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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곤 성주군수 등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12일 오후 단식농성에 들어간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 등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12일 오후 단식농성에 들어간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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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최종 후보지를 경북 성주군 성산리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성주군은 발칵 뒤집혔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성주군의회 의원 전원, 성주군 출신 도의원이 단식에 돌입했고 주민들은 반대 궐기대회를 갖기로 했다.

<연합뉴스>는 12일 오후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지역으로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일대를 사실상 결정하고 최종 확정에 앞선 마지막 단계의 세부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성주군 성산리 일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군사적 효용성과 주민들의 반발, 기지의 조성 비용 등을 검토한 결과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산에는 호크미사일 방공기지가 있고 북한의 장사정포 거리에서 벗어나면서도 평택과 오산의 미군기지를 보호할 수 있다.

또 성주군의 인구는 2014년 말 현재 4만 6000여 명으로 다른 시군에 비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전자파의 영향 등의 문제로부터 비교적 안전하고 주민들의 반발도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조성비용 측면에서도 성산에 배치되어 있는 노후된 호크미사일 대신 사드를 배치한다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성산리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칠곡군에 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와 대구시 수성구에 한국군이 운용하고 있는 패트리엇 포대를 포함해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공망을 완성할 수도 있다.

정부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성산. 붉은색 원형 안에 호크미사일 포대로 구성된 방공기지가 있다.
 정부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성산. 붉은색 원형 안에 호크미사일 포대로 구성된 방공기지가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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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드가 성주군에 배치될 경우 성주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참외 생산지로 유명한 성주군은 대구의 위성도시이면서도 전국 참외의 65%를 생산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군민의 60%가 참외농사를 짓고 있으며 참외의 연간 매출액은 4000억 원이 넘는다.

사드가 배치될 경우 가장 많은 타격을 입는 것은 농민일 것으로 추정된다. 강력한 전자파가 발생하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판로가 막힐 뿐 아니라 지역민들도 떠나갈 경우 성주군의 유지도 힘들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이 때문에 사드 배치 후보지로 성주군이 결정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항곤 군수를 비롯한 성주군 관계자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김 군수와 군의회 의장 및 의원, 범군민비대위원장 등이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12일 오후 6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 앞서 성주군에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12일 오후 6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 앞서 성주군에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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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수는 "현장에 와 보면 사드 배치가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 세 살 먹은 아이도 알 수 있다, 성주읍이 바로 코앞에 있는 곳"며 "군민들이 경악한 상태로 일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어 "중앙정부에서 일언반구의 논의나 협의도 없는 것에 대해 군민과 함께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에는 찬성하지만 지역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통행에 대해서는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도 "성주군청에서 1.5km에 위치한 가까운 곳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것은 우리 군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군민들과 합심해서 사드 배치를 막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주군사회단체협의회 등은 12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드 배치를 외쳤다.
 성주군사회단체협의회 등은 12일 오후 성주군청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드 배치를 외쳤다.
ⓒ 성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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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대식을 가졌던 '사드성주배치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는 강하게 반발하며 오는 13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성주군사회단체협의회와 이장상록회, 새마을회, 의용소방대 등 50여 단체로 구성된 범군민비대위는 사드 성주 배치설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재복 범군민대책위 위원장은 "사드 배치 후보지로 성주군이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군민들이 심각하게 동요되고 있다"며 "지역 생존과 자주권 확보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지역 내 사드 배치를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오는 13일 오전 성주읍 성밖숲에서 2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범군민궐기대회를 갖고 국방부를 항의방문 하는 등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입을 모았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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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성주군청 건물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12일부터 걸리기 시작했다.
 경북 성주군 성주군청 건물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12일부터 걸리기 시작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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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읍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도 내걸리기 시작했다. 성주군청에는 '친환경 성주에 사드배치 절대 안돼'라는 현수막이 세로로 내걸렸고 성주군청으로 들어오는 성주로에도 이장협의회와 새마을협의회 등에서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편 국방부는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사드 배치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곳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그:#사드 배치, #성주군, #김항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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