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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을 한다는 것은 여러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나 밤만 되면 상점은 문을 닫고(24시간 편의점을 찾기 힘들다) 사람이 잠을 자러 가는 이 나라는 더더욱 심하다. 그래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새벽에 돌아다니는 사람?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

이 밤을 무대삼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간혹 보인다. 그들은 기자와 같은 클리너(청소부)거나 기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호주인들의 일과가 일찍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노동을 위해 돌아다니는 오지인들보다 아시안 노동자들을 더 많이 만났다.

주말 같은 경우, 술에 잔뜩 취한 사람들을 볼 수 있긴 하다. 그러나 그것도 새벽 2시를 전후로 한다. 그러다보니 낯선 사람이 다가오거나 지나가려 하면 서로가 긴장한다. 그들이 언제 무언가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경찰의 불심검문이 이어진다

그래도 경찰이 제법 돌아다니는 편이다. 밤이라 사이렌 소리가 울리진 않지만 불빛을 번쩍이며 순찰을 돈다. 가끔 차 뒤에 와서 불빛을 번쩍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차를 갓길에 세워야 한다. 불심검문이다. 수상해보이는 차를 조사한다고.

"면허증이랑 보여줘야 해. 간단한 검문이지."

사장에게 묻자 별 것 아니라고 답한다. 음주운전자를 잡거나 면허증 검사를 한다고.

"간혹 못보고 계속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사이렌을 한 번 울려."

나는 한 번도 불심검문을 당해본 적이 없다. 다만 헛갈리는 경우가 있었다. 갑자기 내 뒤에서 마주오던 경찰차가 유턴을 했던 것. 별 다른 특이점은 없어 계속 차를 몰았지만 신경이 쓰였다. 치안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은 이 때문인 듯하다.

새벽은 도로 정비를 하기 좋은 때다. 낮에는 공사를 잘 하지 않는다. 도로를 정비하는 일이기 때문. 새벽에 도로를 통제하고 사람들이 투입된다. 매일 조금씩 도로를 정비하는데 어떤 때는 아예 통제를 하기도 한다.

네모난 바둑판처럼 된 도로를 가진 덕택에 한 차로를 막더라도 우회로가 있다. 공사를 하는 곳 앞에는 사람이 직접 나와 'slow' 간판을 들고 경광봉을 위 아래로 흔든다. 간혹 빨리 가는 차가 보이면 경광봉을 빠르게 위 아래로 내린다.

신호등은 뚫려 있고 속도는 빠르다

도로가 한산하다. 그만큼 신호등도 잘 바뀌지 않는다. 큰 길은 무조건 초록색 신호를 띄고 있다. 아무래도 교통량이 큰 길 위주로 많기 때문이리라. 만약 작은 길에서 큰길로 들어선다면 어떻게 될까.

"신호가 바뀌지. 센서가 있어서 잠깐 작은 길로 통행할 수 있도록 해."

새벽의 고단함은 감각을 속인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아차,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전쩍임이 두 번 있었다.

"여긴 친절하게 두 번 찍어줘. 과속하게 되면."

확인할 길이 당장 없지만 10km/h를 넘긴 것 같다. 제한속도에서 10km/h 미만은 찍히진 않는다고 했는데. 찝찝한 마음을 안고 일을 하러 간다. 그리고 찝찝함은 돌아왔다.

페널티 100호주달러를 물다

하얀 봉투. 몇 마디 적혀 있지 않다. 정부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 봉투를 뜯어보니 10km/h 위반했다. 페널티 100호주달러(한화 약 8만4000원). 우리나라보다 비싸다. 이곳에서는 페널티를 받을 항목이 많다. 신호위반이나 정지선 위반은 물론이다. 학교 앞 서행도 안지키면 페널티가 2배라고. 결국 서늘했던 찝찝함이 돌아왔다.

페널티를 내는 법은 간단하다. 직접 우체국이나 Service NSW를 방문해 내거나 인터넷으로 납부하면 된다. 고지서마다 고유 번호가 적혀 있다. 다만 인터넷으로 낼 때는 카드 수수료가 나온다.

차를 몰면 돈이 더 나갈 수도 있다는 말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운전 문화가 좋은 건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호주의 운전문화가 그냥 이뤄진 건 아닌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스물일곱.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왔습니다. 앞으로 호주에서 지내며 겪는 일들을 연재식으로 풀어내려 합니다. 좀 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풀어내고 싶습니다.



태그:#호주, #시드니, #운전, #페널티,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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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전역한 따끈따끈한 언론고시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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