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해 2017년이 밝으면서, 이제 동계스포츠 축제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도 어느덧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로서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이자 동계올림픽으로는 최초가 되는 올림픽이다. 평창에서 태극기를 달고 빙판 위를 달릴 평창의 얼굴들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그 두 번째는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피겨스케이팅이다. [편집자말]

지난 세 번의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의 또 다른 메달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은 스피드스케이팅계의 경사였다. 모태범, 이승훈(이상 대한항공), 이상화(스포츠토토) 이른 바 '빙속 3총사'들의 활약으로 무려 세 개의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

그 가운데 이상화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이상화는 2010년을 기점으로 세계 단거리 빙속계를 주름잡는 여제였다. 세계신기록과 트랙레코드를 수시로 갈아치웠고, 초반 100m 구간은 물론 마지막 코너를 빠진 뒤 막판 스퍼트까지 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모두가 인정한 '빙속여제'는 이제 자신의 마지막 목표인 올림픽 3연패를 향해 뛴다.
 

평창 3연패, 이상화의 마지막 목표이자 소망

이상화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1000분의 1초 차이로도 승부가 갈릴 수 있는 단거리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는 그야말로 다신 없을 기록이다. 이상화는 고질적인 무릎부상에도 두 번의 동계올림픽에서 최정상 자리를 수성했다. 벤쿠버에선 당시 경쟁자였던 예니 울프와 치열한 접전을 펼쳐 짜릿하게 우승했다면, 소치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로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를 펼쳤다.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홈에서 열린다. 홈에서 자국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꼭 한 번 경기를 펼쳐 보이고 싶다한 이상화에게 평창 올림픽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그녀에게 올 시즌 최대 과제는 바로 평창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 테스트 이벤트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17 세계 종목별 선수권 대회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에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소치 동계올림픽 직전에 있었던 2013년의 같은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상화에게 이 대회는 여러모로 좋은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는 대회임에 분명하다. 평창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열리는 대회이고,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빙질과 분위기 등 여러 부분을 사전에 몸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다.
  
올림픽 3연패는 이상화에게 마지막 목표이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역사상에도 올림픽 3연패를 이룬 경우는 단 한 차례(미국, 보니 블레어)일 정도로 드문 일이다. 또한 보니 블레어는 세 번의 올림픽이 4년 간격으로 열리지 않았다. 4년, 2년 간격(1988, 1992, 1994)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이상화가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역사상 최초로 4년 간격의 올림픽을 세 번이나 제패한 선수가 된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이상화는 다가오는 종목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1년 앞두고 찾아온 시련 넘어야 평창 보인다

이상화는 올림픽까지 단 1년 앞둔 올 시즌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대회에서 정상에 자리에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소 이상화의 레이스에서 볼 수 있었떤 막판 스퍼트가 보이지 않았고, 코너 진입 도중 예상치 못한 실수도 등장했다. 여기에 감기몸살로 인해 컨디션까지 저하되면서 이상화에겐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에 대해 조급해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렸던 제43회 전국남녀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 및 제71회 전국남녀 종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500m 우승을 차지한 뒤, 이상화는 "쫓기는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것 같다. 부담이 컸는데 앞으로는 여유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상화는 지난 4차 월드컵을 마친 직후 인터뷰에서 "경기를 하기 위한 3박자가 맞지 않았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라고 패인을 짚었다. 그녀는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상화는 "항상 정상에 있을 수도 없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같이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창 올림픽까지 남은 1년은 여러 대회 출전 보다는 큰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시즌 남은 두 개 대회(종목별 세계선수권, 동계아시안게임)는 그간의 아쉬움을 털고 일어날 전환점이 될 것이다.
 
비록 이상화가 만족스럽지 못한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오랜기간 동안 무릎 부상을 참아내고 계속해서 정상에 섰기 때문이다. 최근 수술을 해야 할 만큼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평창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결국 재활로 최대한 버티는 쪽을 택했다.
 
이상화에게 평창은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 순간 명예롭게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는 이젠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은 이상화에게 있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올림픽 금메달을 두 개나 거머쥔 빙속여제. 평창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웃기를 그녀도 그리고 모든 사람들도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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