거든요. 우리가 정치를 '정치인들이나 하는 거야'라고 하는 순간, 이 사람들 권력 맛 한 번 들이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 우리가 보고 있잖습니까. 그 꼴을."

-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감시기능이 언론에게 있는데 언론이 제 역할을 못했으니깐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난 거거든요. 언론, 정치에 대한 또 다른 감시의 기능. 압박, 요구의 기능을 해야 되는 것은 공화국 시민이 가져야 될 기본적인 자세인 거죠. 시민이 일을 하지 않는 순간 이 나라는 시민의 것이 안 되는 거죠. 몇몇 사람들이 해쳐먹는 그런 나라가 되는 그 꼴을 어떻게, 그렇게 하라고 나보고, 정치적 견해를 갖지 말고 발언하지 말고 '입 닥치고 있어라'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시민으로서 권리를 포기를 것과 같은 거죠. KBS는 나한테 그런 권리를 포기해야만 너는 먹고 살 수 있다고 것이고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됩니다. 지금은 공화국이에요. 민주공화국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자기의 정치적인 견해를, 지지자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걸 왜 포기하라고 그래요."

-갑자기 속이 확 후련해졌어요. KBS가 우리 방송에 계속 출연하고 싶으면 정치적인 생각은하지마. 정치적 식견은 거세당해야 먹고살 수 있어.
"중립이라는 용어를 써요. 정치적으로 중립 상태에 있어야한다는 건데, 시민한테 중립을 요구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정치적 중립은 공무원 사회에선데, 정치권력이 위에서 바뀐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시스템을 작동을 해야 되니까. 공무원들은 정치적인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야하는 거죠. 그런데 시민들의 자세에 대해 중립을 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거와 같은 거죠. 정치적 중립에 대한 용어를 남발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공무원들도 기획재정부 공무원이면 정치관이 있겠죠. 그렇지만 공직자로서 윤리를 지키야되기 때문에 자기 업 영역에서의 객관성, 앞서 선생님께서 음식을 평가할 때도 공정하게. 그래서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평가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직업 윤리를 갖고 하는 거죠.
"공무원의 중립이라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인 의향과 성향과 관계없이 공무는 계속 진행해야된다는 거죠. 그게 중립인 거죠."

-어쩌면 KBS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배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시민이 갖고 있는 권리와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는 방식. 그것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끔 열려 있어야 되는 게 공영방송이 가져야할 자세지요."

-공영방송 KBS가 자기역할을 못해 1000만의 시민이 나왔습니다. 1000만이 넘는 시민들이 공영방송에 대한 비판이 많거든요. 오히려 역으로 KBS는 이런 방식으로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하는 거죠.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 아주 높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권리가 있다는 것 까지를 판단하는 데도 힘들어하는 정도인데요. 촛불의 구호가 그렇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너무 당연한 말을 입으로 뱉으며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 공화국 시민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없는 거죠. 그 수준에서 KBS가 방송하고 있는 것은 KBS가 공정하지 못하다 라는 게 눈에 보이고 있다는 것은 얼마만큼 공정하지 못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겠죠. KBS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끊임없이 생각해야 될 건, 그것은 내가 만드는 방송이 아니라는 걸 생각해야겠죠. 우리 다 시청료 내잖아요. 그거 강제징수 하잖아요. 그거 세금이에요. 국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것인데, 그걸 자의적으로 조문을 해석하는, 선거기간이라는 게 실질적으로 이게 '선거기간이야'하는 것은 바르지 않죠. 항상 무엇이 바른 방송인가. 상업방송도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언론인으로서의 윤리, 양심 매일 출근할 때마다, 기자로서의 양심, 윤리 끝없이 반복해서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돌아봐야 되는 거거든요. 합당하고 일을 하고 있는지 KBS조직원들에게 묻고 싶어요. 그렇게 공정하지 못한 방송들이 나왔다는 건 국민들이 다 알아요."

-지금 나온 게 두 가진데요. 하나는 더불어포럼이라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함께하는 자발적 시민지지 그룹이잖아요. 그곳의 공동대표를 했다는 것만으로 '황교익이 너 안 돼'하는데요, 지금 보면 송해 선생님, 최불암 선생님은 나오세요. 두 분은 박근혜 후보 지지하시잖아요.
"2012년 대선 상황이었죠. 송해 선생님과 최불암 섬생님 같은 경우에는 이 논란에 끌어넣는게 마땅하지 않다고 해서 안 넣었어요. 그쪽에서 여야가리지 않고 출연자를 배제했다고 하니깐…."

-KBS 주장은 2012년 개그맨 허영만, 씨름선수 이만기, 하일 전부 출연정지 시켰다고 공정하다고 주장하거든요.
"방송 출연한 송해 선생님은 대선 3일 전에 전국노래자랑 나갔어요. 방송 전날에 송해 선생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뉴스에 다 나왔어요. 그 다음날 그냥 전국노래자랑 방송했거든요. KBS는 시간적으로 촉박해서 편성할 수 없었다고. KBS에 긴급편성 다 있잖아요. 그런 거 1시간 정도 틀면 되잖아요. KBS 좋은 다큐멘터리 많고요. 그런 거 걸면 끝나는 거죠. 저한테 한 말을 자막을 깔면 나름대로 공정성을 끼칠 수 있는 거죠. 최불암 선생은 10월에 박근혜 캠프에 참가를 합니다. 그때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고 있었거든요.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에서 내려와야 되는 거죠. KBS 해명자료를 이랬어요. 한국인의 밥상은 교양프로그램이라서 배제해야 될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KBS에서 자료를 내놨었어요. 그러면서 최불암 선생은 계속 나왔어요. 최불암 선생과 송해 선생의 케이스는 왜 저하고 다르게 적용이 되는가 하는 거죠. 공평성에서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러니 이런 소리하는 분이 있어요. 넌 최불암, 송해 선생님 급이 아니잖아. 저같이 알려졌거나, 송해, 최불암 선생님처럼 아주 알려졌거나,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할머니나 똑같이 시민으로서 권리를 갖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갖는 권리를 두고 적용이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건 공화국으로서 시민의식을 실종한 겁니다. 이런 분들은 신분사회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국인은 정치의식이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것도 이런 겁니다."

-맞습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는 신분사회에서나 있음직한 것이고요, 특히 KBS와 같은 공영방송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굉장히 자의적인 잣대로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공분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선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됐는데 KBS가 이런 문제를 발생할 수 있을 예측들을 했었어요, 저한테 그 케이스가 떨어진 거예요. 저도 사실 당혹스럽죠. 전 음식 이야기만 하고 싶죠. 정치이야기 하고싶지 않아요. 주변 사람에게 물어봤어요. 그러니깐 '만만하잖아'". (웃음)

-방송인이 되셨기 때문에 자꾸 이런 논란을 키우는 것보다 '조용히 하지 뭐', 이렇게 하실 수 있는데, 용기 있게 고백했기 때문에 방송계 후배들이 용기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싶어요. KBS 내부에서 논쟁이 붙었어요. 새노조가 붙었어요. 똑바로 알고 대응해라. 회사가. 방송제작가이드라인 이거는 실무자를 위한 것이다. 선거보도에 해당하는 거지, 교양프로그램은 관련 내용도 없다. 이걸 갖다가 황당하게 대입을 시켜서 오히려 논란을 좌초하나. 창피해죽겠다.
"저도 몰랐어요. 가이드라인 본편도 아니고 부록이고. 교양프로그램은 해당되지 않는 것인데. 그런데 저한테 통보하는 건 무슨 근거로. 그래서 제작가이드라인을 가서 보고 싶어요. KBS 책상에 있는 건 본 적 있거든요. KBS 계신 분들 있으면 공개 좀 해주세요. 제가 구하려면 구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건 정상적인 방식은 아닌 것 같고요."

-KBS종사자들이 부끄러워하더라고요. 몇몇 취재 해봤는데요, 가만있으면 중간이나 가지, 안 그래도 촛불 시민들한테 욕 바가지로 먹고 있는데 왜 쓸 데 없는 쟁점을 만드느냐.
"언론인이 가져야하는 기본적인 자세 중 하나가, 직장인이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 언론인으로서 힘은 사라지는 거거든요. 개개인이 언론인의 양심을 갖고 있어야 되는 건데, 직장 내에서 위에서 시키니까, 지금까지 해왔으니까 하는 것에 빠져들면 언론인으로서는 이제 그만해야하는 거죠. 직장 구하려면 다른 일 하면 되잖아요. 난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갖고 있는가 스스로 한 번 반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솔직히. 언론인으로서 양심에 가책드는 일을 했다 싶으면 다른 일을 하십쇼."

-KBS교양제작국장입니까? (웃음) 아침마당 속해있는 부서의 국장님이 어떤 분이신지 궁금해졌어요. 이 분이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걸고, 가슴에 손을 얹고, 잘한 결정을 했나 생각해봐야죠.
"사장님도 생각해 봐야죠."

-사장님도, 이사장님도 생각해보시길 저희가 강권하겠습니다. 아침마당은 굉장히 인기있는 프로그램이고 장수프로그램입니다. 많은 어머님들이 아침마당 틀고 시작하죠. 주부들의 애청 프로그램이에요. 이곳에서 맛있는 식재료 구하려는 법.
"PD와 작가 2명과 한 2시간 회의했어요. 원래 사전회의 많이 하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거로 하자. 그 방송은 예전에 생방한 적 있거든요. 그땐 조금 관념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엔 실질적인, 사과, 무, 배추, 배, 고추 등 시장에 가면 굉장히 혼란스럽잖아요. 예전에 농사를 지었던 농경사회에서는 무엇이 좋은가 다 알아요. 고추도 밑에서부터 익어가니까 첫 물, 둘째 물, 셋째 물, 이런 것들이 용도도 다르다. 배추는 무거워야하나 가벼워야하나 농사 지어보면 알아요. 우리는 몰라요. 농민이 4% 밖에 안 돼요. 96%가 노동자로 살거든요. 아주 조금 자본가 빼고요. 시장에서 재료를 사올 때 어떻게 선택을 해야될 지 기준이 모호하죠. 방송에서 잘못된 기준이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것을 바로잡는 일도 제가 끝없이 반복해서 하는 일 중 하나거든요. 이번에 제가 종합적으로 어떻게 봐야하는가. 또 한국의 맛없는 상태로 유통되는 것은, 소비자들이 농사짓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농업은 이런 것이라고 알리고, 소비자들의 농산물 선택 기준을 바꾸면 농민도 편해져요.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려고 했죠."

-저도 주부니까 궁금해지는데, 좋은 무나 좋은 배추나 좋은 식재료를 구하는 방법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꼽아서 설명해주세요.
"배추고르는 요령은 배추는 '고랭지'부터 떠올립니다. 강원도 삼척 이런 지역은 평지에서 재배하지 못하니깐 재배하는 것이거든요. 여름이나 초가을 배추를 하기 위해 하는 겁니다. 배추는 원래 9월 중순에 모종을 내고 11월 중순에 거두는 겨울 작물이거든요. 가을용 배추는 어쩔 수 없이 먹는 것이지 배추가 아주 맛있는 경우는 아니라고 봐야합니다."

-그럼 왜 고랭지 배추, 고랭지 배추 하는 거예요?
"저도 고랭지 배추밭에 가봤거든요. 경치가 와. 정말 좋아요. 경치만 좋을 뿐이지 비탈이 많거든요. 45도 각도로. 그런 곳엔 거름주기도 어려워요. 비오면 다 흘러내려 가버리지. 비료에의존할 수밖에 없고요. 아무리 신선하더라도 여름에 병충해가 많이 끓죠. 배추는 9월 중순에 모종을 내는 이유가 그땐 선선해서 병해충이 잘 안 붙거든요. 여름에 선선하더라도 병해충이 있죠. 농약도 치고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맛이 중요한데 배추는 지금이 맛있어요."

-지금이요?
"월동. 겨울배추. 해남이나 남해쪽 배추가 눈이 덮인 것 있어요. 죽은 것 아니에요. 겉잎은 꽁꽁 얼었죠. 안에는 살아있는데, 배추가 추운 겨울에 살려면 수분을 날려야 해요. 물이 적어야 안 얼지 않겠어요? 부동액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당을 만들어요. 겨울에 들어간 그런 배추가 맛있죠. 고랭지라고 해도 맛있는 게, 배추는 서리 세 번은 맞아야 맛있어요. 배추는 무거운 게 좋고, 속이 꽉 찬 게 좋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벼운 게 좋아요. 수분을 날렸으니 가볍지 않겠습니까. 꽉 차면 안에 배추가 대사작용을 하는데 방해가 돼요. 그래서 배춧잎이 듬성듬성 있는 게 맛있어요. 지금 영하로 떨어지고 할 때 이게 맛있어요. 요즘에 굴 맛있을 때잖아요. 배추, 굴 사와서 올려서 생채 이래서 먹으면 맛있죠. 배춧국도 맛있고요, 배추부침개도 맛있고요. 배추는 겨울의 채소다. 이런 개념만 머리에 박으면 농민 입장에서도 소비층이 만들어지는 거죠."

-와...
"배추는 김장철에만 집중적으로 출하하기 위해 재배하거든요. 그래서 가격 진폭이 심해요. 농작물이 소비되는 것을 연중으로 늘려놓을수록 농민 입장에선 유리해요."

-그렇군요.
"소비자 입장에서도 유리할 수 있고요. 농작물의 맛을 파악하고 알게 되는 게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이런 이야기를 제가 아침마당에…." (웃음)

-아침마당에서 하시려고 했는데 팟짱에 나와서 하시게 됐습니다. (웃음) 저희가 아침마당에 비해 스피커는 작지만 오늘 알토란 같은 좋은 식재료 고르는 요령, 배추편 저희가 보도해드렸습니다. 댓글 많이 들어왔습니다. '음식말고도 해박하시네', '황교익 짱', '정말 똑똑하시다', '응원합니다', '감동입니다', '공영방송 공갈방송아닌가요?' 자주 나오세요. 저희가 정치말고도 음식과 관련된 뭔갈 해야겠다는 삘이 딱 꽂혔어요. 나라가 정상화되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음식이야기하지 정치적인 논란 안에까지 들어와 있느냐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있어요. 공화국의 시민으로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기가 갖고 있는 정치적 견해, 어떤 압박 없이 해야됩니다. 지금 그런 사회를 만들자라고 탄핵이며 뭐며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광화문 촛불도 같은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일이 아침마당에 출연 못하는 이 불행한 일이 저 대에 끝나고, 공화국다운 사회에서 살았으면 하네요."

-조만간 봄이 오듯이, 공화국 시민으로 살 날이 머지않았다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 



태그:#황교익, #KBS, #맛 칼럼리스트, #팟짱,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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