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0개 구단의 키플레이어와 이슈를 한 컷으로 간단히 정리하는 '오늘의 프로야구' 10개 구단 투데이 포커스입니다. 오늘 열리는 5경기는 이 한 컷만 미리 보시면 됩니다. [편집자말]

2008년, SBS TV에서는 <아내의 유혹>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했다. 남편에게 배신당한 아내가 어느날 홀연히 점을 찍고 나타나서는 복수를 위해 남편을 유혹하는 내용이다. 극 중 남편은 점 하나만 찍었을 뿐인 아내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 설정은 많은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30% 후반의 이상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화 송은범이 지난 25일 선발 등판 이후 2경기 연속 선발 등판한다. 구원투수의 2연투야 흔한 일이고 임무 중 하나지만 선발투수가 2경기 연속 다시 선발 등판하는 경우는 <아내의 유혹>의 설정처럼 당황스럽다.

투수 분업화가 정착된 1990년대 중반 이후 한 명의 투수가 연속 선발로 나온 것은 이전 까지 3차례 있었는데 공교롭게 그 모든 사례가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에서 나왔다.

 2경기 연속 선발 등판하는 한화 송은범

2경기 연속 선발 등판하는 한화 송은범 ⓒ 한화 이글스


이 뿐이 아니다. 지난 2015시즌엔 안영명을 1주일 동안 세차례나 선발로 내세우며(5/12, 5/14, 5/17) 많은 이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이런 파격적인 선발 기용 외에도 지난 시즌 이후 한화의 마운드 운용은 현대 야구의 상식을 파괴하는 일이 빈번하다.

한화의 투수들이 소화한 전체 이닝은 621.1이닝인데 구원투수들이 소화한 이닝이 356이닝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당연히 구원 투수들의 소화 이닝이 리그 1위다. 이 부분 리그 2위인 kt와는 54이닝이나 차이가 난다. 만약 송은범이 조기 강판되거나 위장선발이었다면 구원 투수들은 다시 6~7 이닝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막장 드라마는 자극적인 요소가 많이 때문에 간혹 작품성과는 별개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도 한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관중이 늘거나 경기 시청률이 높아졌다고 그것이 훌륭한 야구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쓸만한 투수가 없다"라는 입버릇 같은 투정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쓸만한 투수가 왜 없는지, 매년 같은 투정을 하면서도 대안은 왜 못마련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반문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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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 정지수 기자 / 편집 및 자료 제공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이 기사는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기록 출처 :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송은범 김성근 야구기록 KBREPORT 안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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