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2018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2018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위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출전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29일 경기도 파주NFC 센터에서 소집될 예정이다.

한국은 다음 달 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1차전을 펼치고, 이후 6일 중립지역인 레바논으로 넘어가 시리아와 2차전을 치른다. 최근 아시아 축구가 급성장하면서 더 이상 한국은 물론이고 누구도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첫 단추가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과감한 실험이나 깜짝 발탁을 최소화하고, 그동안 대표팀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온 유럽파와 K리그 간판스타들을 바탕으로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선택하며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첫 발탁' 황희찬, 슈틸리케 취향 저격?

공격과 미드필더진에서는 손흥민, 석현준, 구자철, 기성용, 지동원 등 유럽파가 큰 변동 없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손흥민은 중국전, 석현준은 시리아전만 뛰기로 하면서 전술 운용의 폭이 좁아졌다.

손흥민은 2016 리우 올림픽 차출을 조건으로 9월 A매치에서 중국전만 차출하기로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와 합의했고, 석현준은 최근 터키 명문 트라브존스포르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을 돕기 위한 배려다.

가장 큰 관심사는 손흥민이 '올림픽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올림픽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떨어진 데다가 다소 부진한 경기력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질 핵심 전력이다. 손흥민이 제 실력을 발휘해야 중국전을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이청용도 오랜만에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지난 6월 스페인, 체코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부르지 않았다. 당시 이청용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소속팀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나돌면서 유럽 진출 이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최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부터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좋은 활약을 펼치자 다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선발로 활약하는 선수를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이청용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슈틸리케가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새롭게 발탁한 카드는 황희찬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도 발탁되는 기회를 잡았다. 폭발적인 속도와 기술을 겸비한 황희찬은 중국의 밀집수비를 무너뜨릴 유용한 공격 자원이다. 또한 왕성한 활동력으로 손흥민과 석현준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 '수비'... 이번에는?

공격보다 더 큰 고민은 수비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을 소집할 때마다 수비수를 자주 교체하며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여러 선수를 시험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측면은 차두리가 은퇴하고, 박주호나 김진수 등 유럽파가 부진하면서 대표팀의 최대 고민으로 떠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의 측면 자원으로 이용과 오재석을 발탁했다. 이용은 상주 상무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 덕분에 6월 유럽 원정에 이어 또 다시 부름을 받았다. 오재성은 최근 일본 감사 오사카에서 주로 왼쪽을 맡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앙 수비는 공교롭게도 김기희, 홍정호, 장현수, 김영권 등 4명이 모두 중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측면이 불안할 경우 이들의 변칙적인 기용으로 대비할 가능성이 크다.

골키퍼는 예상대로 김진현, 정성룡, 김승규를 발탁했다. 관심사는 김진현의 출전 여부다. 김진현은 슈틸리케호에서 주전 골키퍼로 도약했으나, 유럽 원정 스페인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불안함을 드러내며 6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 틈을 타서 정성룡과 김승규가 최근 소속팀에서 안정된 활약을 펼치며 다시 주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1년여 동안 치러지는 긴 여정이자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시리아, 중국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싸워야 한다. 비록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더라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아시아의 맹주'로 불리던 한국이지만 최종예선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슈틸리케호가 과연 수많은 변수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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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명단
(9월 1일 중국전, 9월 6일 시리아전)

골키퍼 : 김진현 정성룡 김승규

수비 : 김기희 김영권 홍정호 장현수 이용 오재석 김민혁

미드필더 : 한국영 기성용 정우영 이청용 권창훈 구자철 손흥민 이재성 지동원

공격 : 석현준 황희찬
러시아 월드컵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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