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시즌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무려 40명이었고, 포지션별로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후보가 쏟아진 외야수 부분에선 최형우(KIA)의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두 자리를 놓고 주인공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골든글러브 외야수 후보 기준을 보면 1루수, 2루수, 3루수와 함께 3할1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해야 하며 정규시즌 경기 수의 2/3, 즉 96경기 이상 수비로 출전해야 한다. 타이틀 수상자는 위 기준과 관계없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예년에 비해 기준 타율이 높아졌지만 시즌 내내 계속됐던 '타고투저' 현상 때문에 꽤 많은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최형우 한 명이고, 김주찬(KIA)과 이용규(한화), 손아섭(롯데), 박건우(두산) 등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KIA 최형우-김주찬 두 선수 모두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 KIA 최형우-김주찬 두 선수 모두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 KIA 타이거즈


수상 유력 후보들

FA를 통해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에게 있어 2016년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해였다. 대부분의 타격지표를 싹쓸이하며 이미 외야수 부분 한 자리를 가져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시즌 138경기에 출장해 519타수 195안타 타율 .376(3할7푼6리) 31홈런 144타점을 기록,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역시 7.55로 이 부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팀은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지만 최형우는 시즌 내내 팀을 이끌었다.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많은 득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형우와 함께 김주찬도 수상 가능성이 있다. 올시즌 130경기 511타수 177안타 타율 .346(3할4푼6리) 23홈런 103타점으로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다. 공·수에서의 안정감은 올해도 여전했다.

특히 김주찬에게 매번 '유리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을 정도로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낸 적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핸 큰 부상 없이 좋은 기록까지 남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득점권 상황에선 무려 4할2푼1리의 타율을 자랑하며 후보에 오른 외야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최형우가 KIA로 이적한 만큼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고, 또 김주찬까지 황금장갑을 품에 안을 경우 KIA는 외야수 부분에서만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두 선수 모두 영광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상을 노리고 있는 외야수 4인방 왼쪽부터 김재환(두산)-손아섭(롯데)-이용규(한화)-박건우(두산)

▲ 수상을 노리고 있는 외야수 4인방 왼쪽부터 김재환(두산)-손아섭(롯데)-이용규(한화)-박건우(두산) ⓒ 두산 베어스 페이스북, 롯데-한화 구단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은?

이제 관건은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이다. 김재환, 이용규, 손아섭, 박건우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네 선수 모두 자신이 어필할 수 있는 장점과 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단점을 갖고 있다.

테임즈와 최정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37개의 홈런을 기록한 김재환은 임팩트에 있어선 다른 후보들에 비해 더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 WAR도 무려 6.70에 달할 정도로 많은 부분에 있어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적이 있는 만큼 투표인단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300명이 넘는 투표인단 입장에선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던 것도 염두에 두고 투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율만 봤을 때 이용규가 네 명 가운데 가장 높다. 최형우, 김태균에 이어 3위에 랭크됐고 3할5푼2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타율뿐만 아니라 출루율(전체 4위, .438)이나 도루(전체 9위, 21깨) 등의 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9월 11일 SK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종아리를 맞는 부상을 입으면서 조금 이른 시점에서 시즌을 마감, 다른 선수들보다 적은 경기(113경기)에 출장한 것이 투표 결과에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손아섭과 박건우도 분명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손아섭은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575타수 186안타 타율 .323(3할2푼3리) 16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꾸준함에 있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박건우는 132경기 484타수 162안타 타율 .335(3할3푼5리) 20홈런 83타점 17도루를 기록, 여기에 WAR도 무려 5.80으로 팀 공격의 중추적인 역할을 도맡았다.

이외에도 고종욱이나 '도루왕' 박해민 등도 올시즌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남은 한 자리는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미 투표는 지난 9일 마감되었고,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한 시즌을 잘 보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는 황금장갑은 어느 선수들이 차지하게 될까. 오는 13일에 그 주인공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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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위 글은 네이버 블로그 유준상의 뚝심마니Baseball(blog.naver.com/dbwnstkd16)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기록 = 스탯티즈,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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