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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
▲ <여섯 번째 사요코> 겉표지
ⓒ 노블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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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오래된 학교에는 일종의 괴담 또는 전설이 있기 마련이다. 일종의 '도시괴담'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밤 12시가 되면 교정의 동상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 학교는 원래 정신병원이었다', '학교의 괴담이 전부 몇 개인데 이걸 모두 알게 되면 너는 며칠 내로 죽는다' 등.

이런 괴담을 실제로 믿는 학생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학교에 이런 이야기가 떠돌면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다.

학교만큼 괴담이 많은 곳도 없다. 하긴 수많은 사연과 과거를 가진,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학생들이 사각형의 교실에 모여있으니, 그리고 그 안에서 갈등이나 싸움도 많이 일어날테니 괴담이 생겨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한 고등학교의 독특한 연극

온다 리쿠는 자신의 데뷔작인 1992년 작품 <여섯 번째 사요코>에서 이런 학교의 괴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일본의 한 고등학교. 이 학교에서는 이상한 괴담이 전해져오고 있다.

학교에서는 3년에 한 번씩 축제 때마다 '사요코'라는 이름의 일인극이 공연된다. 무대 한 가운데 교탁이 놓여있고 그 위에는 새빨간 장미가 꽂힌 화병이 있다. 그리고 사요코로 지명된 한 소녀가 그 앞에서 의자에 앉아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왜 '사요코'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의문이다.

이 연극이 잘 진행된다면 그 해에는 대학 합격률이 높아지고 그렇지 않으면 합격률은 떨어지게 된다. 무슨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일종의 징크스처럼 이어져 내려 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여섯 번째 사요코의 해. 이 학교에 '쓰무라 사요코'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전학을 오게 된다. 빼어난 외모를 가진 그녀는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다. 과연 그녀가 올해의 사요코가 될 수 있을까. 이때부터 사요코의 괴담을 파헤치려는 몇몇 학생들의 노력이 시작된다.

온다 리쿠만의 작품 세계

작가 온다 리쿠는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그런만큼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자신의 과거도 추억하게 된다. 학창시절과 예전에 가까웠던 친구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는 이후에도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흑과 다의 환상> 등을 통해서 학교와 친구를 추억하게 만드는 작품들을 발표한다.

그 시작이 <여섯 번째 사요코>다. 작가는 도입부에서 '학교란 얼마나 이상한 곳인가'하고 질문을 던진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학급과 교사, 친구들에게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 또한 생겨난다.

<여섯 번째 사요코>는 이런 학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분위기가 그다지 밝은 편은 아니지만, 읽다보면 지나간 학창시절의 생활이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학교에 떠돌던 정체모를 괴담도.

덧붙이는 글 | <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지음 / 오근영 옮김. 노블마인 펴냄.



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노블마인(2006)


태그:#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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