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 시각) 사우샘프턴FC의 홈 경기장인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사우샘프턴은 '특급 조커'인 찰리 오스틴을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해 결승 골을 끌어냈고 스완지 시티를 1-0으로 꺾었다. 가장 최근에 펼쳐진 유로파리그에서 스파르타 프라하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던 사우샘프턴은 이번 승리를 통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홈 팀인 사우샘프턴은 지난 4라운드 아스날과의 경기 라인업과 같은 선발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골키퍼에 프레이저 포스터를 세웠고 포백 라인에 세드릭 소아레스, 조세 폰테, 버질 반 다이크, 라이언 베르트랑을 차례로 기용했다. 이어 오리올 로멜루를 원 볼란치로 투입했고 마름모 형태로 요르디 클라지, 두산 타디치, 스티브 데이비스가 세워졌다. 마지막으로 최전방에는 나단 레드몬드와 쉐인 롱이 투톱으로 기용됐다.  한편 원정팀인 스완지 시티는 지난 경기와 다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지난 첼시전에서 3-5-1-1을 사용한 반면 이번 사우샘프턴전에서는 4-2-3-1을 사용했다. 골키퍼에는 우카시 파비안스키를 뒀고 포백에 차례로 스테판 킹슬리, 요르디 아마트,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카일 노튼을 기용했다. 이어 기성용과 잭 코크를 더블 볼란치로 세웠고 미드필드에 길피 시구르드손, 르로이 페르, 모두 바로우를 투입했다. 마지막으로 최전방에는 페르난도 요렌테를 기용했다. 아쉬운 전반전 돌파구는? 
 헤딩 경합하는 클라지와 킹슬리

헤딩 경합하는 클라지와 킹슬리 ⓒ 프리미어리그 공식 트위터


사우샘프턴은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스완지를 공략했다. 순간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고 후방에서부터 공을 돌리며 빌드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스완지 시티의 압박도 만만치 않았다. 페르난도 요렌테를 비롯해 시구르드손과 페르, 바로우는 전방에서부터 사우샘프턴의 빌드업을 막아내는 데 주력했다. 또한 수비 라인을 견고하게 세웠고 선수 간의 간격을 잘 잡아서 수비하며 이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진 상황에서는 공 점유율을 가져오면서 파울을 유도했고 세트피드를 얻어 찬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위협적이지는 못했지만 시구르드손의 프리킥을 받은 페르가 슈팅을 시도한 바가 있다.

전반 15분경부터 스완지 시티의 수비 라인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사우샘프턴의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좌우를 흔들며 균열을 만들었고 몇 차례 슈팅 찬스를 얻어냈다. 이에 스완지 시티는 집중력이 흐려졌으며 부족한 맨마킹과 공간 노출까지 보여줬다. 이번 경기에서 스완지 시티는 쓰리백 형태의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유동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되려 독이 되고 말았다. 나단 레드몬드와 쉐인 롱, 두산 타디치 같은 빠른 발과 순간적인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을 상대로 쓰리백 포메이션을 이용하자 수비 간격에 균열이 생겼고 좌우 측면 커버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우샘프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균열이 생긴 스완지 시티를 허무는 데 성공했으나 좀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18분에 두산 타디치가 스완지 수비진 벽을 넘기는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우카시 파비안스키에게 막혔고 33분에도 코너킥 찬스에서 반 다이크가 헤딩했지만 파비안스키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42분에도 빠른 공수 전환과 전진 패스로 클라지의 중거리 슈팅 찬스가 만들어졌지만 막혔으며 44분에는 결정적 패스를 받은 레드몬드가 상대 수비를 제치고 골키퍼와 1:1 찬스를 얻었음에도 골대 위로 슈팅을 날려 보냈다. 여러모로 좋은 찬스들이 만들어졌으나 아쉬움이 남는 전반전이였다. 
 득점을 성공시킨 찰리 오스틴

득점을 성공시킨 찰리 오스틴 ⓒ 사우샘프턴 공식 트위터


후반전이 시작되고 스완지 시티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스테판 킹슬리 대신 앙헬 랑헬을 투입했다. 사우샘프턴의 빠른 템포와 패스에 맥을 추지 못했던 스완지가 빠른 시간 내로 결정한 대안이었다. 사우샘프턴도 속도감을 살려 찬스 메이킹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득점에 빈곤했다. 결국 52분에 쉐인 롱과 요르시 클라지를 빼고 찰리 오스틴과 피에르-에밀 호이베르그를 투입하며 변칙적인 플레이를 요구했다.

교체 투입된 찰리 오스틴은 이른 시간부터 인상적인 플레이들을 펼쳤다. 투입 2분 만에 좌측에서 올라온 정확한 크로스를 받아 감각적으로 슈팅했으나 아쉽게 막혔다. 오스틴은 빈공간을 찾아 들어가며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 했고 전반전에 많은 활동량을 보인 쉐인 롱의 체력적인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며 활약했다. 후반 61분에는 레드먼드가 우측면을 돌파하며 올린 크로스가 정확히 오스틴을 향했으나 아쉽게 막히고 말았다. 그러나 기다림은 득점을 가져다주었다. 마침내 후반 63분, 또다시 우측면을 돌파하며 올라온 크로스를 찰리 오스틴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 한 골은 스완지 시티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선제골이 터진 후 두 팀 모두 기동력이 저하됐다. 두 팀 모두 전반전에 매우 활발한 플레이를 가져갔다는 점에서 체력과 기동력의 저하는 당연히 예측된 결과였다. 그런데도 스완지 시티는 마지막까지 추격의 불씨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어떤 루트로든 찬스를 만들어내려 노력했고 공격을 시도했다. 70분에는 바로우가 개인플레이를 통해 슈팅을 시도했으며 73분에는 시구르드손이 팀 연계 플레이를 통해 슈팅을 만들었으나 아쉽게도 동점 골은 터지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사우샘프턴이 1-0으로 앞선 채 종료되었으며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확연하게 차이난 선수들, 스완지는 더 움직여야만 했다

경기가 종료된 후 눈에 들어온 통계 자료는 역시 히트맵이였다. 사우샘프턴과 스완지 시티의 히트맵은 조금의 차이가 있었고, 이 조금의 차이는 승부를 갈랐다. 먼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터치 횟수와 움직임이 사우샘프턴이 우세했다. 638번의 터치를 기록하며 574번의 터치를 기록한 스완지 시티를 앞섰다. 또한 각 포지션별의 히트맵 역시 차이를 보였다. 사우샘프턴은 공격진과 수비진에서의 히트맵에서 앞섰고 미들진의 히트맵은 스완지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사우샘프턴의 공격 루트는 대부분 오른쪽 측면에 치우쳐져 있었다. 공격 루트의 25%는 좌측으로, 27%는 중앙으로 진행되었으며 48%의 공격이 우측으로 진행되었다. 반면 스완지 시티는 25%의 공격 루트를 좌측으로, 34%는 우측으로, 그리고 남은 41%의 공격을 중앙으로 시도했다. 실제로도 확인할 수 있던 결과다. 사우샘프턴은 우측면을 잘 이용하며 크로스 플레이를 애용했고, 득점 장면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찰리 오스틴이 마무리한 바가 있다. 더 많은 터치와 활동량을 기록하며 우측면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사우샘프턴의 완벽한 전술이었다.

한편으로는 수비장면에서 쓰리백 형태를 유지한 스완지 시티의 전술적 패배였다. 형식적인 포메이션은 4-2-3-1로 발표됐지만 경기 내에서는 4-3-3, 또는 3-5-2 포메이션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나 수비를 하는 상황에서는 3-5-2 포메이션을 사용했는데, 분명한 귀돌린의 실수였다. 사우샘프턴은 쉐인 롱과 나단 레드먼드라는 빠른 발의 선수들을 갖고 있다. 빠른 발은 그들의 장점이며 사우샘프턴은 장점을 이용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수비를 하는 과정에서 중앙에 집중된 쓰리백 형태를 사용할 경우 상대에게 측면을 내주게 된다. 이번 경기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듯이 사우샘프턴은 빈 측면을 애용했다. 물론 귀돌린 감독은 실수를 만회하려 했다. 전반전 내내 빈 공간을 내줬던 스테판 킹슬리 대신 앙헬 랑헬을 투입했던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교체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전반전에 내주지 않았던 실점을 후반전에 내줬으며 후반전에도 빈공간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죽음의 3연전을 앞둔 스완지 시티에게 사우샘프턴전 패배 소식은 매우 아쉽다. 당장 주중 리그컵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며 이어진 6라운드 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를 만난다. 이어 7라운드에서는 리버풀을 상대하게 되는데 어려운 일정이다. 한편 수월한 일정을 앞둔 사우샘프턴에게 이번 2연승은 기분 좋은 승리다.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 페이스를 찾은 사우샘프턴이 과연 지난 시즌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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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김동현의 풋볼로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우샘프턴 스완지시티 전술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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