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한국 시각) 왓포드는 홈구장 비커리지 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에버튼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흥미로운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왓포드가 제출한 선발 명단에는 단 한 나라도 같은 국적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11명의 선발 선수들이 저마다 다른 국적을 가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영국 공영언론 'BBC'는 자사의 SNS 계정인 'BBC SPORTS'를 통해 해당 경기에 선발 출전한 왓포드 선수들이 모두 다른 국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런 진풍경은 매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여 말했다.

 왓포드의 11개국 선발 라인업

왓포드의 11개국 선발 라인업 ⓒ 왓포드 인스타그램 / 그래픽 = 어마루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만 다른 국적을 가진 것이 아니었다. 에버튼전에 이름을 올린 총 18명의 왓포드 선수들은 서로 다른 15개국(브라질, 우루과이, 오스트리아, 그리스, 콜롬비아, 프랑스, 스위스, 알제리, 모로코, 잉글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벨기에, 루마니아)에 적을 두고 있었다. 이 가운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트로이 디니를 포함해 벤치에 대기하던 벤 왓슨과 제롬 싱클레어가 잉글랜드 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함께 벤치에 대기 중이던 아이작 석세스와 오디온 이갈로는 나이지리아 국적이었다.

11개의 다른 국적으로 이루어진 왓포드의 기념비적인 스쿼드는 정규 시간 종료를 9분 앞둔 후반 36분까지 이어졌다. 후반 16분 아들렌 게디우라(알제리)가 필드를 빠져나왔지만, 왓포드의 유일한 네덜란드 출신 다릴 얀마트가 투입되면서 11개국 스쿼드는 계속 유지되었다.

보기 힘든 11개국 스쿼드는 이 경기에서 동점 골과 추가 골을 성공시킨 스테판 오카카(이탈리아)가 벤 왓슨(잉글랜드)과 교체되면서 끝을 맺었다. 만에 하나 발테르 마차리 왓포드 감독이 벤 왓슨을 대신해 아이작 석세스나 오디온 이갈로(이하 나이지리아)를 투입했다면, 후반 추가 시간에 이루어진 후안 카밀로 수니가(콜롬비아)와 크리스티앙 카바셀레(벨기에)의 교체까지 맞물려 92분 동안 필드에 있던 11명의 왓포드 선수가 모두 국적이 다른 진귀한 장면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다.

선발 선수 11명을 모두 다른 국적으로 출전시킨 첫 번째 기록은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가지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2010-11시즌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른 프리미어 리그 21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에서 11개국으로 구성된 선발 라인업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7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펼쳐진 US 팔레르모와 SS 라치오의 경기에서도 후반 45분 동안 팔레르모가 11개국으로 구성된 스쿼드를 운용한 바 있다.

역사 속의 순서와는 무관하게, 왓포드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 가장 많은 국적의 선수를 보유한 클럽으로 이름을 올렸다. 28명으로 구성된 왓포드 1군 명단에는 총 21개국(15라운드 선발 및 교체 선수 명단에 포함된 15개국 +자메이카, 아일랜드, 에콰도르, 북아일랜드,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에 적을 둔 선수들이 포함되었다. 직전 시즌인 2015-16시즌에도 왓포드는 18개국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단을 꾸려 같은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제바스티안 프뢰들의 역전 골로 승기를 잡은 마차리 감독은 오카카의 추가 골 이후 벤 왓슨을 투입해 점유율 확보를 꾀했고, 11개국 스쿼드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왓슨을 투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왓포드는 로멜루 루카쿠에게 만회 골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최종 점수 3-2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

또한, 왓포드가 에버튼을 상대로 거둔 이번 승리는 각별한 의미를 가졌다. 지난 1987년 이후 단 한 번도 머지사이드 클럽을 상대로 왓포드가 승리를 거두지 못하다가, 29년 만에 거둔 역사적 승리이기 때문이다.

왓포드는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이 첼시를 상대로 승점 확보에 실패하면서, 리그 11위에서 7위까지 네 계단 올라섰다.

※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클럽을 구성한 선수들의 국적 ※

1. 왓포드 - 21개국
2. AFC 선덜랜드 - 16개국
3. 레스터 시티 - 15개국
4. 리버풀, 사우샘프턴, 스토크시티, 스완지시티, 웨스트햄 - 14개국
5. 아스널 - 13개국
6. 맨유, 맨시티, 에버튼, 미들즈브러 - 12개국
7. 토트넘, 본머스, 크리스탈 팰리스, 헐 시티 - 11개국
8. 첼시, 번리, 웨스트 브롬위치 앨비언 - 10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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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어마루 기자
왓포드 국적 해외축구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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