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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 3명이 울타리를 넘어 닥터헬기 프로펠러와 꼬리날개 부분에 매달리거나 미끄럼을 타는 등 30여 분간 놀이삼아 장난치는 모습이 17일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 담겨 있다.
 젊은 남성 3명이 울타리를 넘어 닥터헬기 프로펠러와 꼬리날개 부분에 매달리거나 미끄럼을 타는 등 30여 분간 놀이삼아 장난치는 모습이 17일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 담겨 있다.
ⓒ 충남경찰청 제공 CCTV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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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개월간 100여 명의 응급환자를 살려내며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려온 충남닥터헬기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3명에 의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헬기장 CCTV에 찍힌 영상을 17일 오후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남성 3명이 헬기장 울타리를 넘은 것은 11일 밤 9시 45분 무렵. 영상을 보면 젊은 남성 3명이 울타리를 넘어 헬기장에 들어온다. 이어 헬기 프로펠러와 꼬리날개 부분에 매달리거나 미끄럼을 타는 등 30여 분간 놀이삼아 장난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헬기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한 것은 13일 오전 6시 무렵이다. 충남닥터헬기 소유주인 ㈜UI헬리제트 관계자가 헬기 점검을 하던 중 헬기상부(Tail Rotor 구동축) 커버가 눌리고 찌그러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UI헬리제트 관계자는 바로 지상 시운전과 함께 CCTV를 확인했다. 지상 시운전 결과는 양호했으나 헬기 자체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돼있기 때문에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항공기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정밀검사는 2~3주가량 지나야 정확한 진단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남도 관계자는 밝혔다.

이들은 또 CCTV에서 오후 9시45분~10시30분 동안 무단 침입한 3명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CCTV 분석 3명 추적중, 곧 특정 가능할 듯

경찰은 17일 현재 CCTV 분석을 통해 침입했던 3명의 외부인에 대한 동선을 추적 중이며, 증거자료를 확보해 곧 외부인에 대한 특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닥터헬기 파손 사고로 응급환자 후송에 대한 공백우려가 컸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건이 발생한 11일 오후 9시 30분부터 대체헬기를 투입한 13일 오후 1시30분까지 40시간 가까이 응급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것은 대체헬기가 투입된 13일 오후 2시30분이다. 이어 15일 2건, 17일 1건 등 모두 4건의 응급환자는 대체헬기를 이용해 긴급후송이 가능했다.

충남도 식품의약과 정영림 팀장은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천안시 단국대병원 헬기장에는 철조망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고, 출입금지와 CCTV 촬영 중이라는 경고문을 부착해 상식적으로 이곳을 누군가 침투할 것으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울타리를 보강하는 한편 야간당직 인원을 배치하고, 무인경비시스템도 추가 설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헬기를 제작한 이탈리아 본사에 확인한 결과 정확한 수리견적이나 피해금액은 아직 추산이 불가능하다"며 "정밀진단 결과가 나오려면 15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충남닥터헬기, 100여명 응급환자 살렸다

충남 천안시 단국대학교 병원에서 운영하는 충남닥터헬기는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AW-109 그랜드 뉴’ 기종으로 1월27일부터 현재까지 100여 명의 응급환자를 살려내며 ‘날아다니는 응급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충남 천안시 단국대학교 병원에서 운영하는 충남닥터헬기는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AW-109 그랜드 뉴’ 기종으로 1월27일부터 현재까지 100여 명의 응급환자를 살려내며 ‘날아다니는 응급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충남시사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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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닥터헬기 기종은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Agusta Westland)사에서 제작한 'AW-109 그랜드 뉴(Grand New)'이다. 이 헬기는 최대 이륙 중량 3175㎏, 탑승인원 6∼8명, 순항 속도 시속 310㎞, 항속거리 859㎞다.

충남도는 지난 1월 27일 천안 단국대학교병원에서 '응급의료 전용헬기' 출범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 7개월 여 만에 100여 명의 응급환자를 수송하며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해왔다. 

닥터헬기는 기내에 각종 응급의료장비를 갖추고, 출동할 때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1급 응급구조사 등이 동승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응급의료기관으로 환자를 후송할 때까지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첨단 응급의료시스템이다.

그동안 닥터헬기로 이송된 100여 명의 환자 중 생사를 넘나들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환자 유형은 출혈이나 골절 등 중증외상 환자가 5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심장질환 16명, 뇌질환 15명, 호흡곤란과 쇼크, 소화기 출혈, 심한 복통, 의식저하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남성이 68명, 여성이 32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70대가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20명, 50대 19명으로 뒤를 이었다. 29세 이하도 9명으로 집계됐다. 100명의 환자 중에서는 72명이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고, 11명은 입원치료 중이며 17명은 과다출혈이나 심각한 질환 등으로 숨졌다.

닥터헬기로 이송된 대부분의 환자들이 중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생존율이 높은 것은 이송 시간이 크게 줄었고 신속한 응급처치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철없는 장난으로 40여 시간 닥터헬기 운행이 중단돼 하마터면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질 뻔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닥터헬기, #단국대병원, #천안시, #CCTV, #응급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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