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 톰 크루즈의 새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이 국내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 무려 8번이나 다녀갈 만큼 한국 팬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그이기에 이번 신작에 거는 기대 역시 남다르다.

지난 1981년 <끝없는 사랑>의 단역을 시작으로 이후 톰 크루즈는 수없이 많은 작품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비록 <잭 리처: 네버 고 백>은 딱히 음악이 강조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동안 등장했던 톰 크루즈의 출연작 중에선 빼어난 사운드트랙 덕분에 큰 사랑 받은 작품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의 최전성기를 함께 지탱해줬던 걸작 사운드트랙 음반들을 통해 톰 크루즈의 35년 영화 인생을 간략히 살펴보자.

<탑건>(1986)

 영화 <탑건> 사운드트랙 표지.

영화 <탑건> 사운드트랙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1980년대는 바야흐로 '블록버스터급 사운드트랙'의 전성시대였다. 빌보드 1위 싱글 다수 배출+수백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영화 OST들이 이 무렵 대거 등장했는데 톰 크루즈의 출연작 역시 마찬가지였다. 훈남 해군 파일럿 매버릭 역을 맡은 그를 할리우드 청춘스타로 도약시킨 <탑건>은 미 해군 F-14 전투기의 위용+사나이들의 우정+멜로 등이 어우러지며 전 세계적인 흥행 성공작이 되었다.

뉴웨이브 그룹 벌린(Berlin)이 부른 러브송 'Take My Breath Away'와 케니 로긴스의 박력 있는 록 음악 'Danger Zone'은 각각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와 2위에 올랐고 러버보이의 멋진 록 발라드 'Heaven In Your Eyes', 장엄한 분위기의 연주곡 'Top Gun Anthem'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미국에서만 900만 장이 팔린 이 음반은 후일 1999년 리마스터링 버전, 2006년 디럭스 버전 등이 발매되면서 누락되었던 몇몇 곡들이 추가 수록되기도 했다.

<컬러 오브 머니>(1986) 에릭 클랩튼 'It's in the Way That You Use It'

<레인맨>(1988)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비상한 기억력을 지닌 형(더스틴 호프먼), 그를 이용해 라스베이거스에서 큰 건을 건지려는 동생(톰 크루즈)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비록 아카데미 주연상은 더스틴의 몫이었지만 톰의 연기도 만만치 않았다. 아프리칸 토속 리듬이 경쾌하게 어우러진 벨 스타즈의 'Iko Iko',  후일 MBC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에 삽입되기도 한 루 크리스티 'Beyond the Blue Horizon' 등이 영화에 사용되었다.

<칵테일>(1988)

 영화 <칵테일> 사운드트랙 표지.

영화 <칵테일> 사운드트랙 표지. ⓒ 워너뮤직코리아


영화보단 사운드트랙이 더 유명한 작품. 청년 바텐더의 성공담 + 사랑 이야기를 담은 뻔한 구성의 작품인 탓에 평단의 반응은 좋지 못했지만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재즈 보컬리스트 바비 맥퍼린이 신기에 가까운 목소리로 녹음한 아카펠라 곡 'Don't Worry, Be Happy', 노장 그룹 비치 보이스에게 무려 22년 만의 빌보드 1위를 안겨준 'Kokomo'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7월 4일생>(1990)

거장 올리버 스톤이 <플래툰>에 이어 다시 한 번 월남+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었다. 상이군인 론 코빅으로 분한 톰 크루즈의 명연기와 함께 여성 포크 싱어 에디 브리켈이 부른 반전 노래 'A Hard Rain's a Gonna Fall'(밥 딜런 원곡)이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이 밖에 밴 모리슨의 'Brown-Eyed Girl', 돈 맥클린의 'American Pie' 등 1960~70년대 올드팝들이 대거 사용되었다.

<폭풍의 질주>(1990)

전 부인 니콜 키드먼과의 만남을 이어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영화. 자동차 경주를 소재로 박진감 있는 영상+사운드가 극장 관객들의 오감을 즐겁게 해준다. 시카고, 칩 트릭 등 그 무렵 인기 밴드들의 곡들로 사운드트랙이 채워졌는데 건스 앤 로지스의 역시 밥 딜런 리메이크곡인 'Knock in' On Heaven's Door'가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파 앤 어웨이>(1992) 엔야 'Book Of Days'
<야망의 함정>(1993) 데이브 그루신 'Mud Island Chase'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건스 앤 로지스 'Sympathy for the Devil'

<미션 임파서블>(1996)

 영화 <미션 임파서블>사운드트랙 표지.

영화 <미션 임파서블>사운드트랙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동명의 TV 시리즈를 영화화하면서 메인 테마곡 역시 랄로 쉐프린의 원작을 새롭게 리메이크했다. 인기 록밴드 유투의 리듬(베이스+드럼)을 책임지고 있는 래리 뮬렌 & 아담 클레이튼 (U2) 'Theme From Mission: Impossible'이 영화 못잖은 인기를 누렸고 <보이즈 온 더 사이드>, <중경삼림> 등 1990년대 각종 영화에 다수 삽입되었던 크렌베리스의 'Deams'가 또 한 번 사용되기도 했다.

<제리 맥과이어>(1996)

음악 평론가 겸 감독 카메론 크로우와의 첫 번째 만남. 스포츠 에이전트의 좌절과 성공담을 유머러스한 이야기 속에 녹여낸 명작으로 더 후, 닐 영, 밥 딜런, 폴 매카트니 등 카메론 감독과 친분이 있거나 좋아하는 1960~1970년대 뮤지션들의 음악들로 대거 채워졌다.
원래 1995년 공개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멋진 발라드 'Secret Garden'이 이 영화에 힘입어 '역주행' 지각 히트를 기록했다. 이밖에 극 중 삽입된 연주곡들은 당시 감독의 부인이자 록그룹 하트의 기타리스트 낸시 윌슨이 담당했다.

<매그놀리아>(2000) 슈퍼트램프 'The Logical Song', 'Goodbye Stranger', 에이미 만 'Save Me'
<미션 임파서블 2>(2000) 림프 비즈킷 'Take a Look Around', 메탈리카 'I Disappear'

<바닐라 스카이>(2001)

카메론 크로우 감독과의 두 번째 만남. 알이엠, 라디오헤드, 시규어 로스, 케미컬 브러더즈, 폴 매카트니 등 다양한 장르, 시대를 아우르는 곡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다. 비록 신곡은 2곡뿐인 컴필레이션 음반에 가까운 사운드트랙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주요 장면에 알맞은 선곡으로 인해 숨겨진 걸작 사운드트랙 중 하나로 평가받기도 한다. 폴 매카트니의 영화 동명곡, 아이슬랜드 밴드 시규어 로스의 'Svefn-g-englar' 등 수록.

<락 오브 에이지>(2012) 

 영화 <락 오브 에이지> 사운드트랙 표지.

영화 <락 오브 에이지> 사운드트랙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2000년대 이후 톰의 출연작 중에선 예전 대비 음악이나 삽입곡이 두드러지게 주목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락 오브 에이지>만큼은 예외다. 1980년대 헤비메탈 명곡들을 사용한 동명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직접 제작자로도 참여한 톰 크루즈는 극 중 인기 록스타 스테이시 잭스로 분하면서 기대 이상의 노래 솜씨를 선보인다.

공교롭게도 톰 크루즈 출연작 사운드트랙에 자주 등장했던 건스 앤 로지스의 'Paradise City' 외에 데프 레파드의 'Pour Some Sugar On Me', 스콜피온스의 'Rock You Like Hurricane' 등의 리메이크곡에서 톰의 보컬을 들을 수 있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사운드트랙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톰 크루즈 사운드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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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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