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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을 '이론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찬물과 더운물을 같이 마시는 것이다.
 갈증을 '이론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찬물과 더운물을 같이 마시는 것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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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알갱이 좀 없나요? 냉수에 넣어 먹을 만한?"

열렬한 테니스 동호인인 송아무개씨는 유달리 찬물을 즐겨 찾는 편이다. 땀을 많이 흘리곤 하는 그에게 5월은 여름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운동하는 중간중간 물을 자주 마시는 송씨는 특히 차디찬 물을 좋아한다.

반면 송씨의 친구 김아무개씨는 예전부터 여름에도 '일부러' 미지근하거나 조금 따뜻한 물을 먹곤 해왔다. 김씨는 "찬물을 마시면 장이 편치 않은 데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갈증이 날 땐 좀 따뜻한 물이 오히려 갈증 해소에 낫다고 수십 년 전부터 줄곧 권유했던 까닭에 찬물을 피한다"고 말한다.

늦봄은 육체 활동이 잦은 사람들에게 여름이나 마찬가지인 계절이다. 축구나 테니스 같은 운동 외에도 이런저런 육체노동을 하다 보면 빈번하게 물병이나 물컵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사실 보통 사람들에게 땀을 흘린 뒤 찾아오는 갈증은 웬만한 배고픔보다 우선하여 해결해야 할 생리 현상이다. 예컨대 오랜 시간 등산을 하다 보면 배고픔도 오고 갈증도 올 수 있는데, 배고픔이야 두세 시간쯤은 거뜬히 견뎌낼 수 있지만, 갈증은 한번 일어나기 시작하면 10~20분 참기도 쉽지 않다.

갈증 해소의 긴박성은 물이 우리 몸에 가장 필수적으로 공급돼야 할 물질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갈증이 생길 때 어떤 물을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까? 격렬한 신체 활동과 땀이 동반되는 상황이라면 대부분 사람은 찬물을 우선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오랜 경험에 따른 생활의 지혜로 갈증이 날 때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나 살짝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몸에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갈증과 음용수 온도의 상관관계는 '찬물=본능', '따뜻한 물=지혜'로 거칠게 요약할 수 있다. 본능을 좇든 지혜를 따르든, 나름의 장단점은 있다. 그러니 갈증이 날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찬물과 따스한 물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각자의 판단에 따라 적절히 마시면 된다.

찬물의 가장 큰 장점은 빨리 갈증을 달랠 수 있다는 것이다. 찬물을 마시면 혈관 온도가 떨어진다. 특히 입안이나 식도 주변 등 찬물이 넘어가는 경로 근처의 혈관은 온도에 유달리 민감한 부위이다. 마시는 즉시 체온이 떨어지고 갈증이 잡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

반면 갈증 때 마시는 미지근한 물의 강점은 인체에 수분을 공급하는 효율이 확실히 뛰어나다. 갈증은 우리 몸에 수분이 소진되고 있다는 일종의 경고신호다. 당연히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하는데 미지근하거나 좀 따뜻한 물은 몸에서 흡수가 잘 된다.

찬물은 따뜻한 물과는 달리 우리 몸에서 제대로 흡수되려면 체내에서 일정한 온도로 데워져야 한다. 일정한 온도로 물을 데우기 위해서는 에너지도 필요하고 또 이 과정에서 수분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마디로 찬물을 갈증을 신속하게 다스리는 데는 미지근한 물보다 좋지만, 따뜻한 물보다 수분 보충 효과는 떨어진다는 말이다.

그러니 땀을 많이 흘리는 데 뒤따르는 갈증을 '이론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찬물과 더운물을 같이 마시는 것이다. 즉 찬물을 먼저 마셔 타오르는 듯한 갈증 해소 욕구를 일차적으로 만족시킨 뒤, 이어 미지근한 물을 마심으로써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신체 세포에 더욱 효율적으로 수분을 보충 공급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위클리공감(korea.kr/gonggam)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주간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갈증, #수분 ,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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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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