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무리뉴(53, 포르투갈) 감독과 폴 포그바(23, 프랑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4, 스웨덴) 등을 영입하며, 부활을 꿈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충격의 3연패에 빠졌다. 맨유는 18일 오후 8시(이하 한국 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5라운드에서 왓포드에 1-3으로 패배했다.

맨유는 지난 16일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서인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1분 만에 웨인 루니(30, 잉글랜드)의 크로스에 이은 크리스 스몰링(26, 잉글랜드)의 헤딩슛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홈팀 왓포드는 예상보다 강했다. 전반 12분 맨유 진영에서 높게 떠오른 볼을 다비드 데 헤아(25, 스페인)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고, 오디온 이갈로(27, 나이지리아)가 빈 골대를 향해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16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대릴 얀마트(27, 네덜란드)가 올린 크로스를 트로이 디니(28, 잉글랜드)가 완벽한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데헤아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크레이그 카스카트(27, 북아일랜드)의 크로스를 이갈로가 다시 한 번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1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맨유와 왓포드의 경기에서 맨유의 포그바(중앙)가 얀마트(왼쪽)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1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맨유와 왓포드의 경기에서 맨유의 포그바(중앙)가 얀마트(왼쪽)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반면, 맨유는 답답한 흐름 속에 전반 20분 기회를 맞았다. 순간적인 맨유의 역습 상황에서 마커스 래쉬포드(18, 잉글랜드)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브라히모비치의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옆 그물을 맞췄다. 전반 30분 마루앙 펠라이니(28, 벨기에)의 패스를 받은 포그바가 먼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맨유의 공격은 굉장히 단조로웠다. 오직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만을 선보였고, 이는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가게 했다.

왓포드는 전반 중반 이후 맨유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기는 했지만,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간혹 위협적인 역습을 선보였고, 결국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 33분 맨유의 페널티박스 부근 왼쪽 측면에서 앤서니 마샬(20)이 넘어지며 볼을 빼앗겼고, 이를 얀마트가 잡아 뒤쪽에서 침투하던 에티엔 카푸에(28, 프랑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그리고 이것이 논스톱 슈팅까지 이어지며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는 다소 억울할 만한 득점이었다. 마샬이 반칙을 당하며 넘어졌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이것이 득점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전 장면에서 마샬은 상대와의 볼 다툼으로 인한 뇌진탕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결국, 마샬은 실점과 함께 전반 37분 만에 애슐리 영(31, 잉글랜드)과 교체되며 경기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선취골을 허용한 맨유는 이후 지속해서 공격을 시도하려 했으나 왓포드의 조직적인 수비에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최전방에 있는 이브라히모비치는 고립됐고, 역습에 의한 래쉬포드의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다.

단조로운 맨유의 공격과 달리 왓포드의 날카로운 공격과 단단한 수비가 눈에 띈 가운데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1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맨유와 왓포드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맨유의 마타(오른쪽)가 상대 수비를 제쳐내기 위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1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맨유와 왓포드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맨유의 마타(오른쪽)가 상대 수비를 제쳐내기 위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충격적인 맨유의 3연패

맨유는 후반전에도 측면과 긴 패스를 활용한 공격 패턴을 보여줬다. 짧은 패스로는 전혀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고, 좀처럼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맨유는 반전의 기회를 잡아냈다. 후반 16분 중앙선 부근까지 내려와 볼을 잡은 이브라히모비치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래쉬포드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진입해 짧은 크로스를 올렸다. 래쉬포드는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왓포드 수비의 실수를 틈타 슈팅까지 연결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동점골 이후 맨유는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후반 33분에는 이브라히모비치의 이마에 정확히 맞은 헤딩슛이 에우렐요 고메스(35, 브라질)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에 별다른 공격을 선보이지 못하던 왓포드는 후안 카밀로 수니가(30, 콜롬비아)가 극적인 역전골을 뽑아냈다.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우측면을 파고든 로베르토 페레이라(25, 아르헨티나)가 빠른 패스를 연결했고, 수니가의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직전 왓포드는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맨유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수니가가 펠라이니의 발에 걸려 넘어졌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것을 디니가 침착하게 득점으로 성공시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스폐셜 원’ 무리뉴도 때로는 반성과 성찰 그리고 혁신이 필요하다.

‘스폐셜 원’ 무리뉴도 때로는 반성과 성찰 그리고 혁신이 필요하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변화가 필요한 루니와 무리뉴

왓포드의 첫 번째 득점 장면은 판정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맨유는 그 장면이 아니더라도 왓포드를 압도하지 못했다. 공격 전술은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와 한 번에 길게 넘겨주는 패스에 이은 공격 딱 두 개였다. 왓포드의 수비 입장에서는 방어하기 너무나도 쉬운 공격 전술이었고, 실제 맨유는 경기 내내 고전했다. 수비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맨유의 3선에 있는 펠라이니와 포그바는 왓포드의 빠른 역습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왓포드의 공격진이 수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할 수 있게 놔뒀다.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맨유의 상징 루니다. 최근 맨유 경기를 되짚어보면, 루니가 최상의 몸 상태를 갖춘 것인지 의문이 따른다. 과거보다 기량 저하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도 중앙 공격형 미드필드로 선발 출전해 90분 내내 경기장을 누볐지만, 아무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슈팅은 단 하나에 불과했고, 결정적인 패스는 한 차례도 선보이지 못했다.

냉정하게 말해 이번 시즌 루니는 경기장을 뛰어다니는 것 외에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맨유의 공격 패턴이 더 단조로워지는 데 크게 일조하고, 최전방에 있는 이브라히모비치의 득점력을 약화시키는데도 한몫을 한다.

차라리 맨유는 중앙 지역에서 세밀한 패스와 창의적인 플레이에 능한 후안 마타(28, 스페인)를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래쉬포드를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최전방에 두고, 포그바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부상으로 결장하기는 했지만, 분데스리가를 점령했던 헨리크 미키타리안(27, 아르메니아)이나 안데르 에레라(27, 스페인)를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맨유의 무리뉴 감독이 변화를 선택할지는 의문이다. 사실 맨유 3연패의 가장 큰 책임은 무리뉴 감독에게 있다. 맨유가 보여주고 있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수비 불안 등의 문제를 방지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무리뉴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 감독 재임 시절 보여준 4-2-3-1 전술만을 고집하고, 여전히 선수기용은 제한적이다. 몸 상태에 따라 선발 명단을 짜기보다는 자신이 활용하는 선수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지휘한 32경기에서 14패를 당했다. 그래서 맨유의 3연패를 일시적인 부진으로 넘기기에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무리뉴가 변화를 거부하고, 몇 년째 같은 전술과 입맛에 맞는 선수만을 지속해서 고집한다면 맨유에서의 생활은 예상보다 일찌감치 마감될지도 모른다.

현재 맨유는 변화가 절실하다. 무리뉴가 변화의 시작이자 중심이 될 수 있다. '스폐셜 원' 무리뉴도 때로는 반성과 성찰 그리고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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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무리뉴 웨인 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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