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의 어떤 포지션이든 경쟁은 항상 치열하다. 그 중 특히 NC의 외야는 확실한 교통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 팀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그럴 때마다 깜짝 활약으로 코칭 스태프와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선수들도 등장한다. NC의 경우, 김성욱이 그 스타라고 할 수 있다.

김성욱은 2012년 신인으로 데뷔한 NC의 창단 멤버이다. 본격적으로 1군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한 2015년에는 프로 입단 전 투수를 하던 장점을 살려 125경기에 대수비로 자주 출장했다. 타격면에서는 경험이 부족해 조급해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지만 수비에서는 KBO리그 탑급 어깨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놀라운 송구 실력을 보여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대수비로 경기 출전을 하며 준비 과정을 거쳤던 김성욱에게 2016 시즌은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는 한 해였다. 좌익수로 주로 출전하던 김종호가 부상으로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하고 베테랑 이종욱의 체력 안배 등의 이유로 김성욱에게 많은 출전이 보장된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달성욱'이라고 불릴 정도로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던 그에게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공수에서 아쉬움을 남긴 NC 김성욱

NC 다이노스 김성욱. ⓒ NC 다이노스


하지만 첫 풀타임으로 뛰게 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시즌 초반부터 김성욱의 공격은 녹록치 않았다. 5월 말에는 타율이 8푼까지 떨어지기도 하며 상반기에는 1할대의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배트를 공에 맞추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출루율도 2할 초반대에 머물렀다. 외야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던 김준완이 좋은 선구안으로 테이블세터의 진면모인 높은 출루율을 보인 것과 확실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성욱은 점점 경기 감각을 익히면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 시작했다. 6월 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고 그 경기에서 바로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상대 투수는 롯데의 에이스 린드블럼. 경기를 뒤집는 역전포과 쐐기포였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타율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6월 중순, SK와의 경기에서 8회 초 역전 3점포를 뽑아내며 클러치 상황에서의 한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월 31일 LG와의 경기에서는 자신의 첫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며 승부조작과 관련해 가라앉을 수도 있었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한 몫 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성욱은 지난 시즌 9개의 결승타를 때려냈고 15홈런 중 무려 11번이 3점차 이내의 상황에서 나왔다 (선취 홈런 제외). 결정적으로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 1대1의 팽팽한 상황에서 역전 투런을 쳐낸 모습은 큰 경기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김성욱의 대범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김성욱의 면모 때문에 NC의 최고 영양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김성욱의 2016 시즌이 성공적이었다는 반증은 곧바로 연봉 인상이라는 부분에서 드러났다. 지난해보다 82%가 인상된 1억원의 연봉에 도장을 찍으며 생애 첫 억대 연봉을 받게 되었다.

지난 10일 이호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전역한 권희동과 장타력을 갖춘 김성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며 김성욱의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어느덧 NC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순을 밟고 있는 김성욱. 코칭 스태프의 꾸준한 믿음과 지금과 같은 실력, 그리고 노력이 더해진다면 나성범과 박민우를 잇는 마산의 3번째 '아이돌'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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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청춘스포츠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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