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 16강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오노마(오른쪽)가 모레노(왼쪽)의 태클을 피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 16강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오노마(오른쪽)가 모레노(왼쪽)의 태클을 피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손흥민(24)이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지만, 팀의 패배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손흥민을 포함한 다수의 주전 선수들이 빠진 토트넘 홋스퍼가 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이하 EFL컵) 16강전 리버풀과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EFL컵 최다 우승팀(8회) 리버풀은 이번 시즌에도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양 팀 모두 대다수의 주전 선수를 제외한 채 이번 경기에 나섰다. 홈팀 리버풀은 다니엘 스터리지(27, 잉글랜드)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25, 네덜란드), 디보크 오리지(21, 벨기에)가 선발로 나서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이끌었고, 토트넘은 해리 윙크스(20, 잉글랜드), 조시 오노마(19, 잉글랜드), 조르주 케빈 은쿠두(21, 프랑스) 등 젊은 선수들과 함께 빈센트 얀센(22, 네덜란드)이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홈팀 리버풀이 이른 시간 선취골을 기록했다. 마르코 그루이치(20, 세르비아)의 드리블 돌파에 의한 슈팅이 케빈 비머(23, 오스트리아)의 몸에 맞고 골문 앞으로 달려들어 오던 스터리지에 향해 재차 슈팅으로 이어지며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은 자신들의 진영에서 볼을 잡은 은쿠두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리버풀은 전반 10분에도 스터리지가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어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진입 후 강력한 슈팅을 시도하며 토트넘을 압박했다.

토트넘은 드리블 능력이 좋은 은쿠두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려 했지만, 중앙 공격형 미드필드로 선발 출전한 톰 캐롤(24, 잉글랜드)의 패스 템포가 조금씩 늦었다.

두 팀은 전반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다소 지루한 경기 양상을 보였다. 양 팀 모두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았고, 부정확한 패스는 좀처럼 슈팅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스터리지의 추가골이 뼈아팠던 토트넘

    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 16강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라멜라(오른쪽)가 레이바(왼쪽)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 16강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라멜라(오른쪽)가 레이바(왼쪽)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리버풀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리버풀의 수비진을 쉽사리 뚫어내지 못하면서,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8분 오리지와 스터리지의 빠른 역습이 나오면서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14분에는 오리지가 토트넘의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미하엘 포름(33, 네덜란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은 토트넘은 후반 15분 캐롤을 빼고, 에릭 라멜라(24, 아르헨티나)를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그러나 토트넘은 교체 효과를 보기도 전에 리버풀에 추가 골을 허용했다. 후반 18분 중앙선 부근에서 오리기-바이날둠-스터리지로 이어진 연결이 포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침착한 슈팅으로 이어지며 다시 한 번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토트넘은 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에 더욱 힘을 실었고, 후반 29분 만회 골의 기회를 잡아냈다. 리버풀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를 등지며 볼을 잡은 라멜라가 루카스 레이바(29, 브라질)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얀센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따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토트넘의 만회 골 이후 경기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후반 35분 토트넘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스터리지가 수비수 2명이 앞을 가로막았음에도 감각적인 아웃프런트 킥을 선보였으나 크로스바를 때렸다.

후반 36분에는 교체 투입된 토트넘의 빅토르 완야마(25, 케냐)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시몽 미뇰레(28, 벨기에)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이후에도 양 팀은 빠르게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2-1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다.

주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증명한 토트넘

    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 16강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얀센(오른쪽)과 클라반(왼쪽)이 볼을 잡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26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 16강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얀센(오른쪽)과 클라반(왼쪽)이 볼을 잡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의 손흥민과 델레 알리(20, 잉글랜드), 크리스티안 에릭센(24, 덴마크), 무사 뎀벨레(29, 벨기에) 등 주전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 결장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EFL컵이었고, 10월 A매치 기간 이후 한 주에 두 번 이상씩 경기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에 휴식이 절실했다.

그럼에도 이날 토트넘 선수들의 활약은 아쉬움을 남겼다. 토트넘의 미래로 큰 기대를 받는 오노마와 은쿠두는 측면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급이라 할 수 있는 얀센도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하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활약은 아니었다. 윙크스와 캐롤 역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게 됐다. 앞으로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매주 두 경기 이상씩을 치러야 하는데 주전과 후보 선수 간의 실력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팀 내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고, 부상이나 피로 축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패배는 이번 시즌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한 손흥민에게도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10월 A매치 기간에 영국-한국-이란-영국으로 향하는 죽음의 일정을 소화했었다. 여기에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경기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피로도가 축적됐고, 9월에 비해 무거운 몸놀림을 선보인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이 10월 A매치 기간 이후 승리가 없다는 점을 볼 때, 체력 문제는 손흥민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래서 은쿠두나 오노마, 캐롤 등 이날 출전한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면, 앞으로 토트넘이 선수 운용에 있어 조금 더 여유를 갖지 않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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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VS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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