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스티유 데이> 포스터

영화 <바스티유 데이> 포스터. 프랑스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어떨까. ⓒ 롯데엔터테인먼트


<우먼 인 더 블랙>의 제임스 와킨스 감독이 연출했고, <토르> 시리즈로 친숙한 이드리스 엘바가 프랑스 파리에서 7·14 프랑스 혁명기념일에 예견된 테러를 막기 위해 맹활약하는 CIA 요원으로 등장하는 영화 <바스티유 데이>가 13일 개봉했다.

영화의 <바스티유 데이>는 바로 프랑스 혁명기념일을 뜻하는 것으로, 프랑스에서는 혁명기념일 하루 전날인 2016년 7월 13일에 230개관에서 개봉했다. 하지만 <바스티유 데이>는 실제 테러 때문에 비운의 액션영화가 돼 개봉 5일 만에 내려졌다. 개봉 다음날인 프랑스 혁명기념일에 전 세계를 경악시킨던 '니스 테러 사건'이 발생하며 프랑스 전체가 충격이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작품의 프랑스 배급을 맡은 스튜디오 카날은 테러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상영을 중단했다. 이런 탓인지 북미에는 11월에 '더 테이크(The Take)'란 제목으로 바꿔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실제 테러의 피해자 <바스티유 데이>

프랑스 혁명기념일을 얼마 앞두고 파리 시내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4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는다. 게다가 사건 직후 테러집단은 36시간 뒤 추가 테러를 감행하겠다고 예고한다. 프랑스 경찰과 CIA는 사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인다.

CCTV를 통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건 엉뚱하게도 미국인 소매치기 마이클 메이슨(리처드 매든). 그는 사실 폭탄이 들어있던 정체미상 여성의 가방을 훔쳤다가 그냥 버린 것 뿐이었다. 경찰과 CIA 그리고 테러조직에게까지 쫒기던 마이클을 잡은 건 바로 CIA요원 션 브라이어(이드리스 엘바)이다.

마이클이 진범이 아닌 걸 알게 된 브라이어는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가방의 원래 주인 조이네빌(샬롯 르 본)을 찾아 나선다.


영화 <바스티유 데이>는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최정예 베테랑 CIA 요원과 소매치기를 한 팀으로 만들어 테러의 배후를 쫒게 한다. 신선한 설정과 함께 그들의 활약이 펼쳐지는 파리의 명소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액션영화 답게 이드리스 엘바의 빠르면서도 묵직한 액션이 장르적 기대치를 어느 정도 맞춰준다. 그러나 설정과 액션 측면에서만 이 영화의 가치를 따질 수는 없다. 영화가 바로 오늘날 프랑스의 사회적 문제점들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이민자들과 파시스트들의 대립, 끊이지 않는 시위대와 경찰들의 충돌 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프랑스의 사회상을 담으려는 노력은 엿보인다.



하지만 CIA가 등장한 영화임에도 첩보물의 매력은 찾기 어렵다. 반전을 위해 복잡하게 섥혀 있는 스토리는 관객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무능한 프랑스 경찰들을 대신해 프랑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미국콤비(심지어 한명은 소매치기이다)의 모습은 뭔가 익숙하면서도 거부감이 든다.

단, 액션 자체를 즐길 관객들이라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바스티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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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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