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웨인 루니(30, 잉글랜드)가 결국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맨유는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아래 레스터)를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맨유는 24일 오후 8시 30분(아래 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아래 EPL) 6라운드 레스터와 경기에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스폐셜 원' 조세 무리뉴(53, 포르투갈)가 마침내 여론을 수렴했다. 경기력 부진으로 심한 비판을 받았던 루니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그 자리는 후안 마타(28, 스페인)가 대신했다. 3선에서 폴 포그바(23, 프랑스)와 함께 선발로 나섰던 마루앙 펠라이니(28, 벨기에) 대신 안데르 에레라(27, 스페인)가 이번 경기에 출전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4, 스웨덴)는 제시 린가르드(23, 잉글랜드), 마커스 래쉬포드(18, 잉글랜드)와 함께 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리그에서 리버풀전 대패 이후 2연승을 달리고 있던 레스터는 제이미 바디(29, 잉글랜드)와 이슬람 슬리마니(28, 알제리)를 앞세워 맨유의 골문을 노렸다.

    24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유의 폴 포그바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24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유의 폴 포그바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전반 3분 달레이 블린트(26, 네덜란드)의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연 맨유는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공격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특히, 왼쪽 측면에 있는 래쉬포드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레스터는 측면을 활용한 역습을 노렸다. 특히 왼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맨유 골문에 위협이 될 만한 슈팅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맨유는 레스터의 역습을 잘 막아내면서 마침내 선취골 뽑아냈다. 전반 22분 블린트가 올린 코너킥을 크리스 스몰링(26, 잉글랜드)이 완벽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맨유는 2분 뒤,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맨유 진영에서부터 단 세 번 만에 슈팅 기회까지 가져갔고, 래쉬포드가 론-로베르트 칠러(27, 독일)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 정확도가 부족했다. 25분에도 블린트의 크로스를 포그바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래쉬포드의 오버헤드킥으로 이어졌으나 골대를 넘어갔다.

맨유의 공세는 무서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에서의 완성도가 높아져 가는 느낌이었다. 전반 26분에는 포그바가 살짝 띄어준 볼을 이브라히모비치가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세 번의 터치 이내에 슈팅으로 연결하는 맨유의 공격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역습은 간결한 패스에 의해 빠르게 진행됐고, 중앙에서 이루어지는 창의적인 패스에 의한 공격 전개는 레스터의 수비진을 힘들게 했다.

전반 29분 레스터의 페널티박스 부근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포그바의 기습적인 슈팅이 칠러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맨유는 그간의 모습과 정말 달랐다. 전반 36분 마타-포그바-린가르드-마타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패스 연결을 통한 마무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맨유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골을 더 추가했다. 블린트가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마타에게 연결했고, 이것을 다시 골문 앞에 있던 래쉬포드에게 연결하며 쉽게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레스터로서는 순간적으로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맨유의 코너킥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두 번째 실점 이후 집중력이 심하게 떨어진 모습을 드러냈다. 

맨유는 멈추지 않았다. 전반에 3골이나 넣었지만, 만족하지 않고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반 41분 블린트가 올린 코너킥을 포그바가 완벽한 헤딩슛으로 공의 방향을 바꾸며 팀의 4번째 골을 뽑아냈다. 맨유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고, 레스터는 전반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무려 4실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미래가 기대되는 맨유
      
레스터는 후반 시작 직전 두 장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리야드 마레즈(25, 알제리)와 바디를 빼고 앤디 킹(27, 웨일스)과 데마라이 그레이(20, 잉글랜드)를 투입했다. 반면, 홈팀 맨유는 변화 없이 후반을 맞이했다.

후반에도 맨유는 경기를 주도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많은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마타의 강력한 슈팅은 수비에 걸리는 등 유효슈팅까지 연결되지는 않았다.

다소 정체된 경기 흐름 속에서 레스터가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13분 레스터의 공격 상황에서 볼을 잡은 그레이가 다소 먼 거리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레스터는 만회골 이후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한 번에 길게 넘겨주는 공격 전술 외에 짧은 패스에 의한 공격 전개는 맨유 선수들에게 모두 차단되면서 위력이 떨어졌다.  

후반 20분 맨유의 순간적인 역습 상황에서 린가르드가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했고, 침투하던 이브라히모비치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이브라히모비치의 슈팅이 칠러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25분에는 포그바가 레스터의 수비를 순간적으로 따돌리고 침투하던 이브라히모비치를 향해 기막힌 패스를 연결했지만,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맨유는 후반 초반 레스터에 만회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후 팀을 잘 재정비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32분 린가르드를 빼고 마이클 캐릭(35, 잉글랜드)을 투입하며, 승리를 굳히는 데 힘을 보탰다. 후반 37분에는 래쉬포드를 빼고 '팀의 상징' 루니가 투입됐다. 루니는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이런 모습을 자주 비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약 11분간 경기를 누빈 루니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결국, 맨유는 이번 시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를 4-1로 대파했다.

루니가 빠지니 최고의 모습을 선보인 맨유

    24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유의 웨인 루니(왼쪽 위)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4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맨유의 웨인 루니(왼쪽 위)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팀의 상징'인 루니가 빠지니 맨유가 살아났다. 루니의 자리를 대체했던 마타는 맨유의 공격을 지휘했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세계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로 이적했지만, '거품'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포그바는 이적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번 경기들과 같이 3선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마타와 함께 맨유의 공격을 지휘했다. 특히, 포그바가 선보인 마타의 득점 장면에서 이루어진 연계 패스와 최전방에 있던 이브라히모비치를 향한 침투 패스는 그가 왜 세계 최고의 재능인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득점까지 성공시키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매우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다.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을 맞이해서인지 후반 초반 움직임이 무뎌진 모습을 보였고, 실점까지 이어졌다. 굳이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무리하게 라인을 올리다보니 레스터에 많은 공간을 내줬고, 이것이 후반 중반까지 어수선한 분위기를 야기했다. 맨유는 적절한 템포 조절을 통해서 지켜야 할 상황에서는 최대한 볼을 소유하며, 한 번의 빠른 역습을 노리는 전략이 때로는 필요해 보였다.

앞으로 루니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은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루니는 잉글랜드와 맨유의 상징적인 선수다. 이 자체만으로도 루니를 후보로 내리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이번 경기와 같이 루니가 빠졌을 때, 전혀 다른 팀 공격이 이루어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22일 노샘프턴 타운과 리그 컵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한 루니는 이전과 같이 아무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오로지 경기장을 뛰어다니기만 할 뿐, 팀 공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금의 현실을 먼저 인정하고, 과거의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루니의 미래는 굉장히 어두운 것이 현실이다.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는 지난 시즌과 달리 리그 초반임에도 4실점을 한 경기가 두 번이나 됐다. 지난 11일 리버풀과의 경기와 이날 경기가 그랬다. 3선에서 상대의 패스 줄기를 차단해줬던 은골로 캉테(25, 프랑스)의 이적 공백 때문인지 여전히 수비는 불안정해 보였다. 상대에게 너무나도 쉽게 공간을 내줬고,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것은 대량 실점의 원인이 됐다.

공격에서도 지난 시즌 맹활약을 보인 마레즈와 바디가 아무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슬리마니 역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레스터는 이번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EPL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수비에서의 불안정한 모습과 공격에서의 부족함이 이어진다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거두기란 굉장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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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VS레스터 웨인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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