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다음 등판 일정이 오는 21일(이하 한국 시각)로 확정됐다. 상대 팀은 워싱턴 내셔널스이고, 장소 역시 워싱턴 D.C.의 내셔널스 파크다. 다만, 맞대결을 벌일 선발투수는 바뀌었다.

당초 21일 내셔널스의 선발투수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다승 및 승률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17선발 13승 무패 평균 자책점 2.51)로 예정되어 있었다. 내셔널스의 선발투수 조 로스가 어깨 통증으로 인해 7월 초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는 바람에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내셔널스의 후반기 일정은 18일까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3연전 이후 하루 휴식일이 끼어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급하게 5선발을 채울 이유가 없었고, 후반기 첫 경기인 16일에 등판했던 스트라스버그는 정상적인 등판 간격대로라면 4일 휴식 후 21일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변경된 선발투수, 스트라스버그와의 맞대결 불발

 7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1개월 만에 빅리그 복귀 등판하는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 훈련에 앞서 다저스 선발 투수들과 몸을 풀고 있다. 류현진(가운데)과 대화하는 상대는 왼손 투수인 스콧 카즈미어(오른쪽).

7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1개월 만에 빅리그 복귀 등판하는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 훈련에 앞서 다저스 선발 투수들과 몸을 풀고 있다. 류현진(가운데)과 대화하는 상대는 왼손 투수인 스콧 카즈미어(오른쪽). ⓒ 연합뉴스


그러나 내셔널스는 20일 경기에 유망주 레이날도 로페즈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1994년 생의 선발 유망주 로페즈는 2012년 루키 리그 참가를 시작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다. 작년까지 싱글A의 여러 단계를 거쳤고, 올해 처음으로 더블A와 트리플A 단계를 거치고 있다가 로스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내셔널스의 기존 선발투수 4명은 순서가 하루씩 밀리며 5일 휴식을 취한 후 등판하게 되었다. 21일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일 선발투수로는 왼손 투수 지오 곤잘레스로 바뀌었으며, 스트라스버그는 다음 날인 22일 버드 노리스와 선발 맞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류현진과 스트라스버그의 맞대결이 무산되었고, 더불어 올 시즌 클레이튼 커쇼와 스트라스버그의 맞대결도 무산되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오른손 투수들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스트라스버그와 왼손 투수들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커쇼와의 맞대결은 두 선수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성사되지 않고 있다. 

다저스와 내셔널스는 이번 시리즈를 끝으로 올해 정규 시즌에서는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 같은 리그의 다른 지구 팀들과의 경기는 각자의 홈에서 한 번 씩의 시리즈를 번갈아 치르는 것으로 보통 6~7경기만 편성되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커쇼와 스트라스버그의 맞대결을 보려면 포스트 시즌에서 다저스와 내셔널스가 격돌하는 경우 밖에 남지 않았다.

다저스는 20일부터 스캇 카즈미어, 류현진, 그리고 노리스의 순서대로 내셔널스와의 3연전을 치른다. 이들은 각각 로페즈, 곤잘레스, 그리고 스트라스버그와 맞대결을 펼친다. 1차전은 다저스가 베테랑 투수를 등판시키는 반면 내셔널스가 유망주 데뷔전을 치르고, 3차전에서는 내셔널스가 스트라스버그를 내보내는 반면, 다저스는 임시 선발 요원인 노리스를 등판시키는 식이다.

다승왕 출신 곤잘레스도 만만치 않아

 여러가지 숙제를 남긴 류현진의 복귀전 (출처: 다저스 구단 SNS)

여러가지 숙제를 남긴 류현진의 복귀전 (출처: 다저스 구단 SNS) ⓒ LA 다저스


하지만 류현진이 상대할 곤잘레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1985년 생으로 2008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곤잘레스는 2012년부터 내셔널스에서 활약했다. 내셔널스로 이적한 첫 해에 곤잘레스는 32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21승 8패 평균 자책점 2.89로 다승왕을 차지했던 적이 있다.

2012년에는 스트라스버그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에서 돌아온 뒤 처음으로 풀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당시 내셔널스는 스트라스버그의 팔꿈치 관리 차원에서 스트라스버그의 시즌을 일찍 종료했고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팀이 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포스트 시즌에 출전하지 않았다.

2012년 포스트 시즌에서 내셔널스는 스트라스버그 대신 곤잘레스가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다승왕을 차지했던 곤잘레스는 스트라스버그가 빠진 선발진을 이끌며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하는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내셔널스는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패하고 말았다.

올 시즌 곤잘레스는 18경기에서 5승 8패 평균 자책점 4.70으로 예년에 비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통산 96승 74패 평균 자책점 3.70을 기록하고 있는 베테랑 투수로서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이다. 내셔널스는 올 시즌 다승왕에 도전하는 스트라스버그와 2012년 NL 다승왕 곤잘레스 외에도 맥스 슈어저(2013~2014 AL 다승왕)까지 버티고 있다.

게다가 강력한 내셔널스의 타선은 큰 부담이다. 내셔널스의 팀 타율은 0.250으로 내셔널리그 8위이다. 하지만 팀 홈런 부문에서 127개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 있다.

2015년 만장일치로 MVP(역대 최연소)를 수상했던 천재 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올 시즌 타율은 0.252로 평범하지만 홈런이 19개로 내셔널스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유격수 대니 데스피노사도 홈런 18개로 팀내 공동 2위이다.

역시 팀내 홈런 공동 2위인 대니얼 머피는 뉴욕 메츠 시절인 2015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에 올랐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머피는 내셔널스로 이적한 올해에도 홈런 팀내 2위에 타율도 0.350으로 이 부문에서 팀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1위이다.

내셔널스는 이외에도 윌슨 라모스, 라이언 짐머맨, 앤서니 렌돈, 제이슨 워스 등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팀홈런 1위 팀답게 팀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만 해도 무려 7명이나 된다.

반면 다저스는 팀 타율이 0.244로 리그 5위이지만, 팀 홈런은 102개로 리그 8위에 그쳐 있다. 게다가 내셔널스는 팀 평균 자책점 3.18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들 중 투수진이 가장 고른 성적을 내고 있어서 류현진이 넉넉한 득점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내셔널스는 특히 선발투수 평균 자책점이 3.28로 이 부문 리그 2위다. 올 시즌 선발투수를 벌써 12명이나 활용할 정도로 불안했던 다저스와는 다른 상황이다. 구원투수들의 맞대결로 가도 다저스가 평균 자책점 2.89(1위)에 내셔널스가 2.99(2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결국 이런 경기에서는 류현진과 곤잘레스 두 투수들 중 어떤 투수가 상대 팀 타선을 막아내고 오래 버티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면서 팀 타선이 상대 투수의 허점을 공략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다저스 선발진, 피할 수 없는 경쟁

물론 류현진은 실전에서 공을 던지며 차근차근 투구수를 늘려 나가야 하는 단계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8월 이후 허리 디스크 수술에서 재활 중인 브렛 앤더슨이 돌아오면 커쇼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또 다시 경쟁을 해야 한다.

앤더슨은 올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 시즌 1년 계약을 하고 다저스에서 뛰었지만,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앤더슨이 수용하면서 다저스에 1년 더 잔류하게 된 것이다.

다만 올 시즌 허리 디스크 재발로 시즌의 대부분을 날려 먹은 상황이라 다저스가 앤더슨을 붙잡을 가능성은 낮다. 카즈미어의 경우는 3년 계약이지만 올 시즌 이후 옵트 아웃을 행사할 권리가 있는데, 올 시즌 성적이 다소 부진하여 옵트 아웃을 사용할 가능성이 적어졌다.

역시 부상 중에 있는 알렉스 우드는 풀 타임 선발로 뛰었던 적이 한 시즌 정도라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노리스와 마찬가지로 스윙맨으로 활용하거나 왼손 타자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더라도 다저스 선발투수 자원은 커쇼, 카즈미어, 류현진, 앤더슨(이상 왼손 투수), 마에다 겐타, 브랜든 맥카시(이상 오른손 투수) 등 6명이나 된다.

일단 에이스 커쇼의 입지는 건강하기만 하면 확고하다. 커쇼가 복귀하면 노리스가 불펜으로 간다는 계획까지 확정된 상태다. 좌우 선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마에다와 맥카시 두 선수의 경우는 극도의 부진에 빠지지 않는 한 불펜으로 갈 가능성이 적다.

결국 류현진과 카즈미어는 앤더슨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보다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카즈미어는 올 시즌 18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7승 3패 평균 자책점 4.52로 등판 횟수만 꾸준할 뿐, 세부 기록에서는 심한 기복을 보였다.

류현진은 건강할 경우 다저스의 상위 선발진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이 일단 기록으로 검증된 상태다. 하지만 21일 등판에서 지난 번 등판보다 좋은 투구 내용으로 어깨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팀 연봉 1위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을 위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또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 알 수 없기도 하다.

류현진에게 긍정적인 요소도 없지 않다. 일단 등판 이후 어깨가 아프지 않았고 첫 등판 이후 올스타 브레이크가 이어지면서 긴 휴식을 취했다. 충분히 체력을 보충한 류현진이 다음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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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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