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전 두산은 김현수의 이탈과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 불투명 등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박석민을 FA로 영입한 NC가 우승 후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은 왕조를 구축했다.

NC라는 막강한 대항마가 등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두산이 사실상 1강 체제로 독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KIA, LG, 넥센 등 중상위권 팀들의 견제가 있음에도 두산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갖춘 팀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전력으로만 봤을 때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 그것이 시즌 개막 이후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는 없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을 위해선 어떤 변수를 생각하고 또 그에 대해선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두산 선수단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하지만 변수는 늘 있기 마련이다.

▲ 두산 선수단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하지만 변수는 늘 있기 마련이다. ⓒ 두산 베어스


WBC, 그리고 풀타임 시즌

가장 큰 변수는 역시 WBC다. 민병헌, 허경민, 양의지, 김재호, 장원준, 이현승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상황에 따라서 유희관도 승선할 가능성이 있다. 재작년 프리미어12의 경우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개최됐기 때문에 이듬해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큰 문제가 없었다.

반면 WBC는 3월에 개최된다. 다시 말해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 WBC가 치러지고 대회가 끝나면 곧바로 선수들은 시즌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휴식을 취할 시간이 많지 않아 체력적인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많은 두산으로선 걱정이 더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체력 안배를 위해 효율적인 선수 기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백업 선수들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불안 요인이 WBC만은 아니다.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뛰었던 박건우, 김재환의 지속적인 활약 여부와 야수들의 잔부상이 걱정이다. 특히 두산은 지난 시즌 7월 한 달 동안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며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민병헌은 허리가 안 좋았고 박건우는 무릎 통증 때문에 고생했다. 이외에도 전경기에 출장한 허경민도 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조금은 지친 모습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과 장기 레이스나 다름이 없는 정규시즌에선 체력 관리는 필수다. 순위에 관계없이 모든 팀들이 한 시즌을 소화하면서 체력 안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두산도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위해선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을 알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 부상과 체력 저하 문제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 이제는 한국시리즈 3연패 도전에 나섰다.

▲ 두산 김태형 감독 이제는 한국시리즈 3연패 도전에 나섰다. ⓒ 두산 베어스


5선발과 계투진 그 사이

지난 시즌 두산이 직접 증명한 것처럼 4선발까지 완벽하게 구축하면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그러나 '판타스틱 4'라고 불릴 만큼 막강한 선발진을 선보인 두산도 끝내 5선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여러 명의 후보들이 경쟁을 펼쳤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현재도 어떤 투수가 5선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허준혁이 군입대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안규영, 이현호, 고원준 등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 판타스틱 4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땐 대체 자원이 필요한 만큼 이들의 비중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매년 불안한 계투진은 두산의 큰 화두였으나 지난 두 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면서 계투진이 발목을 잡는 일은 없었다. 심지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선 엔트리에 포함되고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투수도 있었던 만큼 마운드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발진이다.

하지만 '왕조'라는 이름에 걸맞는 완벽한 마운드를 위해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초 NC에게 잠시 선두 자리를 내줬을 당시 투-타 밸런스의 붕괴와 함께 믿었던 계투진도 정재훈의 부상과 이현승의 부진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필승조도 문제였고 추격조도 문제였다. 5월과 6월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면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김태형 감독은 내심 확실한 5선발과 안정적인 불펜 운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화수분 야구를 자랑하는 두산이라 하더라도 고민거리는 존재한다. 야수 쪽에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 및 잔부상, 투수 쪽에서는 5선발 경쟁과 안정적인 계투진 운영이라는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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