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외부 FA로 이원석을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

12년 만의 외부 FA로 이원석을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 ⓒ 삼성 라이온즈


지난 21일, 잠잠하던 2016 FA 시장에서 첫 이적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예상치 못한 의외의 팀과 역시 예상치 못한 의외의 선수의 계약이었다. 바로 올 시즌 상무에서 복귀한 후 입대 전에 취득한 FA자격을 통해 시장에 나온 두산 베어스 이원석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것,

군 복무 공백으로 인해 최근 실적이 거의 없는 선수와 투타의 거대한 집토끼를 모두 잃을 위기의 삼성이 만들어 낸 계약이라 더욱 흥미롭다. 과연 이 계약은 몇 년 후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A급 선수면 50억을 넘나들고 리그 정상급 선수면 100억을 넘나드는 시장에서 4년간 총액 27억이라는 계약 규모는 어찌보면 이원석의 현재 시장가치가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단적으로 알려준다. 하지만 삼성은 보상선수를 내주는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이원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6시즌 3루수로 출장했던 삼성 내야진의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3루수로 출장했던 삼성 내야진의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박석민의 이적으로 인해 공백이 생긴 삼성의 2016시즌 3루는 외국인 선수 발디리스와 조동찬으로 메웠지만 발디리스의 기량 쇠퇴와 부상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고 조동찬의 건강 문제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

게다가 백업 김재현의 입대로 인해 유격수 김상수의 부담은 더욱 커졌고 처음 주전으로 나섰던 백상원은 아직 미덥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주 포지션이 3루수에다 유사시 유격수와 다른 내야 포지션을 겸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이원석의 장점은 삼성에게 분명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이원석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이원석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 뿐 아니다. 2013시즌 이원석은 준주전급으로 활약한 바 있다. 총 300타석을 소화하며 준수한 타격 기록을 남겼다. 8할이 넘는 OPS(출루율+장타율)는 당시 리그 기준으로도 꽤 준수한 기록이었으며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펀치력은 인상적이었다. 내년 시즌 그가 2013시즌 만큼의 페이스로 풀타임을 뛰어준다면 이번 FA 계약은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삼성의 기존 내야수들과 무한경쟁을 펼치게 될 이원석이 참고할만한 좋은 롤모델이 있다. 바로 넥센 히어로즈 주전 3루수 김민성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 시절 이원석과 한솥밥을 먹었던 넥센 3루수 김민성

롯데 시절 이원석과 한솥밥을 먹었던 넥센 3루수 김민성 ⓒ 넥센 히어로즈


롯데 시절 동료이기도 했던 김민성과 이원석, 이 둘은 당시 비슷한 역할을 하며 롯데 주전 유격수를 노리는 경쟁 상대였다. 이후 이원석은 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롯데를 떠났고 김민성 역시 황재균과의 트레이드로 히어로즈의 일원이 되었다.

넥센 이적 후 내야를 떠돌며 유틸리티 백업으로 뛰던 김민성은 서건창이 2루수 주전을 차지한 2012시즌 이후로는 3루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뒤 주전을 굳히기 시작했다. 기량이 만개한 2013년 부터는 매 시즌 꾸준하게 10개 이상의 홈런과 8할 이상의 OPS를 타격에서 기록했고 탄탄한 수비로 넥센의 핫코너를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다.

 넥센 김민성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넥센 김민성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박석민이나 최정 같은 정상급 3루수들에는 못미치지만 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기록하며 확고한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원석 역시 김민성과 가진 툴이 흡사하기 때문에 선발 출장 기회가 보장될 내년 시즌, 김민성을 롤모델로 분발한다면 수준급 3루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김민성 수준의 3루수를 4년 27억으로 영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구동성 환영을 받으며 이적을 하는 대어급 선수들과 달리 이원석 같은 준척급 선수의 영입에는 여러 목소리가 겹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담긴 환영이 있는 반면 보상선수와 FA 금액에 대한 효율성을 따지며 때 이른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이원석이 짊어지고 가야할 몫. 기회의 문은 열려있으며 아쉬운 목소리를 응원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그의 역할이다. FA 이원석 영입은 1년 후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투자보다는 효율을 택한 삼성 라이온즈의 2017시즌을 지켜보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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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필진/ 정리: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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