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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외교·안보 분야 비밀 문건을 사전에 열람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설훈 의원은 최순실씨 PC에서 발견된 ▲2012년 12월께 우리 군과 북한 국방위원회의 세 차례 비밀접촉 ▲2014년 3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2014년 9월 20~26일 유엔총회 순방 일정표 ▲중국 특사단 명단 선정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사진은 지난 10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모습.
 윤병세 외교부 장관. 사진은 지난 10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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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윤 장관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데, 드릴 수 있는 게 있으면 드리고 없으면 못 드릴 것 같다"고 답했다.

홍 장관도 "남북간 비공개접촉관련 내용을 정부가 공식 확인하고 자료를 드리는 건 곤란하다"면서 "기본적으로 청와대 문서들이기 때문에 통일부가 갖고 있는 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씨가 드레스덴 연설문을 사전에 보고 20군데를 수정했다는 의혹과 관련 "당시 청와대 (통일) 비서관이었는데, 연설문에 외부인 목소리가 들어갔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두 장관의 답변에 대해 설훈 의원과 원혜영 의원 등은 "최순실은 다 봤는데, 국회의원들은 못 보는 거냐"며 자료 제출을 압박했다.

최순실씨 관련 의혹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윤 장관은 최근 논란 내용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게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외교부 의전장이 작성한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표가 사전에 유출됐다면 문제가 아닌가"라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파악하기 전에는 답하기 어렵다"며 답했다.

그는 "외교부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해 확인도 안 한 것이냐"는 질문에 "북핵 문제와 유엔 안보리에서의 북한 제재 문제,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외교부가 아주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북핵 문제도 큰 문제지만, 최순실씨 관련 사건은 나라가 망가진 사건이다"라며 "국무위원으로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지금 그게 말이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최순실-정유라 여권 효력 정지해 귀국시켜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사진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홍용표 통일부 장관. 사진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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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 최씨 문제와 관련해 윤 장관에게 "독일 출국 이후 최씨와 그 딸 정유라씨의 행적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외교부 장관이 여권법 19조에 따라 여권 효력을 정지시키는 방법으로 귀국 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협조 요청이 온 게 없는데, 요청이 있으면 그때 판단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윤 장관은, 2007년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했다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회고록이 전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그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질문에 "제가 현직 외교장관이고, 관련 논의 내용이 국가기밀이라는 측면도 있고, 현재도 북한 인권 관련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복합적인 측면을 염두에 두고 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 외교부 자료를 찾았느냐, 확인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외교부 생산 문서들은 비밀 유지 기간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기억이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기억에 의해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성의껏 사실에 가깝게 말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유엔 북한인권 표결 문제와 관련한 11월 15일, 16일, 18일 회의에 참석했다는 그는, 송민순 전 장관이 11월 16일 회의에 김만복 국정원장이 참석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문재인 전 대표가 "그날 김 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부분에 대해서는 "안보정책조정회의 구성원 대부분이 참석한 것 같은데, 김 원장이 참석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그:#최순실, #외통위, #국회, #통일부,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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