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에 8:3으로 완승했다. 플레이오프 내내 득점권에서 부진했던 LG는 결국 NC의 벽을 넘지 못했고 사상 최초의 잠실 덕아웃 더비는 무산되고 말았다.

NC 선발 해커는 3일 휴식 뒤 선발 등판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경기 초반 제구 난조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되었다. 6피안타 4사사구로 출루 허용은 많았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NC 해커 7이닝 1실점 선발승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 대 LG 경기. NC 선발 해커가 역투하고 있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 대 LG 경기. NC 선발 해커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LG 타선은 1회말부터 5회말까지 매 이닝 득점권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적시타가 좀체 나오지 않으며 1득점에 그쳤다. 전일 승리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한 득점권 침묵의 숙제가 4차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3번 박용택과 4번 히메네스는 양상문 감독의 계속된 믿음에 응답하지 못했다.

1회말 리드오프 문선재의 2루타에서 비롯된 1사 1, 3루 기회가 히메네스의 4-6-3 병살타로 득점 없이 종료되었다. LG 벤치는 1루에서 타자 주자 히메네스의 세이프 여부에 대해 합의 판정을 요청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히메네스의 타구는 큰 바운드로 튀어 올라 병살 연결이 쉽지 않았지만 NC의 내야수비는 빈틈이 없었다.

LG는 3회말 무사 만루의 절호의 기회가 중심 타선에 걸렸지만 단 1득점에 머물렀다. 박용택이 무사 만루에서 4-6-3 병살타에 그쳤다.

이번에도 NC의 내야 수비가 빛을 발했다. 박용택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수 박민우가 넘어지며 잡아낸 뒤 침착하게 토스해 병살로 연결시켰다. 그러자 해커가 호수비에 화답했다. 2사 3루 위기가 남았지만 히메네스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LG는 5회말 2사 2, 3루에서 또 다시 히메네스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히메네스는 초구 몸쪽 깊숙한 볼에 헛스윙하다 오른쪽 팔뚝에 맞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담감 때문인지 득점권 찬스에서 계속 경직되는 모습을 보였다.

5회말까지 1득점하는 동안 LG의 잔루는 6개였다. 선발 해커의 제구는 1차전과 비교해 정교함이 다소 떨어졌지만 5이닝 연속 득점권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틀어막으며 NC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허프, 2피홈런으로 다시 패전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 대 LG 경기. NC 박석민이 7회초 1사 왼쪽 펜스를 넘는 1점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 대 LG 경기. NC 박석민이 7회초 1사 왼쪽 펜스를 넘는 1점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LG 선발 우규민은 호투했지만 4회초 1사 후 테임즈에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테임즈 특유의 퍼 올리는 스윙 궤적에 걸려든 낮은 코스의 변화구가 피홈런으로 직결되었다. LG가 3회말 무사 만루에서 1득점에 그친 뒤 NC가 곧바로 동점 홈런을 뽑아내자 승부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자 양상문 감독이 에이스 허프를 구원 투수로 등판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5회초 1사 2루 위기에 등판한 허프는 실점을 막아내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닝이 거듭되자 이틀 휴식 뒤 등판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7회초 NC는 허프를 상대로 홈런 2개를 터뜨려 4:1로 벌렸다. 시리즈 내내 지속된 LG 타선의 부진을 감안하면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이었다.

7회초 선두 타자 박석민이 허프를 상대로 1:1 균형을 무너뜨리는 좌월 솔로 홈런을 뿜어냈다. 2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칠 때와 마찬가지로 몸쪽 빠른 공이 먹잇감이 되었다. 한 번 당했던 공 배합을 다시 구사한 LG 배터리는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김성욱의 2점 홈런이 터졌다. 정규 시즌 중 박빙 상황에서 승부를 가르는 홈런을 종종 터뜨렸던 김성욱의 진가는 한국시리즈 티켓이 걸린 4차전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이번에도 허프는 몸쪽 빠른 공을 통타당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분투했던 허프는 2차전에 이어 4차전에도 패전 투수로 기록되고 말았다.

1차전, 플레이오프 향방 갈랐다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NC와 LG의 경기에서 NC의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NC와 LG의 경기에서 NC의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흐름이 넘어오자 NC 타선은 그간의 침묵이 무색할 정도로 매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8회초에는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와 9회초에는 이호준의 1타점 적시 2루타 등 매 이닝 2득점 씩 하면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LG는 8회말 정성훈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왔지만 승부의 흐름을 뒤집진 못했다. 타격감이 좋은 문선재와 정성훈이 각각 1번 타자와 7번 타자로 멀리 떨어지고 박용택과 히메네스가 득점권 기회마다 찬물을 끼얹는 상황에서 LG는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플레이오프 내내 졸공에 시달리면서도 중심 타선의 폭발을 기다린 양상문 감독의 믿음은 결국 응답받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를 돌이켜 볼때 승부처는 바로 1차전이었다. NC가 극적인 끝내기로 1차전을 잡으면서 플레이오프 전체의 향방이 갈렸다. 눈 앞의 승리를  마무리 임정우의 갑작스런 난조로 놓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 LG의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반면 NC는 1차전과 2차전을 투수력으로 승리한 뒤 4차전에는 타선마저 완벽히 살아나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티켓을 손에 넣었다. 최강팀 두산을 상대로도 속절없이 물러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한 NC 김경문 감독이 이번에말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숙원을 풀 수 있을지도 주시해야 할 관전 포인트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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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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