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오세근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7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오세근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 안양 KGC 공식 홈페이지


2016·2017시즌 최고의 경기로 손색 없는 명승부였다.

안양 KGC가 7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맞대결에서 경기 종료와 함께 림을 가른 이정현의 극적인 점프슛에 힘입어 101-99로 승리했다. KGC는 11승 5패로 3위를 지켰고, 오리온은 2연승과 홈 7연승을 마감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시작은 KGC가 좋았다. KGC는 전성현의 3점슛으로 좋은 출발을 알렸고, 이정현의 3점슛과 오세근의 골밑슛으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나갔다. 특히, 교체 투입된 문성곤이 1쿼터에만 무려 8득점을 몰아넣으면서 팀을 이끌었다.

오리온은 '득점 기계' 애런 헤인즈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헤인즈는 중거리 슛과 상대 반칙을 유도하는 영리한 돌파로 팀을 이끌었다. 다만, 헤인즈는 1쿼터에만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쿼터에는 오리온이 경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오데리언 바셋이 3점슛과 함께 팀 속공을 이끌면서 점수를 쌓아나갔고, 몸 상태가 좋은 헤인즈의 활약도 계속됐다. KGC는 문성곤과 이정현, 오세근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으로 점수 차를 조금씩 좁혀나갔다.

3쿼터 양 팀은 역전을 주고받았다. KGC가 이정현과 데이비드 사이먼, 오세근의 골밑 득점과 키퍼 사익스의 외곽슛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오리온은 헤인즈의 꾸준한 득점과 이승현의 외곽슛으로 따라붙었다.

4쿼터는 더 치열했다. 오리온이 4쿼터 시작과 함께 정재홍의 깔끔한 3점슛과 헤인즈의 중거리 슛으로 경기를 뒤집자, KGC는 김기윤의 3점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오리온 문태종의 3점슛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하자, KGC는 사이먼의 골밑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4쿼터 막판 헤인즈가 자신을 수비하던 문성곤을 스핀 무브로 제쳐낸 뒤, 환상적인 더블클러치로 득점을 만들어내자, 문성곤이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응수했다. 이번에도 헤인즈가 경기 종료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하자, 오세근이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골밑슛에 성공하면서 따라붙었다.

경기 종료 17초를 남긴 상황에서는 이정현이 스틸과 함께 속공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뒤집었으나, 7.2초를 남긴 상황에서 이승현이 골밑에서 귀중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승현은 추가 자유투를 넣지 못했고, 3.5초를 남긴 상황에서 김강선이 사익스에게 U파울을 범하며 위기에 놓였다.

다행히 사익스가 자유투를 하나뿐이 성공하지 못하면서 99-99 동점이 됐지만, KGC의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이정현이 이승현과 헤인즈를 따돌리고 득점에 성공하면서 명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7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이정현(가운데)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7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이정현(가운데)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 안양 KGC 공식 홈페이지


'에이스' 이정현과 '살림꾼' 오세근이 저지한 오리온의 홈 8연승

챔피언 결정전을 보는듯한 짜릿함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명승부였다. 이날 오리온의 헤인즈가 39분 48초를 뛰며 34득점 1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지만, 주전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인 KGC를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KGC 승리의 주역은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이정현과 골밑을 사수한 오세근이다. 국내 선수 득점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은 헤인즈에 밀리지 않는 공격 능력을 선보이면서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사실 이날 이정현의 슛감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3점슛 11개를 시도해 단 3개만을 성공했고, 마지막 결승골 역시 올바른 자세로 시도한 슛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정현은 '에이스'의 가치를 증명하며 오리온의 홈 8연승을 저지하는 데 앞장섰다.

이정현은 과감한 골밑 돌파와 팀 속공을 주도하며 득점을 쌓아나갔고, 9개의 어시스트를 통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4개의 스틸을 해내면서 경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데 크게 일조했다.

특히, 이정현은 4쿼터 종료 6분 44초를 남기고 과감한 돌파를 통해 이승현을 파울 트러블에 걸리게 하는 영리함도 선보였다. 이 때문에 오리온 골밑의 중심인 이승현이 수비에서 큰 부담을 느끼게 됐고, 이것이 경기 막판 KGC의 골밑 우위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리바운드 1개가 부족해 트리플더블에 실패한 오세근의 활약도 매우 눈부셨다. 오세근은 이날 37분 20초를 뛰며 19득점 9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골밑을 파고들며 득점을 쌓아나갔고, 외곽으로 빼주는 패스를 통해 여러 차례 3점슛을 만들어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골밑의 무게를 더했고, 수비에서도 이승현을 잘 막아내며 팀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오세근이 경기 종료 30초가 남은 상황에서 헤인즈의 슛을 블록하고, 공격에 가담해 귀중한 리바운드에 이어 골밑슛까지 성공한 장면은 팀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16득점을 기록한 문성곤의 알토란같은 활약도 승리에 공헌했다. 문성곤은 1쿼터 중반 교체 들어와 8득점을 몰아넣었고, 4쿼터 막판에도 연속 득점을 만들어내며 양희종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KGC 외국인 선수 사이먼(22득점 5리바운드)과 사익스(15득점 4리바운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며 극적인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안양 KGC VS 고양 오리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