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의 포스터. 확장판으로 국내 재개봉한다. 확장판이 스크린에 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의 포스터. 확장판으로 국내 재개봉한다. 확장판이 스크린에 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뉴라인시네마


주로 <데드 얼라이브> <고무인간의 최후> 같은 B급 무비를 만들던 '피터 잭슨'을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1편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가 약 15년 만인 오는 11일 확장판으로 재개봉한다. (국내 첫 개봉은 2001년 12월 31일, 확장판 재개봉은 2017년 1월 11일이었다) 확장판은 사실 이미 2002년에 DVD로 선보인 바 있으며 블루레이로도 출시되었는데,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3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2001년 12월에 개봉한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는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했었다. 우선 북미에선 개봉 첫 주에만 7512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북미에서 총 3억 1554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기록했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기록은 8억7153만 달러였으며, 우리나라에선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138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던 작품이다.

영화는 영미 판타지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존로날드 로웰 톨킨(1892∼1973)이 12년간에 걸쳐 집필해 1954년 발표한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피터 잭슨 감독은 영화에 맞춰 훌륭하게 변주하며 작품성에서도 크게 인정받았다. 28회 새턴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판타지 상(피터 잭슨) 그리고 남우조연상(이안 맥켈런)등 수상했으며, 13회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무려 13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4개 부문(분장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촬영상)을 수상했었다.

뛰어난 시각 효과, 전설로 남을 판타지 영화계 걸작

 중간계에 아직 남아 있는 요정들의 도시 리븐델.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중간계에 아직 남아 있는 요정들의 도시 리븐델. 영화는 뛰어난 영상미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 뉴라인시네마


사악한 '사우론'이 절대 악의 힘으로 만든 '절대 반지'가 암흑의 시간을 보내고 3000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절대 반지는 평화를 사랑하며 키가 작은 종족 '호빗' 빌보 배긴스가 수십 년간 보관해왔는데, 그는 111살 생일날 조카 프로도 배긴스(일라이저 우드)에게 절대 반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사우론이 절대 반지를 노르고 있음을 알게 된 중간계는 그 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프로도를 필두로 마법사 '간달프'(이안 맥컬런), 엘프의 '레골라스'(올랜드 블룸), 드워프 '김리', 인간계 전사 아라곤(비고 모르텐슨)등과 '반지 원정대'를 결성하여 반지를 들고 불의 산으로 향한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 통칭해서 '미들어스'(중간계)시리즈의 세계관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중간계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투여할 수밖에 없다. 긴 상영시간까지 맞물려 대규모 전투장면이 등장하기 전까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단순한 선악 구조를 가진 스토리이기에 그 약점이 더 부각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과 절대 반지를 둘러싼 다양한 갈등의 구조를 보여주며 약점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다.

마법사는 물론 호빗, 인간, 엘프(요정)까지 절대 반지 앞에서 욕심을 드러내는데, 영화는 결국 선과 악은 욕망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이 말해주듯 미니어처와 뛰어난 CG가 활용된 거대한 영상미가 일품이다. 특히 드워프들이 만들어낸 웅장한 '모리아 광산'과 반지 원정대가 작은 배를 타고 강을 따라갈 때 마주한 거대한 동상은 영화의 장엄함과 매우 잘 어울린다. 또한, 연신 눈을 황홀하게 만드는 뉴질랜드의 절경까지 CG와 잘 배합하며 좋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판타지 액션물답게 액션 또한 인상 깊다. 특히 모리아 광산에서 반지원정대가 트롤, 오크, 고블린등을 상대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되어 뛰어난 현장감을 전달하고 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보다 선명하고 깨끗하게

확장판은 228분(제작진 소개 자막이 26분이 넘는다는 건 함정이지만...)으로 기존 극장판보다 무려 약 50분이 추가되었는데, 극장판과 확장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빌보 배긴스의 등장과 오프닝이다. 오프닝에선 프롤로그에 이어 빌보 배긴스에 의한 호빗들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는데, 그들이 사는 '샤이어'가 따스한 색감으로 경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긴 여정을 함께한 프로도와 샘. 샘의 본래 직업은 '정원사'이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확장판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긴 여정을 함께한 프로도와 샘. 샘의 본래 직업은 '정원사'이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확장판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뉴라인시네마


특히 오프닝에선 원래 직업이 정원사인 '샘'이 정원일을 하는 장면이 유일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아라곤이 '리븐델'에 있는 어머니의 묘지에서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 '갈라드리엘'이 반지의 원정대에게 선물을 주는 장면, 프로도가 입은 미스릴 조끼에 대한 추가 설명 그리고 스미골에 대한 언급이 2편보다 앞당겨졌다.

이 밖에 삭제되었던 전투장면과 다양한 복선들 그리고 내러티브를 좀 더 단단하게 해주는 장면들이 다수 추가되었다. 이전에 개봉된 버전에 비해 추가된 장면들을 알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확장판은 단순히 확장만 한 것이 아니다. 일부 대사와 장면들이 기존 극장판과 다른 것들로 대체되기도 했다. 물론 비교해서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내용뿐 아니라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친 터라 15년 전 보다 훨씬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으며, 첫 극장판에서의 초기 원형에서 보완된 골롬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호빗 엑스트라 중에는 피터 잭슨의 삼촌과 두 아이가 출연하기도 했다. 빌보 배긴스의 집에 걸려있는 양친의 그림은 피터 잭슨과 각본가 프랜 윌시를 닮아있다. 재미난 건 '반지 원정대'가 설산을 넘을 때 날리는 '눈'은 사실 쌀과 스티로폼을 이용해 촬연한 것이다. 이 영화는 단역을 제외하고 사실상 '올랜드 블룸'의 데뷔작인데 그는 연기학교 졸업을 이틀 앞두고 레골라스 역할을 시작했다고 한다.

2편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은 18일에 3편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25일 각각 확장판으로 재개봉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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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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