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의 침묵을 깬 박주호

9개월의 침묵을 깬 박주호 ⓒ 도르트문트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는 박주호는 9개월 만에 팀 경기에 나섰다. 최근 김진수(TSG 1899 호펜하임)와 함께 출전하지 못하며 무소식이었지만 길었던 침묵을 먼저 깬 건 박주호였다.

7라운드 헤르타 베를린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첫 출전을 하게 된 박주호는 후반 26분 경기 도중 상처를 입은 마르셀 슈멜처와 교체되어 들어갔다. 지난 1월, 묀헨글라트바흐와의 경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장에서 나서는 박주호. 그는 짧은 시간을 뛰었지만 오랜만에 경기에 출전한 것에 비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 닷컴'에서 평점 6.33점을 받았으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15차례 공을 받으며 패스 성공률 83.3%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마인츠에서 도르트문트로 둥지를 옮긴 박주호는 데뷔 전이었던 15/16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크라스노다르전에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게 역전승을 선사했다.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은 "난 박주호를 잘 알고 있다. 그는 100% 신뢰할 수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마인츠 감독 시절에도 박주호를 스위스 리그인 FC 바젤에서 마인츠로 영입했다. 투헬은 도르트문트로 팀을 옮기고도 박주호를 영입했을 만큼 그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믿음이 도르트문트에서의 경기 출전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데뷔 전에서 외신의 극찬을 받으며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박주호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5-2016시즌에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그가 출전한 경기는 분데스리가 5경기, 유로파리그 4경기가 전부이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는 도르트문트 방출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국가대표에서도 감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3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과 태국과의 친선경기 이후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도르트문트 주전 경쟁에서 밀린 박주호에게 아예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많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이번 헤르타 베를린전에서도 박주호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FC 로리앙에서 이적해 많은 경기를 뛰고 있던 왼쪽 풀백인 라파엘 게레이로가 A매치에서 상처를 입어 2~3주가량 경기장을 떠나게 되었다. 슈멜처마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박주호에게까지 기회가 온 것이다.

현재 도르트문트는 곤잘로 카스트로, 아드리안 라모스, 스벤 벤더등 여러 명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마르코 로이스도 장기 부상에서 돌아와 바로 출전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왼쪽 풀백과 미드필더 모두 소화 가능한 박주호에게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번 경기 짧은 시간 출전이었지만 좋은 모습을 보인 박주호에게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다음 경기의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자신의 기량을 뽐내게 된다면 팀에서의 입지는 물론이며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국가대표에 다시 차출되어 수비력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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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도르트문트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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