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파주 NFC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대표팀은 9월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30일 오후 파주 NFC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대표팀은 9월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이 이례적으로 미국 뉴욕타임스의 주목을 끌었다.

한국과 30번 싸워서 2010년 동아시안컵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29번 내리 진 덕분에 '공한증'이 생긴 중국의 필승 전의가 낳는 긴장감 때문만 아니라 "부분적으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한중간 갈등으로 인한 "예민한 상황" 때문이다.

신문은 중국이 만들어낸 말인 '공한증'을 한국이 음미하고 있다며 한국의 일방적 승리로 진행되고 있는 양국 국가대표팀간 대결사를 소개했다.

두 나라 프로축구팀들에서 활동해온 몬테네그로 출신 데얀 담야노비치는 "중국은 한국 축구에 대단한 존경심을 갖고, 정말 한국을 꺾어 보고 싶어한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중국의 저명한 축구 평론가 마더싱도 "중국 축구팬들은 중국팀이 한국팀과 경기할 때마다 이기기를 바라는데, 그 열망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에 9번째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바라보는 한국은 중국 축구팀의 기량을 한 수 아래로 보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이번 경기 입장권을 중국 측에 1만5천 장 배정한 것에 대해 너무 많이 줬다는 비판이 한국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중국 축구팬들이 2만 명 이상 입장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홈 어드밴티지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 보안책임을 맡은 대한축구협회 박용수 총무팀장은 "이번 경기는 다른 때와 다르다"며 "상황이 민감한 만큼, 보안문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하고, 한중간 사드 갈등을 간단히 소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에 "어떠한 축구 외적인 사건"도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 경기장 남쪽 관중석 전체를 중국 측에 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중국 측에 자리를 너무 적게 배정하면 한국에서 공부중인 5만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을 비롯해 중국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팬들 사이의 좌석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중국 측 응원석을 한 곳으로 모아놓는 게 경찰이 통제하기 쉽다며 "우리는 중국축구협회와 긴밀하게 협력해오고 있다. 중국 측이 직접 중국 팬들에게 입장권을 판매하고 그들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팬이든 중국 팬이든 정치적 구호가 적힌 팻말은 금지되고 즉각 압수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한·중 양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측에 배정된 1만5천석이 다 팔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측이 중국 팬들의 한국행을 자제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최근 중국이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등 슈퍼리그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음으로써 중국 팀들이 한국 팀들과 경기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으나, 한국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러한 투자 효과가 양국 대표팀간 대결에서 나타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의 거액을 들인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가 "중국 대표팀의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다만 그들의 투자 목적이 뚜렷하고 지속해서 이뤄질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중국 축구평론가 마더싱은 "중국 프로팀에 기량이 훌륭한 외국인 선수들이 많아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중국 프로팀이 한국팀을 이길 수 있지만, 국가대표팀은 완전히 다르다"며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이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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