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FC 서울 대 전북 현대 경기. 전북 레오나르도가 추가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8일 오후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FC 서울 대 전북 현대 경기. 전북 레오나르도가 추가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경기는 미리 보는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중에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양팀의 만족도가 달랐던 것을 감안하면 이 경기 홈팀 FC 서울의 기세가 더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전북 선수들은 상하이에 다녀온 피로감을 시원하게 털어버리며 활짝 웃었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FC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레오나르도의 멀티 골에 힘입어 3-1로 완승을 거두뒀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승점 13점 차로 달아나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28경기 연속 무패 기록 행진을 힘차게 이어나갔다.

미리 보는 챔피언스리그 4강

K리그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다투고 있는 두 팀이 만났다. 이른바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하는 바로 그 빅 매치였다. 더구나 양팀은 주중에 각각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긴장 속에서 치렀다.

전북 현대는 상하이 상강과의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기고 돌아왔고, FC 서울은 산둥 루넝 FC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완승을 거뒀다. 9월 중순에 열리는 2차전 흐름을 감안하면 두 팀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4강에 나란히 올라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므로 이 경기는 미리 보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일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경기 원정 팀 전북 선수들의 여독이 걱정이었다. 그나마 전북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는 FC 서울이 자랑하고 있는 간판 골잡이 데얀 다미아노비치가 경고 누적으로 못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홈 팀 FC 서울로서는 이 경기가 선두 추격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데얀이 빠지기는 했지만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의 발끝에 기대를 걸었다. 최근 연승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달 20일에 바로 이곳에서 열린 홈 경기 2-3 펠레 스코어 패배를 되갚아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행운의 골이 전북 선수들의 품으로 날아들었다. FC 서울 미드필더 이석현이 수비 지역에서 공을 멀리 걷어낸다고 찬 공이 전북 미드필더 장윤호의 왼쪽 다리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자책골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실 이 경기가 흔히들 말하는 한 골 승부로 끝났다면 행운이 가져다준 승리라는 말이 붙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누가 봐도 전북 현대의 완승이었다. 공 점유율은 FC 서울이 66%로 전북 현대의 34%를 압도했지만 실속은 전북이 확실하게 챙겼다. 기회가 왔을 때 높은 결정력을 보일 수 있는 팀이 이긴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 앞 이재성의 명품 어시스트 적중

결기 결승골은 27분에 나왔다. 전북 현대가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팀으로서 10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다시 노리고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추가골이었다. 중앙선 가까운 곳에서 전북 미드필더 이재성이 왼발로 찍어 넘겨준 공이 레오나르도의 오른발을 빛나게 만들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넘어온 이재성의 킥은 레오나르도가 상대 수비수들이 파 놓은 오프 사이드 함정을 기막히게 무너뜨리고 뛰어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정확히 떨어졌다. 그리고는 오른발 슛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순간을 또렷이 지켜봤으니 9월 1일 바로 그 자리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믿고 뽑은 이재성에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재성은 지난 23일 상하이에서 중국 국가대표 셋(우레이, 유하이, 차이후이캉)과 직접 부딪치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기에 슈틸리케호의 가장 확실한 가용 자원이 된 셈이다.

이재성의 명품 어시스트로 2-0까지 달아난 전북은 59분, 오른쪽 풀백 최철순이 부드럽게 올려준 크로스를 레오나르도가 잡지도 않고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슛으로 때려 넣어 완벽하게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FC 서울의 아드리아노가 후반전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 만회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전북이 승점 차이를 13점으로 만드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쩌면 전북의 무패 우승 위업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완승이었다.

이제 A매치 휴식기 후 9월 10일(토)에 29라운드가 다시 이어지는데 우승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전북 현대는 전남 드래곤즈를 전주성으로 불러들인다. FC 서울은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원정 경기로 1호선 더비 매치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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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6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결과(2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

★ FC 서울 1-3 전북 현대 [득점 : 아드리아노(90+6분,PK) / 장윤호(4분), 레오나르도(27분,도움-이재성), 레오나르도(59분,도움-최철순)]

★ 상주 상무 1-1 수원 블루윙즈
★ 전남 드래곤즈 2-1 포항 스틸러스

◇ K리그 클래식 현재 순위표
1 전북 현대 62점 17승 11무 53득점 29실점 +24
2 FC 서울 49점 15승 4무 9패 53득점 39실점 +14
3 제주 유나이티드 40점 12승 4무 12패 50득점 46실점 +4
4 상주 상무 40점 12승 4무 12패 48득점 45실점 +3
5 울산 현대 40점 11승 7무 10패 30득점 36실점 -6
6 성남 FC 38점 10승 8무 10패 41득점 36실점+5
7 광주 FC 37점 9승 10무 9패 34득점 34실점 0
8 전남 드래곤즈 35점 9승 8무 11패 33득점 36실점 -3
9 포항 스틸러스 35점 9승 8무 11패 30득점 33실점 -3
10 수원 블루윙즈 31점 6승 13무 9패 35득점 42실점 -7
11 수원 FC 26점 6승 8무 14패 25득점 42실점 -17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24점 5승 9무 14패 28득점 42실점 -14
축구 전북 현대 FC 서울 K리그 클래식 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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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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