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 2014년 10월, KIA 타이거즈는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음에도 드라마틱한 가을을 보냈다. 감독 선임과 관련해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 종료 뒤 KIA는 3년 임기가 만료된 선동열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2012시즌부터 5위, 8위, 8위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그 어떤 희망도 주지 못한 선동열 감독과의 재계약에 대해, KIA 팬들의 반발은 거셌다.

이후 안치홍의 군 입대를 둘러싼 임의 탈퇴 논란까지 불거지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선동열 감독은 결국 자진 사퇴하고 만다. 그리고 KIA는 김기태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KIA 김기태 감독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는 감독 임기 첫 해인 2015년에는 7위(67승 77패)에 그쳤지만 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티켓을 놓고 SK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2년차인 올시즌에는 5위(70승 1무 73패)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LG 트윈스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다. 비록 2차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KIA 선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는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KIA는 올 스토브리그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뒀다. FA 야수 최대어인 최형우를 4년 100억 원의 역대 최고액으로 영입했고 내부 FA 양현종과 나지완을 잔류시켰다. 15승의 외국인 투수 헥터와의 재계약도 성사시켰다. 외국인 1루수로서는 공수에서 미흡했던 필과 이별하고 외야수 버나디나를, 10승을 거뒀지만 투구 내용이 불만스러웠던 지크 대신 좌완 팻 딘을 영입해 외국인 선수 구성도 공격적으로 완료했다.

 FA 최대어 최형우 영입을 포함 내부 FA 나지완, 양현종 모두 잔류시킨 KIA 구단

FA 최대어 최형우 영입을 포함 내부 FA 나지완, 양현종 모두 잔류시킨 KIA 구단 ⓒ KIA 타이거즈


시선은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김기태 감독에 쏠린다. 공격적 투자로 리그 상위권 전력을 갖춘 KIA를 이끌게 된 김기태 감독이 내년 시즌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그리고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말이다.

1~3선발과 중심 타선만 놓고 보면 KIA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내외야 야수진 또한 꽉 들어차 약점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불펜과 포수는 아킬레스건이다. 두 부문은 2016년에도 KIA의 약점이었지만 스토브리그에서 특별한 보강은 없었다. 내부 육성이 절실하다.

 2016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KIA 불펜 투수들.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KIA 불펜 투수들.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지난 2년 간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동행'을 강조해왔다. 베테랑의 경험을 존중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KIA의 팀 분위기는 2년 전과 천양지차로 달라졌으면 선수들과의 유대감은 그 끈끈함이 외부에서도 느껴질 정도다.

이처럼 선수단 매니저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김기태 감독이었지만 실제 경기에서의 선수 기용이나 작전 구사는 의문 부호를 남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종잡을 수 없는 파격을 자주 택했지만 상대팀의 허를 찌르기보다 오히려 팀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었다. 경기 도중 야수 교체가 지나치게 빠르고 많은 것도 종종 독이 됐다.

 과도한 경기 개입으로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김기태 감독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나는 KIA 자동차'편)

과도한 경기 개입으로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김기태 감독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나는 KIA 자동차'편)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불펜 운영은 한 이닝에 여러 명의 투수를 쏟아 붓곤 했다. 그러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는 던질 투수가 없을 때도 있었다. '혹사 전문가'로 불리는 모 감독의 상식 밖 불펜 운용에 가려 크게 주목받진 못했지만 특유의 '이닝 쪼개기'는 특정 불펜투수 혹사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사이드암 박준표(경찰청 입대)는 8월 한 달 동안 3일 연투 두 차례, 4일 연투 한 차례를 포함해 도합 17경기에 등판하는 혹사를 당하기도 했다.  

2017시즌 KIA가 받아들 성적표는 김기태 감독의 재계약 여부와 직결될 전망이다. 구단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만큼 2016시즌과 같이 포스트시즌에 턱걸이 진출하는 것으로는 만족하긴 어렵다. 최소한 그 이상의 성과를 보여야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김기태 감독 본인이 의외의 선택을 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1년 후 이맘 때 KIA와 김기태 감독이 새로운 동행을 시작하고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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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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