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올 시즌 시작 전 우승후보로 NC를 지목했다. 선발진도 나름 탄탄했고 박석민의 가세로 중심타선에 힘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두산을 위협할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뚜겅을 열어보니 작년보다 전력은 좋아졌는데, 결과는 똑같이 정규시즌 2위였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무릎을 꿇으며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그랬던 NC에게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시즌 내내 팀을 지탱해온 외국인 3인방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았고, 스튜어트의 경우 25일 제출된 보류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해커와 테임즈도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3년간 KBO리그에서 맹활약한 테임즈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NC로선 사실상 '제로 베이스'에서 2017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토종 선발 이태양과 이재학이 각각 승부조작과 불법베팅 혐의로 이탈했고, 해커와 스튜어트를 대체할 외국인투수도 찾아야 한다.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좋은 자극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NC 에릭 테임즈 2014년부터 KBO리그에서 활약한 테임즈가 잔류와 해외 진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 NC 에릭 테임즈 2014년부터 KBO리그에서 활약한 테임즈가 잔류와 해외 진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 NC 다이노스 공식 페이스북


외국인 3인방 재계약 불투명, 토종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한 2017시즌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동안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은 꽤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더 그런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테임즈는 여전히 압도적이었고,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던 해커도 나쁘지 않았다. '마산 예수'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스튜어트도 12승을 기록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다가오는 2017시즌, 이들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이미 스튜어트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올 시즌을 완전히 다 소화하지 못한 해커도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나테이박'의 핵심이었던 테임즈는 워낙 큰 관심을 받고 있어 NC 입장에서는 선뜻 계약을 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올해 NC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3인방 모두 잔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백을 어느 누군가가 메우겠지만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다. 가뜩이나 토종 선발이 약해진 NC로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올해 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토종 투수들의 서바이벌이 펼쳐졌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그나마 분전한 장현식, 최금강이 NC의 위안거리였다.

테임즈가 빠지는 타선도 마찬가지다. 3년간 테임즈가 있는 타선과 없는 타선은 느낌이 사뭇 달랐다. 테임즈의 빈 자리를 지울 수 있는 타자가 오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NC다운 야구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높은 곳으로 향했지만 이제는 단기전에서의 쓰라린 기억을 지워야 한다.

김성욱, 박민우 등을 필두로 기동력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204개였던 팀 도루 개수는 올해 99개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팀 홈런 개수는 지난해 161개에서 올해 169개로 8개 더 많이 때렸지만 큰 변동은 없었다. 여기에 테임즈의 잔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동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NC 선수단 달라질 NC는 더욱 강해질까, 아니면 약해질까.

▲ NC 선수단 달라질 NC는 더욱 강해질까, 아니면 약해질까. ⓒ NC 다이노스 공식 페이스북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NC, 똘똘 뭉쳐라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NC의 전력은 우승권이라고 볼 수 없다. 플러스보다 마이너스가 훨씬 많다. NC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팀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가을야구, 또는 그 이상을 목표로 잡는 것만큼이나 매 경기에 집중하는 게 NC에게는 가장 필요하다.

정규시즌 후반, 포스트시즌까지 NC는 팀 안팎으로 잡음이 심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거둔 값진 준우승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시 말하면 우승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시즌 전만 해도 5년 연속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삼성도, 김현수 없이 시즌을 시작한 두산도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NC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 우승 도전에 있어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없다. 정규시즌 5위로 아쉬움을 머금은 KIA와 올해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팀들의 전력 보강이 이뤄지고 있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의 전력은 외국인선수들의 재계약 문제만 해결되면 올해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NC에겐 우승을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나빠지는 셈이다.

당장 우승을 해야겠다는 욕심을 내기보단 올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가는 것이 급선무다. 퍼즐을 다 완성한 것 같아도 어딘가 모자람이 느껴진 게 2016년의 NC였다. 우승이라는 부담감에 뭔가 급한 모습도 보였다. 정규시즌은 144경기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장기 레이스이지만 포스트시즌은 단기간에 최대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재작년 준플레이오프, 작년 플레이오프,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쓴맛을 맛본 NC는 그 능력을 키워나가는 단계에 머물렀을 뿐이다.

여전히 NC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2017시즌 NC가 마주해야 할 변수와 문제들을 해결해야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NC의 전력을 숫자로 100이라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80에 불과하다. 나머지 20을 채우기 위한 NC의 2017시즌 준비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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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위 글은 네이버 블로그-포스트 유준상의 뚝심마니Baseball(blog.naver.com/dbwnstkd16)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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