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권의 KCC, 미래 전망은 밝다.

최하위권의 KCC, 미래 전망은 밝다. ⓒ 전주KCC


11승 21패 8위,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전주 KCC의 성적표는 참혹하다. 하지만 마냥 슬퍼할 필요는 없다. 팀의 미래를 이끌 신성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KCC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래의 국가대표로 활약할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김지후와 송교창, 이 둘의 이야기다.
 
KCC는 2015-2016 시즌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인정받은 안드레 에밋의 원맨쇼와 전태풍, 하승진 등 국내 선수들이 활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2017 시즌을 맞은 그들의 성적은 실망스럽다. 11승 21패 8위, 누구도 예상 하지 못한 성적표다.
 
시즌 개막 이전 전태풍의 부상을 시작으로 에밋, 하승진의 줄부상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리그 최하위권 전력으로 추락한 셈이다. 이가 없어 잇몸으로 승부해야 했던 KCC는 지난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김효범의 부진과 외국인 선수 라이온스의 팀플레이 적응 문제로 골치 아픈 전반기를 보냈다. 에릭 와이즈의 합류 이후 조금씩 살아나는 듯 했으나 결국 6위권 경쟁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분투해주는 선수들이 있다. 팀내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김지후와 송교창이 그 주인공이다. 젊은 두 선수의 연이은 활약은 팀이 하위권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주실내체육관을 향한 팬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전주의 스나이퍼'로 성장한 김지후

'전주의 스나이퍼'로 성장한 김지후 ⓒ 전주KCC


'고려대 스나이퍼'에서 '전주의 스나이퍼'가 된 김지후
 
이승현(고양 오리온스), 이종현(울산 모비스)과 함께 고려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지후는 대학 최고의 3점 슈터였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에 터지는 그의 외곽슛은 경기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을 정도로 영향력 있었다. 허재 전 KCC 감독이 김지후를 4순위 지명을 한 것도 김민구의 부상 여파로 인해 슈터를 지명했다고 할 정도였다(물론 강력한 4순위 후보였던 허웅을 지명하지 않은 것은 아들이었기 때문인 것도 있다).
 
데뷔전에서 신인 역대 최다 3점슛(5개)을 퍼부은 그는 프로무대에서도 가공할만한 슈팅 능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슈팅 능력'만 있었던 그는 김효범(울산 모비스), 김민구에 밀리며 코트에서 많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프로 데뷔 첫 해였던 2014-2015 시즌 그는 평균 7.1득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15-2016 시즌 잦은 부상으로 인해 8경기 출장에 그쳤고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되며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한 KCC에게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절치부심하며 시즌 준비를 해온 그는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경기를 제외하곤 모든 경기에 출전해 평균 10.3득점 1.2리바운드 0.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장기인 3점슛도 경기당 1.84개를 성공시키고 있으며 3점슛 성공률 42.8%로 전체 4위에 올라 있다. 에이스 에밋의 부상으로 국내 선수 활용도가 높아진 KCC에 있어 김지후의 활약은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것과 같다.
 
또한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동안 밖에서의 플레이가 잦았던 김지후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돌파를 종종 선보이고 있다. 정확한 슈팅 능력과 파고드는 능력까지 갖춘 그는 KCC가 자랑하는 두터운 포워드진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차세대 에이스' 송교창

'차세대 에이스' 송교창 ⓒ 전주KCC


'차세대 에이스' 무서운 아이 송교창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또래 선수들이 대학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송교창은 이미 프로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고졸출신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선수는 송교창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받던 추승균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덩크슛 한방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송교창은 이미 리그 최고의 포워드로 평가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물이 올랐다.
 
송교창은 올 해 31경기에 출장해 평균 12득점 5.8리바운드 1.4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리오 라이온스와 함께 KCC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더블-더블은 3차례 기록하고 있으며 팀내 국내선수 최고 득점, 리바운드를 차지하고 있다.
 
2m의 신장에 가드처럼 빠른 스피드를 지녔고 자유투를 얻어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나이가 깡패'라는 말이 있듯이 올해 21살로 성장 가능성 또한 풍부하다. 추승균 감독도 이미 송교창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젊은 나이에 프로무대라는 거대한 환경 속에서 그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교창의 존재 가치는 KCC에 국한되지 않는다. 2m 신장의 스몰포워드는 국제적으로도 흔하지 않다. 매번 국제대회에서 신장을 비롯한 피지컬적인 문제로 한계를 겪어야 했던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를 송교창이 밝혀줄 수 있다.
 
최근 최준용(서울 SK)과 강상재(인천 전자랜드)가 등장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전체적인 신장이 높아졌다. 특히 큰 키에 빠른 발을 갖추고 있는 최준용과 송교창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교창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또 그의 성공 사례는 국내 농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다. 여러모로 송교창의 현재 활약은 국내 농구의 장밋빛 시대를 열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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