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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해 1면을 백지 발행한 19일 <성주신문>.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해 1면을 백지 발행한 19일 <성주신문>.
ⓒ 성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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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謹弔"(근조)

19일 발행한 <성주신문>은 1면을 비웠다. 대신 '근조' 두 글자를 짙게 새겨 넣었다. 누구의 부고일까. 근조 아래로 "2016년 7월 13일 死(사)드 성주군"이란 글자가 더해져 있다. 지난 13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성주에 배치하겠다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 이후 성주군이 죽었다는 의미이다.

1면은 비웠지만 신문은 이어진 2면과 3면을 사드 배치의 부당함에 대한 기사로 채웠다. <성주신문>의 신영숙 편집국장은 데스크 칼럼을 통해 "이번 정부는 '사드'라는 재앙 덩어리를 그의 정치적 고향에 선물로 안겨줬다"면서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했던 주민들은 '사드'라는 반갑잖은 전자파 공포를 평생 안고 살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가 강조하는 안전성은 2012년 미국이 괌의 사드 배치를 위해 실시한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 것"이라며 "'미국이 괜찮다고 하니까 아마 괜찮을 겁니다'라는 무능·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신 편집국장은 "'반대급부를 노린다'거나 '지역이기주의'라 치부하며 성주군을 호도하지 말라"면서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어떠한 절차도 생략된 것이 이번 사드 배치의 첫 번째 오류"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THAAD 공포로 휘청이는 성주'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서는 사드 레이더 설치 반경 3.6km 내에 있는 성주 군내 주요 시설을 소개했다. 성주군청과 교육지원청, 경찰서, 소방서, 초등학교, 중학교, 버스터미널, 문화예술회관, 아파트 등 상당수 주요 시설이 이 범위에 들어간다. 신문은 성주와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드 배치 반대 움직임도 자세히 전하고 있다. 

3면에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고, 6면에는 'THAAD(사드) 쥐도 새도 몰랐다!'는 하단 광고가 별도로 실리기도 했다.

1994년 창간한 <성주신문>은 주간지로 지금까지 850호를 발행했다. 풀뿌리 지역 언론들이 기형적 언론 구조를 아래로부터 혁파하겠다는 의미에서 만든 '바른언론지역연대'의 회원사이기도 하다.

또 다른 지역지인 <성주자치신문>도 19일자를 사드 특집판으로 냈다. 1면 머릿기사에서는 "성주가 뿔났다…사드, 법적대응도 불사"라는 제목으로 성주의 분노한 민심을 전했다.

2면 하단에는 "5만여 성주군민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사드 성주지역 배치 결정에 분노하며 군민들의 생존권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법적인 투쟁은 물론 사드 성주지역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란 군민들의 결의문을 실었다.

신문은 사설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판단을 다시 한번 제고하라고 소리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집단 이기주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역민들의 의견을 온전히 수용해 국익 먼저 민익임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성주,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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