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마무리투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대표팀 합류가 확정되면서 제 4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준비에 가속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많이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최종 합류 가능성이 낮아진 해외파 야수들(김현수, 추신수 등)에 대한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어떻게 경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의 여부이다.

김현수와 추신수의 공백, 구단의 영향이 컸다

결국 야수진 구성에 변동이 생겼다. 그 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컨택 능력으로 상위 타선에서 힘을 보탰던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결국 11일 김인식 대표팀 감독에게 연락을 통하여 WBC 참가가 어렵다는 뜻을 알려왔다.

김현수의 경우 몸은 건강하다. 그러나 오리올스 구단에서 그의 출전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김현수 자신도 팀에서의 입지가 확고하지는 않다. 지난 시즌 스프링 캠프에서의 부진으로 인하여 개막전을 벤치에서 시작했고, 이후에도 왼손 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우는 입지가 확고하다. 레인저스에서 최상위권 고액 연봉 선수로서 코너 외야수 한 자리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자리였다. 추신수가 건강했던 2015년, 비록 첫 달은 타율이 0.096이었지만, 이후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팀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레인저스 첫 해였던 2014년 워낙 팀 동료들이 부상자가 많았던 탓에 팔꿈치 통증과 발목 통증을 안고 시즌을 치러야 했다. 아픈 몸으로 뛰는 까닭에 외야수보다 지명타자로 나오는 날이 많았으며, 그마저도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며 팀 성적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들 중 꼴찌였다.

세 번째 해였던 2016년에는 운이 없었다. 공을 맞아 종아리와 팔뚝을 다쳐 팔뚝은 철심과 금속판을 박는 수술까지 받았다. 종아리 부상 당시에는 복귀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또 부상자 명단에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레인저스는 추신수의 몸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스프링 캠프 기간에 WBC가 열리는 까닭에 혹시나 WBC에서 또 다른 부상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이다. 겉으로는 부상방지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팀내 고액 연봉 선수가 WBC에 참가하지 않고 부상 없이 건강한 시즌을 준비하길 바라고 있는 모양이다.

일단 이 문제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에서도 구단의 요청에 항의를 한 상황이고, 최종적으로  20일에 결정이 날 전망이다. 이 문제를 놓고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부상방지위원회, 레인저스 구단 요청 내용 그리고 선수 노조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결단이 날 것이다.

다만 추신수도 참가 가능성이 낮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에만 부상자 명단을 무려 4번(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팔뚝)이나 갔다 왔다. 때문에 부상방지위원회의 의견이 공개되는 시점에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 해외파의 공백, 대체 유력한 선수는?

결국 외야수 자리는 2명이 빈다고 봐야한다. 현재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로는 가나다 순으로 나성범(NC 다이노스), 박건우(두산 베어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유한준(kt 위즈) 이렇게 5명이다.

이들 중 대체 선수 합류가 가장 유력한 선수는 손아섭이다. 2013년 제 3회 WBC부터 출전하여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2015년 프리미어 12에 각각 출전했다. 이 중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에 기여했고, 프리미어 12에서도 초대 대회 우승에 기여했다.

이 3개의 대회에서 손아섭은 14경기에 출전했고, 32타수 11안타 6타점에 타율 0.344로 맹활약했다. 프리미어 12 전후로 있었던 포스팅 시스템 도전도 비록 무응찰로 끝났지만 동기 부여에 큰 요소가 됐다. 지난 시즌 롯데에서도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여 186안타 16홈런 81타점 42도루 등으로 0.323 타율에 OPS도 0.886의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나성범 역시 유력한 대체 선수이다. 나성범도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소속 팀 NC에서도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177안타 22홈런 113타점으로 타율 0.309에 OPS 0.885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다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최종 엔트리 합류가 어려웠던 것이다.

나머지 3명 박건우와 박해민 그리고 유한준의 경우 각자 KBO리그 소속 팀에서는 실력이 검증됐다. 다만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없을 뿐인데, 차후 대표팀 세대 교체 차원에서 선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선발 여부는 다른 포지션에서 발생하는 약점을 보완하는 차원으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외야수 라인업을 보면 민병헌을 제외하면 확실한 오른손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건우나 유한준 등의 오른손 타자가 선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들 중 박해민은 수비력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2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기동력을 활용한 각종 작전에도 활용될 수 있어 대주자 요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오승환처럼 예비 엔트리에 들지 못해도 선발될 수는 있는데, 이렇게 범위를 넓히면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재환(두산 베어스)도 있다. 다만 김재환은 2011년 야구 월드컵 출전 당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의 전력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빨리 끌어 올려야 하는 경기력, 평가전도 준비됐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WBC는 세계의 각 리그가 스프링 캠프를 진행하는 동안 열린다. 스프링 캠프는 본래 정규 시즌 준비를 위해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가는 시간인데, 이 시기에 열리는 WBC에 참가하려면 스프링 캠프를 시작할 때 이미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로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이에 대표팀에서는 다른 나라 대표팀과의 평가전 일정도 잡아놨다. 2월 25일과 26일에는 아마추어 야구의 최강이라 불리었던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며, 2월 28일에는 호주와 평가전을 치른다. 장소는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 돔이다.

쿠바와 호주의 대표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 의미는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대표팀 훈련의 성과를 점검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의미는 WBC B조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도쿄로 가는 쿠바와 호주 대표팀을 미리 만난다는 것이다.

고척 스카이 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 A조 경기를 끝내고, 여기서 2위 안에 들면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A조와 B조는 2라운드 경기를 B조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 돔에서 진행하게 된다. 비록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지는 않지만, B조의 다른 대표팀들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2라운드도 미리 준비하는 셈이다.

쿠바의 경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상대한 적은 있지만, WBC에서는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1회와 2회 떄에는 대한민국과 쿠바 대표팀 모두 4강전에 진출했지만 각각 다른 경기를 치렀고, 승패도 엇갈렸다. 3회 때 도쿄 돔에서 만날 수도 있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이 타이중 참사를 맞이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

다만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적은 4경기가 있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 전에 2경기를 치렀으며, 프리미어 12 대회를 치르기 전에도 2경기를 치렀다. 특히 2015년에는 고척 스카이 돔의 개장 기념으로 2경기를 치렀으며, 이번에 계획한 평가전 2경기도 고척 스카이 돔에서 치르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진다.

호주와는 제 3회 WBC에서 만났다. 당시 호주는 WBC 본선에 처음 출전했고, 1라운드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6-0 대승을 거둔 적이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당시 네덜란드에게 대패를 당하는 바람에 호주와의 경기에서 다득점은 의미가 없이 탈락하고 말았다(타이중 참사).

다른 국가 대표팀과의 공식 평가전 이외에도 오키나와 훈련을 치르면서 연습경기도 치른다. 연습 경기 상대로는 NPB 구단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예정되어 있다. KBO리그 팀을 상대로도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 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쿠바와 호주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다음에도 실전 연습은 또 있다. WBC 공식 시범경기가 고척 스카이 돔에서 열리는데, 이 때는 경찰청 야구단과 상무 피닉스를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고척 스카이 돔에서 열리는 총 5경기는 추후 티켓 예매 안내가 예정되어 있어 일반 관중들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현재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은 11일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예비소집을 치렀다. 대표팀 예비소집이 있기 전 지난 12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들을 만났는데, 이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한 자기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김광헌(SK 와이번스)과 이용찬(두산 베어스) 등 부상자가 발생하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으면서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들이 다수 이탈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이탈 선수가 나올 경우 대표팀은 대회가 시작할 때까지 난항을 거듭할 수 있다.

다행히 소속 팀과의 문제가 생긴 해외파 선수들을 제외하면 다른 문제들로 추가 이탈하는 선수는 그 이후로 나오지 않고 있다. 대표팀 엔트리 중 유일한 현역 군인 신분인 이대은(경찰청)은 12일 충청남도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여 4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경찰청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WBC 본선을 위한 평가전 일정도 잡은 상황에서 이제 대표팀 운영에 있어 남은 문제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대표팀이 다양한 문제들을 깔끔하게 해결하고 본격적인 훈련을 위해 오키나와로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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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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