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8위, 유로파리그 A조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아래 맨유). 2013-2014시즌 7위, 2014-2015시즌 4위, 2015-2016시즌 5위. 2012-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퍼거슨 감독 이후, 모예스와 반할의 성적이다. 어찌 보면 이제는 현재 맨유의 리그 순위가 익숙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항상 상위권에 위치했던 맨유는 현재 상위권 냄새도 맡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힘든 상황을 맞고 있는 맨유다.

이번 시즌 우승 청부사라는 칭호를 가진 무링요 감독이 맨유에 부임하면서 이번 시즌 만큼은 뭔가 다르겠지, 이제는 우승권에 가겠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왔고 포그바도 왔는데 이제는 우승하겠지. 이런 추측들이 매우 많았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나도 맨유가 우승권 경쟁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그저 그들의 몸값만 천문학적일 뿐, 맨유라는 팀은 보이지 않은 채 그저 그들의 이름과 명성, 연봉만 보일 뿐이었다.

문제는 전술에만 있지 않다

맨유의 현재 문제점은 전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전술보다는 다른 것에 있다고 본다. 바로 구단에 대한 애정, 헌신, 소속감과 팀워크이다. 맨유라는 역사가 깊은 구단에서 뛰는 것은 참으로 명예로운 일이고 모든 선수의 꿈일 것이다. 오죽하면 맨유의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의 별칭이 '꿈의 구장'이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맨유에서 꿈을 이룰 수 있고 꿈의 기점이 될 수 있는 축복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선수들에겐 과연 맨유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얼마나 팀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으며 팀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바치며 부상까지 감수하겠다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있냐는 것이다. 성실히, 묵묵히, 열심히 뛰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현재 맨유의 주전으로 나오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데 헤아, 블린트, 다르미안, 루크 쇼, 로호, 스몰링, 발렌시아, 바이, 에레라, 마타, 포그바, 래쉬포드, 마샬, 즐라탄, 린가드 정도이다. 루니나 캐릭, 펠라이니 같은 선수들은 주전이기보다는 1.5군 정도일 것이다. 앞서 말한 선수 중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대체로 먼저 언급했던 선수들의 출장 빈도가 높았다. 그렇다면, 이런 선수 중에 가장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개인적으로는 마타라고 본다. 마타가 있고 없고의 경기력 차이가 너무나 심했고 이번 페네르바흐체 경기에서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마타의 경기력 수준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이지만 마타 이외의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포그바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고 즐라탄은 6경기 무득점이다. 초반에는 득점을 해줬지만 마치 단물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래쉬포드도 어린 나이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 어리다. 경험이 더 필요하다. 수비에서는 새로 들어온 에릭 바이가 가장 돋보일 뿐, 다른 선수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맨유를 전체적으로 놓고 본다면 따로따로 노는 느낌을 받는다. 공격진에서 즐라탄과 마타, 포그바. 이 세 명의 선수들이 뭔가를 만들어나가려고 하는 것 같고 린가드와 래쉬포드가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문장의 핵심은 공격진에서만 공격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맨유의 빠른 역습 전개, 측면 돌파에 의한 크로스, 중원에서 빌드업, 템포 조절. 없다. 맨유의 공격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사라졌다.

감독이 모예스, 반할, 무링요로 바뀌면서 팀의 분위기가 계속 바뀌고 있고 전술도 바뀌고 있다. 무링요이기 때문에 측면 공격, 크로스를 활용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맨유라면, 맨유의 팬들이라면 잘 알 것이다. 맨유가 퍼거슨 감독 체제에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중원과 측면이었다. 중원에서 스콜스, 로이 킨, 그 뒤를 이어 마이클 캐릭과 같은 선수들이 싸워주고 템포 조절을 하면서 안정감을 유지했었고 측면에 베컴, 긱스, 호날두, 박지성 등과 같은 선수들이 있어 상대를 흔들면서 공간을 창출할 수 있었다. 게다가 에브라, 게리 네빌 등 윙백의 빠르고 잦은 오버래핑까지. 시대가 바뀌어도 맨유는, 퍼거슨은 이런 공격 전술을 유지했고 4-4-2, 4-3-3을 혼합하면서 상대를 공략했다.

그러나 현대 축구는 4-5-1시스템이 정석이 되었고 원톱을 놓고 2선 공격수들이 골을 넣는 그런 형태의 전술로 변화되었다. 이제는 2선 공격수들의 역량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회가 되어 되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의 역할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맨유 역시 2선 공격수들은 굉장히 좋다. 마타, 래쉬포드, 마샬. 물론 포그바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밑에 있는, 허리 라인의 선수들의 보충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포그바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데 포그바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시켜야 훨씬 그의 재능을 뽐낼 수 있다.

무링요는 인터뷰를 통해 마이클 캐릭의 나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캐릭이 나왔을 때와 나오지 않았을 때의 경기력의 차이도 마타처럼 크다. 캐릭이 나오면 더욱 안정감 있다.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중원 미드필더를 영입하든지 아니면 슈바인슈타이거나 슈나이덜린을 좀 더 잘 활용하는 전술을 연구했어야 했다. 슈바인슈타이거나 슈나이덜린의 성향은 전진하는 미드필더가 아니라 캐릭처럼 중원에서 템포 조절을 하는 선수의 유형이다. 캐릭의 나이를 그들이 메워줄 수 있다. 더욱 많은 경기에 출전시키면서, 동시에 전술적인 변화도 가져가면서 그런 시도를 해야 한다.

무링요 감독이 놓치고 있는 것

무링요 감독은 스타성이 뛰어난 감독이어서 본인을 자꾸 드러내려고 한다. 자신보다는 선수들의 활약을 위해 감독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인터뷰는 잘하지만, 정작 팀의 내실과 기반을 다지는 것은 부족해 보인다. 전혀 선수들에게서 동기부여 된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번 페네르바흐체 경기를 통해 <give me sport>에서도 보도했듯이, 선수들이 경기 시작하기 전 세리머니에서 맨유 선수들의 표정을 카메라로 잡아줬는데 전혀 비장한 모습이 없었다. 땅을 쳐다보거나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이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맨유의 현재 감독과 선수들은 맨유라는 팀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소속감이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왜 맨유를 위해 뛰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저 돈 주는 곳이 맨유이니까 돈만 받고 대충 뛰자는 마인드인 것 같고 무링요 역시 무늬만 감독이지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그저 선수들 앞에 나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연일 심판, 언론에 대한 불만만 표출하지 정작 팀의 전술적 운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라면 현재 데리고 있는 선수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을 잘 융화시켜 팀 적인 호흡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호흡도 그렇고 팀 내 분위기도 별로인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그저 거쳐 가는 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무링요나 선수들이나 팀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모습들이 만연해있어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기에는 쉽지가 않다. 즐라탄, 포그바와 같은 선수들은 너무나 스타성이 뛰어난 선수들이기에 본인들이 마무리하고 해결하려 하고 그들끼리만 경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링요 역시 맨유를 사랑하기보다는, 맨유를 위한다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받을 돈을 사랑하고 돈을 위해서 터치라인 바깥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맨유의 감독으로서, 선수로서 뛰는 것은 영광이겠지만 부담감이 많이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한 맨유 팬은 무링요를 비난하며 퍼거슨을 다시 맨유의 감독으로 앉히자는 말을 했다. 그렇게 맨유라는 팀의 영웅이 너무나 많아서 부담된다. 스콜스, 퍼디난드, 로이 킨 등 이 선수들도 언론을 통해 맨유를 비판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프로로서 맨유에 오고 싶었다면, 맨유에 왔다면 전설들의 비판을 감수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르지만 무링요 감독은 맨유에서도 첼시에서처럼 선수들의 태업에 직면한 것 같은 음모론을 제기할 수 있다. 다르미안, 슈바인슈타이거 등과 같은 선수들을 내치겠다고 하면서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다르미안은 활용하고 있다. 선수단 장악의 문제, 언론에서 본인이 데리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옹호, 평가도 선수들이 느끼기엔 썩 좋지만은 않은 그런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슈바인슈타이거의 1군 훈련 복귀에 대해 '이적하기 위해서라도 팀 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것은 선수를 판매품으로만 보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맨유는 감독과 선수가 하나 되고 맨유라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필요하다. 맨유에 필요한 것은 소속감과 헌신이다. 이 말을 하기 위해 많은 논리를 전개해 나간 것이다. 지금 당장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 그리고 거액의 선수를 데려온다 하더라도 당장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포그바를 데려왔는데 이 모양이다. 그런데 누구를 더 많은 돈을 주고 데려와야 하겠는가. 선수의 기량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맨유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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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ang495)와 <빙글>, <스포탈코리아> '나만의 기자', 아이러브 사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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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이식으로 상식을 뒤엎다라는 모토와 함께 상식축구라는 이름으로 축구 칼럼을 게시하고 있는 대학생 이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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