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패권을 잡았던 레스터 시티와 패권을 잡으려는 맨체스터 시티가 만난다. 두 팀 모두 승리가 간절하며 이번 경기를 꼭 잡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던 레스터 시티는 부진을 겪으며 16위까지 추락했다. 14경기를 치르는 사이 승리를 3승에 불과했고 승점도 13점에 그쳤다. 한편 맨체스터 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하기 위해 레스터 시티를 잡아야만 한다. 현재 9승 3무 2패를 기록하며 승점 30점으로 4위에 랭크돼있는 그들이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꾸준한 승점이 필요하다. 두 팀 모두 주중 챔피언스리그를 뛴 후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그 어떤 변수도 계산할 수 없는 가운데 어떤 결과가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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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의 맨체스터 시티는 팬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의 선수들은 단합된 조직력을 보였고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유형의 플레이들을 펼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6연승 후 토트넘을 만난 시티는 고초를 겪었다. 전반 초반부터 콜라로프가 자책골을 넣으며 사기를 떨구었고 쐐기골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는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한 이후 처음 맞이한 관문이었으며 팬들은 전술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답변이 돌아오기를 바랐다. 답변은 시원치 못 했다. 이어진 에버튼과 사우샘프턴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을 쌓는데 실패했다. 이후 웨스트 브롬위치전에서 4-0 대승을 거둔 바가 있으나 그다음 경기에서는 승격팀인 미들즈브러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당히 아쉬움이 남았던 경기다. 이때 놓친 승점들은 현재 시티가 4위에 머무르는데 크게 작용했다.

 득점 후 기쁨에 덮인 맨체스터 시티

득점 후 기쁨에 덮인 맨체스터 시티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페이스북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초반의 분위기를 되살리지 못하는 곤경에 빠져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번리를 2-1로 꺾었으나 상당한 불안감을 안겼고 실점까지 기록했다. 이어진 첼시 전에는 카운터 어택에 완벽히 당하면서 1-3 완패를 기록했다. 특히 첼시전에서의 맨시티는 수비적 불안감이 최고조 상태에 달했다. 콜라로프와 스톤스의 잦은 실수가 존재했고 선수들 간의 호흡이 불협화음을 냈다.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는 오타멘디가 디에고 코스타에게 완패했다. 뿐만 아니라 공격진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연계 플레이와 역습, 스피드 축구는 나름 잘 구사되었으나 마지막 마무리의 부재가 패배를 도왔다. 현재의 맨체스터 시티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자신의 자질을 인정받으려면 이번 위기를 기필코 벗어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레스터 시티를 잡고 가야 한다.

이번 레스터 시티전에는 지난 경기에서 퇴장당한 아구에로와 페르난지뉴, 경고 누적인 오타멘디가 출전할 수 없다. 올 시즌 선발 명단에만 46명의 선수들을 기용하며 큰 폭의 로테이션 체제 시스템을 보여준 과르디올라가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선수들을 기용할까. 아마도 맨시티의 선발 라인업은 과르디올라만이 알고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대체 선수들을 예측해보자. 아구에로의 위치에는 항상 백업 자원으로 활약해준 이헤나치오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블 볼란치에는 최근 올라온 폼을 보인 야야 투레와 일카이 귄도간이 예상된다. 또한 콜라로프가 센터백으로 위치를 옮겨 오타멘디의 공백을 메울 전망이다. 현재까지 맨시티는 킹 파워 스타디움 원정에서 무패를 기록 중이다. 3승 3무, 이번에도 무패가 이어질 수 있을까, 11일 새벽을 주목하자.

체면 구긴 레스터 시티

지난 시즌 리그를 제패했던 레스터 시티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우승 경쟁 실패는 물론, 두 자릿 수 순위를 넘어 강등권에 가깝다. 강등권인 선덜랜드와는 승점이 단 2점 차이에 불과하다. 이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 한다면 강등권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레스터 시티는 분명 저력이 있는 클럽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라운드만에 조 1위를 확정 지었으며 최종전에서 주전들을 전부 쉬게 했다. 그들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클럽인 FC 포르투를 상대로 경쟁력 있는 플레이를 펼친 바가 있다. 다시 리그로 돌아와, 휴식을 가졌던 주전들이 맨체스터 시티전에 대거 출전할 예정이다. 마레즈와 바디, 슬리마니를 비롯한 그들은 충전된 체력을 바탕으로 승리에 도전한다.

 드리블을 시도하는 아메드 무사

드리블을 시도하는 아메드 무사 ⓒ 레스터 시티 공식 페이스북


레스터 시티는 지난 이적 시장을 알차게 보냈지만 성공적이었던 이적이 없었다.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아메드 무사는 바디와의 호흡 부재로 시즌 초반을 아쉽게 보냈으며 현재는 준 주전급 선수로 강등되었다. 그의 스피디한 능력이 바디와 어울릴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생각보다 난항을 겪었다. 이외의 이적생들도 특출난 실력을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그나마 이적 시장 막판에 데려온 슬리마니가 주전급 선수로 부상하여 챔피언스리그 16강행에 기여했다.

사실상 현재의 레스터 시티는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다. 스쿼드부터 전술적 지시와 움직임까지 거의 유사하다. 이는 다른 팀들에게 호재가 될 수밖에 없다. 변화와 성장이 보이는 클럽은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마련이지만, 어느 한 곳에 정착하여 머무르는 클럽은 아쉬운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다른 팀에 상당한 패턴을 노출한 레스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스터에게는 맨체스터 시티전이 중요한 열전이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주고, 다시 한 번 정상을 향해 올라가야만 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패배를 하고 부진을 이겨내지 못 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강등을 면치 못 할 수도 있다. 레스터 시티는 특별한 클럽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클럽이 리그에서 16위를 달리고 있다니, 유럽 축구 역사에 거의 없는 선례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특징을 잘 살려 좋은 플레이를 펼쳐야만 한다. 이에 라니에리 감독의 리더십과 색다른 전술 지시 능력이 더 해진다면 맨체스터 시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레스터가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지난 시즌 1승 1무를 거뒀다는 것이다.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15라운드, 결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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