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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비소, 양잿물)이 포함된 세제는 분명 합성세제다. 그런데 학교급식실의 세제 사용 현황을 보니, 성분이 불분명하고(업체의 비공개), 합성세제임에도 천연세제인 줄 알고 사용하고 있더라. 사실상 우리 학생들이 매일 양잿물을 먹고 있는 셈이다."

최명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평학서울) 공동대표는 지난 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교육안전 토론회에서 식기세척 시스템이 학교급식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척기용 전용 세제에 붙어있는 유해위험문구.
 세척기용 전용 세제에 붙어있는 유해위험문구.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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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 개의 식판을 닦기 위해 애벌세척제, 식기세척제, 헹굼제까지 세제가 과다하게 사용되고 있고, 채소와 과일도 화학약품(유한락스 리퀴드 등)에 담궈 세척하고 있다"며 "낯선 이름의 화학성분들이 '친환경'이라 불리기도 하고, '피부에 닿으면 여러 번 닦으라'는 경고문이 붙어있다"고 말했다.

여전한 '세제 식판'

실제로 장인홍 서울시의회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1300개 학교 중 260개 학교가 수산화나트륨이 5% 이상 함유된 세제를 사용 중이다. 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수산화나트륨(양잿물)이 5%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유독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장인홍 의원은 "학교급식 환경이 많이 변화했음에도 식기자동세척기 및 세제 사용은 크게 변하지 않아 안타깝다"며 "급식실에서 사용되는 식기세척기의 세척과 헹굼 기능 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 역시 지난 2013년 9월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수산화나트륨이 포함된 세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세척이 완료된 식판에서 잔류 세척제가 검출됐다며 "일정 기준 이상의 수산화나트륨이 포함된 세제는 가급적 학교 급식 식판 세척에 사용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하라"고 교육부장관에 권고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권고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는 헹굼 기능이 약한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고 있어 식판을 통해 수산화나트륨이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도 높다.

기자는 실제로 서울의 한 학교의 식기세척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건조된 식판에는 세제와 린스가 잔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세제와 린스를 물로 제거하는 과정인 '음용수 헹굼' 과정이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2탱크 식기세척기'의 세척과정은 가루비누가 담긴 통에 식판을 담가 손으로 애벌 세척한 후 팬벨트를 통해 식기세척기로 들여보낸다. 이어 첫 번째 탱크에서 식기세척제용 물비누와 물이 희석된 물로 세척한 후 두 번째 탱크에서 '린스'라고 불리는 헹굼제를 물과 섞어 분사해 건조하는 것으로 세척을 마친다.

대부분 학교에서 사용하는 식기세척기 구조 음용수 헹굼이 빠진 상태로 건조된 식판에는 세제와 린스가 잔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 대부분 학교에서 사용하는 식기세척기 구조 음용수 헹굼이 빠진 상태로 건조된 식판에는 세제와 린스가 잔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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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급식 위생 문제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는 이 학교 ㄱ교사는 "식판 및 식기류에 화공세제와 린스가 묻어 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물 세척 없이 열풍으로 건조하므로 식판 등에 화공세제와 린스가 남게 된다"며 "이는 대부분의 학교들이 식기 자동세척기 관리를 합성세제 업체에 맡기고 있어 자연스럽게 세제를 과다사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세제 과다 사용을 위해 헹굼수 배관 밸브를 막아 놓아, 소량의 물과 많은 양의 린스가 혼합된 물이 노즐을 통해 식판으로 분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B학교 ㄴ교사 역시 "헹굼 과정에 물을 적게 공급하며 린스를 살포한 후 바로 건조하고 있다"며 "이런 잔류세제가 학생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제 남용 등 식기세척 시스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 절실

발언하고 있는 최명선 평학서울 공동대표  최명선 대표는 식기세척 시스템 문제 해결을 위해 '급식실 안전시스템 매뉴얼 제작을 위한 TF 구성 및 급식실 안전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 발언하고 있는 최명선 평학서울 공동대표 최명선 대표는 식기세척 시스템 문제 해결을 위해 '급식실 안전시스템 매뉴얼 제작을 위한 TF 구성 및 급식실 안전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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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세제문제를 공론화한 평학서울은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선 급식실 안전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제 사용 기준을 마련하고 식기 세척 시스템을 관리감독하자는 것이다.

최명선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합성세제 과다 사용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의 세제를 단순화하고, 식물성 천연 세제 사용하도록 권장하며 식기세척기 A/S 및 관리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선 "급식실 안전시스템 매뉴얼 제작을 위한 TF 구성과 급식실 안전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합성세제의 성분표시를 정확히(현재는 대부분 성분 미표기)하고, 인증제 도입하자"고 요구했다.

급식전문가인 이빈파 평학서울 정책위원장은 "세척기를 교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학교상황이나 예산 등을 고려하여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세척제를 친환경재료(식물성, 과일세척용 등)로 사용되는 게 우선이고 린스를 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급식소 노동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급식조리원 수를 학생 100명당 1명 정도로 추가 배치하여 애벌 세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생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최근 중금속이 함유된 인조잔디, 우레탄 운동장, 석면 천장에 이어 유해물질 세척제 사용까지 점점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급식종사자들의 안전한 환경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학생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서 조례 개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교육안전 토론회
 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교육안전 토론회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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