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남다른 비시즌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형 선수들을 연이어 데려오더니, 지난 시즌 K리그 MVP인 정조국을 영입하며 방점을 찍었다. 이어 구단의 새로운 엠블럼을 발표하여 마케팅에도 큰 힘을 쏟았다.
지난 23일 오전에는 다음 시즌 홈경기장, 티켓 가격, 시즌권 판매 계획까지 발표하며 발 빠른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그러나 다름 아닌 그들의 홈경기장과 티켓 가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강원이 선택한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과 티켓 가격 제도가 타 팀에 대한 예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강원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 선택은 옳았을까, 이들에 대한 비판은 올바른 비판일까? 우선 분명히 강조하자면 이들이 선택한 티켓 제도는 양면성을 가졌다.

강원은 지난 시즌까지 주 경기장으로 이용한 강릉 종합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강릉 종합 운동장이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보안 시설로 지정되면서 경기장 사용에 제한이 생긴 것이다. 이에 다음 시즌 홈경기장으로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을 선택했다. 올 한 해 평창에서 펼쳐진 경기는 상당히 성공적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강원FC의 프런트는 이상적인 선택을 택했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이 된 이유는 평창 경기장의 접근성 탓이다. 알펜시아는 대중교통을 비롯한 교통 편이 부족하여 불편함이 적지 않다. 그리고 시내 부근과는 동떨어진 지점에 위치했기 때문에 부대시설이 적다.
한편 티켓의 가격과 티켓 제도 역시도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강원은 원정 팀의 수준에 따라 가격의 등급을 나누었고, 경기장을 세분화시켜 가격을 정했다. 가격은 최소 9000 원에서 5만 원에 달한다. 이는 현재까지 한국 K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가격에 해당한다. 분명 강원의 선택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2017 강원의 시즌 티켓은 예약이 시작되었다

2017 강원의 시즌 티켓은 예약이 시작되었다 ⓒ 강원FC 공식 홈페이지


긍정적인 시선 : 강원FC의 도전은 참신한 시도, 지켜볼 가치가 있다

일각에서는 강원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주장되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강원의 도전을 참신한 시도로 받아들인다. 강원FC는 현재 해외 축구리그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팬 문화와 티켓 문화를 갖고 있는 K리그에 신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새로운 도전 없이는 저가 입장료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그들은 리그의 평균적인 입장료가 늘어 입장료 문화를 제대로 확립하길 원하고 있다.

또, 확실한 팬층을 확립하는 데 유리한 면을 가진다. 타 원정 클럽의 팬들은 평창 원정이 상당히 까다롭겠으나, 홈 팀의 입장에서는 시즌권을 소유한 팬들을 선두로 상당한 팬층을 확립할 수 있다. 23일부터 내달 6일까지 1차 예약 판매 기간의 시즌권 구매자는 무려 70%를 할인해준다. 실제로 G1 좌석의 성인 시즌권은 정가가 800,000원을 뛰어넘지만, 1차 예약 판매 기간에는 260,0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강원의 다음 시즌 시즌권은 지정석으로 운영된다. 이는 외국의 관중 문화를 크게 수용한 결과다. 확실한 지정석을 운영하고, 우선적으로 예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 제도는 외국에서도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바가 있다. 강원은 이를 한국에 맞게 시행하면서 새로운 팬 문화와 입장료 문화를 만들어 갈 기회를 얻었다.
 강원 응원하는 팬들

강원 응원하는 팬들 ⓒ 강원 FC 공식 페이스북


홈 팬들은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에 대해서도 큰 거부감이 없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평창 경기장을 경험했고, 강원FC가 사용할 수 있는 경기장 중 좌석이 그라운드와 가장 가깝다. 게다가 멋있는 외관과 깔끔한 시설까지, 경기장 자체는 축구를 관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단지 앞서 언급했던 부대시설과 교통 편이 불편할 뿐이다.

물론 강원 프런트는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불편함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런 지원이 아깝다고 생각된다면 그들은 평창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할 자격이 없다. 자신들의 이익은 입장권으로 크게 챙기면서도, 그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가 불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홈구장을 변경해야 한다.

강원의 도전은 상당히 흥미롭다. 시·도민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이색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그들은 영입전이 아닌 마케팅에서도 특별한 도전에 나섰다. 이것이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한국 축구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시선 : 강원은 시기상조, 타 팀에 대한 배려가 없다

홈 팬들보다는 원정 팬들의 비판이 강하다. 크게는 세 가지로 나누어 불만을 제기했다. 우선 첫 번째로는 역시 평창 원정에 대한 불편함을 강하게 어필한다. 강릉의 경우에는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약 10분이면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다. 또한 원주와 춘천은 영서 지방이므로 원정을 다니기에 편한 위치다. 그러나 평창은 애매한 위치에 있으며, 시내에서도 꽤나 떨어진 곳인 알펜시아에서 경기를 펼친다. 이는 원정 팬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티켓 비용을 문제 삼았다. 웬만한 경기장 티켓은 1만5000원 이내에서 해결이 가능하지만, 강원의 경우에는 최대 3만 원, 최소 2만 원에 입장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교통 편으로 원정을 떠났는데 입장료까지 비싸다. 당연히 부담스럽다.
 경기 준비하는 강원FC

경기 준비하는 강원FC ⓒ 강원 FC 공식 페이스북


세 번째로는 강원이 상대하는 클럽의 수준에 따라 다른 입장료를 받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예를 들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컵 대회를 우승한 전북과 서울, 수원은 A등급으로 분류하며 원정석 가격으로 3만 원을 받는다. B 등급으로 분류되는 울산, 인천, 포항, 제주, 광주, 전남, 대구의 경우에는 2만 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C 등급인 상주는 2만 원을 받는다.

타 클럽의 서포터 입장에서는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도 생긴다. 그들은 강원 마케팅의 좋은 취지는 잘 이해하겠으나, 타 클럽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는 강원이 아직 가격을 올리기에는 이른, 시기 상조라는 주장이다. 폭풍 영입을 통해 팀의 시장 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티켓의 가격을 높이기에는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원을 응원하는 서포터의 입장이 아닌, 가끔 주말 나들이로 축구를 즐기러 가던 이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비싼 가격은 한 시즌에 한두 번씩 가던 이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에 비해 대폭 향상되었기에 가격에 대한 거부감도 생긴다.

강원은 대체적으로 고정 팬층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주주에게는 반값 할인이라는 혜택을 제공하면서 확실한 대우를 해주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다. 반면 기존 팬층에 새로운 팬층을 유입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도 비싼 가격에 많은 이들이 관람을 포기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들은 전부 추측에 그친다. 폭풍 영입을 보여준 강원이 인상적인 경기력까지 보여준다면 훨씬 성공적으로 팬층을 확보하고, 비싼 가격의 입장료를 받으며 클럽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시즌의 조태룡 사장은 은 부임과 동시에 '두 마리의 토끼'를 강조했다. 마케팅은 물론, 성적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이는 결국 승격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음 시즌도 그는 '두 마리의 토끼'를 노린다. '모 아니면 도'의 도박을 시도하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강원FC의 신바람,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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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티켓 입장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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