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 지난 9월 27일,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의 포스터 및 프로필, 공연 스틸 이미지.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뜻으로, 각자의 입장에 따라 사실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한계 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삼각형으로 구성된 무대는 관객이 어느 자리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진실의 어느 한 부분만 인지하게끔 한다. 오는 11월 20일까지. 강필석, 문혜원, 박인배, 백형훈, 유리아, 이준혁, 조진아, 최수형, 최재림.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작 아무도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 달컴퍼니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여기 그 내용을 다룬 무대가 있다. 근대 일본 문학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가 그것이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여러 개의 다른 주장이 있다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또한, 다수가 거짓을 믿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만이 진실을 보았다면 내가 본 것은 과연 진실인가, 혹은 거짓인가? 아니, 과연 진실이란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씨왓아이워너씨>는 막간극과 1막, 그리고 2막, 총 세 개의 이야기를 통해 이 같은 주제에 관해 이야기한다.

[막간극] 케사와 모리토

중세 일본, 불륜에 빠진 남녀. 두 사람은 모두 결별을 원하고 상대를 찔러 죽인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입장은 각각 다르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1막] ㄹ쇼몽

공원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네 명의 사람이 이 사실에 대해 서로 다른 진술을 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날의 진실은 무엇인가.

일관성 없는 진술을 일삼는 경비원, 자신이 범인이라 주장하는 강도, 관능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죽은 남자의 아내, 그리고 죽은 남자와 대화를 했다고 주장하는 영매.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진실은 거짓이 되고 거짓은 진실이 된다. 결국, 관객들이 '왓 데이 시(What they see)', 즉 '본' 것에 따라 '왓 데이 빌리브(What they believe)', 진실이라 믿는 것이 달라진다는 소리이다.

[2막] 영광의 날

여기 거짓된 예언을 '믿어' 기적을 '보러' 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각각 기적을 원하는 이유가 있고, 거짓된 예언자에게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을 투영해서 '믿는다.'

그러나 약속된 예언의 날, 정작 기적을 본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더는 기적을 믿지 않았다. 분명 기적을 보았다고 목놓아 외쳤음에도.

다수가 거짓을 보고 홀로 진실을 보았을 때, 내가 본 것은 과연 진실인가, 아니면 거짓인가. 혹 내가 본 진실이 'what I wanna see', 즉 그냥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을 보았을 뿐인 건 아닐까?

답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저 내 마음속에 있을 뿐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무대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 지난 9월 27일,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의 포스터 및 프로필, 공연 스틸 이미지.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뜻으로, 각자의 입장에 따라 사실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한계 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삼각형으로 구성된 무대는 관객이 어느 자리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진실의 어느 한 부분만 인지하게끔 한다. 오는 11월 20일까지. 강필석, 문혜원, 박인배, 백형훈, 유리아, 이준혁, 조진아, 최수형, 최재림.

지난 9월 27일,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의 포스터. <씨왓아이워너씨>(See What I Wanna See)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뜻으로, 각자의 입장에 따라 사실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삼각형으로 구성된 무대는 관객이 어느 자리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진실의 어느 한 부분만 인지하게끔 한다. 오는 11월 20일까지. ⓒ 달컴퍼니


<씨왓아이워너씨>는 무대를 통해서도 이 같은 주제를 보여준다. 쉽사리 접하기 힘든 삼각형의 무대와 두 개의 변을 따라 놓인 관객석, 그리고 세 개의 꼭짓점과 변을 고루 돌아가며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을 통해서다.

여기에 모니터에서 나오는 배우들의 표정과 몽환적인 영상, 객석을 둘러싸고 들려오는 발소리, 그로테스크한 배경음 등은 으스스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관객들이 무언가 숨겨진 진실이 있을 거라 믿게 한다.

이 같은 연출 때문에 관객은 결국 '자신이 보고 싶은' 부분만을 보게 되며, 누구도 배우의 모든 표정을 볼 수 없다. 그야말로 '씨왓아이워너씨', 내가 원하는 대로인 셈이다.

화려한 무대와 볼거리, 고음이 폭발하는 넘버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한 극일 수 있다. 넘버와 배경음은 으스스한 데다 기괴하기까지 하고, 보는 내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볼 만한 극임은 틀림없다.

뮤지컬 리뷰 씨왓아이워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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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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