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리옹의 폭격기 라카제트

명실상부한 리옹의 폭격기 라카제트 ⓒ 리옹 공식 홈페이지


보통 축구에서 2경기 당 한 골을 넣으면 공격수로서 제 몫을 다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리그가 38라운드씩을 치르는데, 최근에는 상대 수비수들의 강한 견제로 10골의 고지를 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 메시나 호날두가 경기 당 한 골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적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이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따라서 리그가 끝나고 20골 이상 넣은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으며 그 활약을 인정받는다.

한 시즌에 20골 이상을 넣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2년 연속 그 고지에 달성한 선수가 있다. 작년과 재작년 성적으로 보았을 때, 이름만 들어도 스타플레이어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하나같이 각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주포들이다. EPL에선 아구에로와 케인, 라리가는 호날두와 메시, 네이마르, 그리즈만까지 4명이나 된다. 분데스리가는 다른 리그보다 4경기를 덜 치른다는 제약이 있어서인지 2014-15 시즌엔 20골 이상 넣은 선수가 없었다. 이탈리아 역시 지난 시즌 이과인의 독보적인 활약을 제외하곤 전무했다.

기대에 못 미친 초반

이렇게 마무리되나 싶었지만 아직 프랑스가 남아있다. 그 주인공은 이브라히모비치나 카바니가 아닌 라카제트다. 실제로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시즌 38골을 넣으며 리그앙을 제패했지만 그 전 시즌에는 19골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라카제트는 그 해 28골로 득점왕에 오르더니 지난 시즌도 21골을 넣으며 리옹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도 아직 반 이상 일정이 남았는데 벌써 11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선보였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프랑스 축구는 리옹으로 통했다. 2001-02 시즌부터 2007-08 시즌까지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연속 우승의 역사를 새로 썼다. 당연히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꾸준히 출전했으며 특히 레알 마드리드만 만나면 우세한 모습을 보여줘 유명세를 떨쳤다.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에는 벤제마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20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갈락티코의 정책을 펼치던 레알 마드리드로 적을 옮겼다.

벤제마의 공백이 컸던 걸까. 결과적으로 리옹은 2007-08시즌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벤제마의 대안으로 심혈을 기울여 키운 선수가 바로 라카제트였다. 자연스럽게 제 2의 벤제마라고 불리며 등장하기 전부터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런 기대치가 어린 선수에게 과도한 부담감으로 작용했나보다. 2010년 5월 3일 오세르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첫 골은 10월에야 신고할 수 있었다. 이후 특급유망주보다는 그저 그런 선수로 인식되고 말았다.

화려한 부활과 전성기

2011-12시즌 29경기에 출전하여 5골, 다음 시즌엔 31경기에 나와 3골만을 기록했다. 어쩌면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었던 2013-14 시즌에 36경기 동안 15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자연스럽게 리옹의 순위도 올라갔고 팀 내 주득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는 다 알고 있듯이 탄탄대로를 걸었다. 28골로 생애 첫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다음 시즌 역시 21골을 넣고 제몫 이상을 해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이적시장이 열리면 아스날과 첼시를 필두로 여러 빅클럽과 연결되곤 했다.

라카제트는 공격수치곤 그리 큰 신장은 아니다. 175cm의 73kg으로 스트라이커뿐만 아니라 그 어느 포지션에 세워도 좋은 체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적 단점을 다른 부분으로 극복했다. 빠른 발과 반 박자 빠른 슈팅, 통쾌한 중거리 슛과 연계 능력까지. 또한 좌우 날개 포지션까지 소화가 가능할 정도로 다재다능함도 지녔다. 나이도 1991년생으로 어려 향후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공격수로 활약하기 충분하다. PK골이 다소 많다는 점과 기복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번 시즌엔 어느 정도 보완된 모습이다. 이러한 점을 더 개선한다면 제 2의 벤제마가 아닌 제 1의 라카제트로 인정받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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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카제트 리옹 리그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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